지난 16일 22대 전반기 차기 국회의장 민주당 후보는 개혁성을 내세우는 6선인 추미애 당선인이 탈락하고 소통과 협력을 강조한 5선 우원식 의원이, 부의장 후보는 4선 이학영 의원이 선출됐다. 이는 아무도 예측못한 ‘이변’이다. 민심과 당심과 괴리된 결과로 대다수 당원과 지지자들이 분노하거나 허탈해 있는 상황이다.
이번 결과를 선의로 본다면, 21대 국회가 삼권분립의 한 축으로서 21대 국회가 개혁적인 국회로 나가는데 국회의장이 발목을 잡는 등 의장으로서 역할이 사실상 답답하고 미흡했다는 평가에 따라 민의 전당 국회가 개혁적이면서도 소통․협력으로 안정적이고 생산적인 국회로 거듭나야 한다는 당선인들의 요구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제, 국회의장단 선거에서 지방의회 의장단 선거로 눈을 돌려볼 때다.
대부분 지방의회에서 6월 말 의장단 선거를 통해 후반기 새 의장단을 구성하게 된다. 의장단 선거는 과거 사례에서 보듯이 소수의 의회 소속 의원들이 선출하기 때문에 그야말로 복마전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큰 두 과제는 지방소멸위기 극복과 지방자치의 성공적인 안착이다. 이를 위해서 집행부를 감시․감독 하는 견제역할과 예산과 제도적 뒷받침을 하는 의회의 역할은 매우 소중하다. 그 역할 중심에 의장단의 리더십이 있다는 점에서 의장단 구성 여부는 시군정의 성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호남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부분 의회가 전반기 의장단 선거 과정에서 후반기 의장단을 잠정 약속하기도 했을 것이다. 당초 약속대로 의장단이 구성된다면 ‘신뢰정치’의 한 면이 될 것이고, 그렇지 않는다면 ‘배신의 정치’의 한 면이 될 것이어서 의장단 선거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당초 소속의원들간에 나눠먹기식이 아닌 의회 선수와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의원들간 서로 합의로 약속된 사항이라면 그 약속을 지켜나가는 것이 의장단 선거과정에서 잡음을 최대한 줄이고 협치와 신뢰정치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그럼에도, 지난 22대 총선을 거치는 과정에서 지역위원회 위원장이 교체되거나 무소속 의원이 민주당에 입당하는 등 의회 구성이나 세력 전환 등 환경적 변화가 발생하게 된 경우 민주당에 입당한 의원들 또는 기존 민주당의 일부 의원들이 전 반기 다수당의 약속을 무시하고 의장단 선거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과정에서 의장단 선거는 과열될 수밖에 없는 필연적 상황이 재현될 것이다.
신뢰정치에 반하거나 금품수수, 외압 등으로 파열음을 낸 의장단 선거가 전국적으로 많은 사례가 발생했었다. 필자가 직접경험하고 피해를 본 당사자 사례로서 지난 2020년 후반기 구례군의장단 선거과정에서 신뢰정치를 깨고 배신의 정치로 의장단이 구성된 구태선례가 그 단적인 예가 될 것이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처럼 또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아 마음이 무겁다.
의장단 선거가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의장단 선거에 잡음이 없이 깔끔하고 공정하게 마무리되는 게 중요하다. 지방자치의 한 축인 의회정치가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이런 점에서 의장단 선거와 의정활동 경험을 거친 필자가 의장단 선거의 아름다운 협치 관행을 정착시키기 위해서 몇 가지 강조하고자 한다,
먼저, 기우에 불과하지만, 의장단 선거에서 돈으로 표를 사는 금품선거가 발생해서는 안되겠다. 전국적으로 의장단 선거의 과열로 금품수수 행위가 드러나 법적 조치를 받고 개인의 정치생명이 끝나거나 더 나아가서는 언론 보도로 해당 의회와 자치단체의 신뢰와 명예를 실추시킨 사례가 있었다. 금품수수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정치자금법은 의장단 선거관련 금품수수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엄정하게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두 번째, 새로이 국회에 진입한 의원이나 지역위원장은 이번 의회 의장단 선거에 관여하기 보다 지켜보는 위치에 있는게 바람직할 것 같다. 당사자와 주변인들로부터 많은 주문은 물론 관여하고 싶은 유혹에도 의회의 자율성을 최대한 인정하고 해당 의회가 자율적인 분위기에서 공정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지난 22대 총선과정에서 적극 도왔던 특정 의원들을 의장으로 지원하거나 돕지 않은 의원을 배제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보는 선거과정에서 통합의 원팀 정신에 훼손될 판도라의 문을 열게 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세 번째, 언론과 지역민들이 의장단 선거에 깊은 관심을 갖고 예의주시해야 한다. 언론과 지역민들이 관심을 보이게 되면, 시민들의 지지를 얻고 정치를 하는 의원들은 주인적 위치에 있는 이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 의장단 선거를 불공정하게 치르거나 막가파식 파행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의회 의장단 선거를 퇴행시키거나 파행시키는 의원은 중앙당의 엄중한 징계는 물론 다음 선거에서 낙천과 낙선운동을 전개해 반드시 퇴출시켜야 한다.
지난 총선에서 깨끗한 선거를 치러냈던 선거문화의 기조를 이어 이번 의장단 선거가 협치의 바탕위에 의원들의 집단지성 발휘로 공명정대하게 치러져 선진 수준의 성숙된 의회 정치의 일단을 보여 주길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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