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 이중근 회장, 대한노인회 회장 후보 등록 논란

김병연 기자 | 기사입력 2024/08/21 [17:19]

부영 이중근 회장, 대한노인회 회장 후보 등록 논란

김병연 기자 | 입력 : 2024/08/21 [17:19]

▲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2023년 8월30일 회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 : 부영그룹)     ©

회삿돈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수백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벌금 1억 원을 선고 받았던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대한노인회 중앙회 회장 후보로 등록했다고 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020년 8월 수백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벌금 1억 원을 확정판결 받고 수감생활을 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지난해 8월 말 경영에 복귀한 이후 첫 시무식에 참석했다. 2020년 8월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을 받고 수감생활은 하다가 1년 만에 가석방으로 풀려난 이 회장은 당초 관련 법률에 따라 5년간 취업이 제한됐지만, 지난해 8월 윤석열 대통령이 단행한 광복절 특사에 포함돼 경영 복귀의 길이 열렸다.

 

이중근 회장의 사법 리스크 기간 부영그룹은 부진의 늪에 빠졌다. 하지만 이중근 회장은 지난 2월 5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4년 시무식'에서 2021년 이후 출생한 임직원 자녀들에게 1인당 1억원씩 지급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기업의 임무는 국가의 법을 준수하고 사회적 통념과 상식의 기대에 부응하면서 존재해야 그 가치가 있다"며 "한국은 현재의 출산율로 저출산 문제가 지속된다면 20년 후 국가 존립의 위기를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중근 회장은 "2021년 이후 출산한 직원의 자녀에게 직접적인 경제 지원이 이뤄지도록 출산장려금 1억원씩을 지급하겠다"며 "셋째까지 출산한 임직원 가정에는 국가로부터 토지가 제공된다면 임차인의 조세 부담이 없고 유지보수 책임이 없는 국민주택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이날 67명의 임직원 자녀 70명에게 각 1억원씩 지급됐다. 앞으로 태어나는 모든 임직원의 자녀들에게도 1억원씩 지급할 방침이다.

 

부영그룹으로부터 부실 시공과 하자 등으로 고통을 겪는 입주자들은 이중근 회장을 향해 "'배임횡령 전과자'가 소비자 피해는 외면한 채 회삿돈을 직원에게 퍼주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중근 회장이 사법 리스크가 회사를 뒤덮었던 기간 부영의 실적은 악화 일로를 걸었다. 부영의 핵심 계열사 부영주택은 지난 2022년 16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부영주택의 시공능력평가도 크게 떨어졌다. 

 

2023년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부영주택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93위로, 2022년 35위에서 58계단이나 내렸다. 시공능력평가액 역시 3162억원에 그치며, 2022년 1조4222억원에서 77.7% 급락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3년도 시공능력평가’에 따르면 부영주택의 시공능력평가액은 3162억 원으로 93위를 기록했다. 2022년도 1조 4222억 원(35위)에 비해 급락한 모습이다. 매출 하락은 더 심각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부영주택 매출은 △2020년 2조 4559억 원 △​2021년 1조 6744억 원 △​2022년 5564억 원 △​2023년 4675억 원이다. 3년 만에 약 81% 감소했다.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추진했던 사업도 부진한 것은 마찬가지다. 계열사 무주덕유산리조트는 103억원의 손실을 냈다. 토양정화업을 영위하는 부영환경산업의 영업손실은 4억6000만원, 해외에서 휴양업을 하고 있는 라오스법인도 40억원 적자다. 부영그룹 전체 실적도 적자로 돌아섰다. 2022년 지주사 부영은 142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 2021년 1조7440억원에서 6626억원으로 1조원 이상 증발했다.

 

이중근 회장이 제19대 대한노인회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회삿돈 횡령 꼬리표가 붙은 인물이 노인회장에 출마하는 것 자체가 타당하지 않다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노인회 관계자는 “공금을 횡령해 개인적으로 기부를 많이 한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지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어 또 다른 관계자는 "2020년 8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벌금 1억 원을 선고 받아 대한노인회 회장직을 사퇴했던 장본인이 반성은 안 하고 대한노인회 회장에 나온다면 대한노인회를 너무 우습게 보는 거 아니겠느냐”며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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