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패닉 행사서 연설·아시아계 겨냥 광고…소수인종 공략 박차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의료비, 물가, 이민, 낙태 등의 이슈를 앞세워서 히스패닉 등 소수인종의 표심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대선이 초박빙 대결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전통적으로 다양성 옹호를 기치로 내건 민주당을 지지해온 소수 인종 유권자가 아직 충분히 결집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공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 하원 히스패닉 코커스 연구소의 리더십 콘퍼런스에 참석해 이민 문제와 관련, "우리는 망가진 이민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시민권을 획득하는 길을 만드는 것과 미국 국경이 안전하도록 확실히 하는 두 가지를 해야 하며,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트럼프와 그의 극단주의 측근들이 가족을 갈라놓기 위해 한 일을 기억하고 있다"면서 "이제 그들은 미국 역사상 최대의 대규모 추방을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상기했다. 이어 "그것이 어떤 모습일지와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해보라. 대규모 단속? 대규모 구금 캠프?"라고 반문한 뒤 "그들은 도대체 무슨 얘길 하고 있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 의료비 등과 관련, "그들은 소셜시큐리티(노령연금)과 메디케어(고령자 의료보험)를 삭감하고 건강보험개혁법(ACA·Affordable Care Act·일명 오바마케어)을 폐지하려고 한다"면서 "그들은 500만명 이상의 라틴계 미국인들의 의료 서비스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정부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메디케어에 사용되는 처방 의약품 가격을 협상해 가격을 낮출 수 있게 된 것을 거론하면서 "그들은 그것이 대형 제약사에 불공정하기 때문에 이를 끝내려고 한다"며 "그러나 진짜 불공정한 것은 고령자들이 약값 부담에 너무 오랫동안 약을 반으로 쪼개서 먹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라틴계 미국인들은 당뇨병을 진단받을 가능성이 70%가 더 높다"면서 당뇨병 치료제인 인슐린 가격을 고령자의 경우 월 35달러로 제한한 사실을 언급했다. 그는 이밖에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 대한 지원 공약 등도 역설했고, 라틴계 미국인의 40%가 이른바 '트럼프 낙태금지법'이 적용되는 지역에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뉴욕타임스(NYT) 여론조사에서 히스패닉 유권자의 해리스 부통령 지지율은 55%를 기록했다. 이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20년 대선 출구조사에서 기록한 히스패닉 지지율 65%보다 낮은 수치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인도계 흑인인 해리스 부통령은 아시아계 유권자에 대한 선거운동도 강화하고 있다. 해리스 대선캠프는 애리조나 등 경합주 7곳 모두를 대상으로 아시아계 유권자를 겨냥한 TV광고를 보내기 시작했다. 아시아계 미국인을 주 시청자로 하는 TV 등에서 방영되는 이 광고는 해리스 부통령이 이민자인 자기 모친에 대해 전당대회 수락 연설에서 언급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보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한국 추석 축하 행사에 서면으로 축사를 보내기도 했다.
한편,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오후 대선캠프의 온라인 청년 행사에 화상으로 참가해 청년층 표심 잡기에도 나섰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 및 공화당을 겨냥해 쟁점화한 기후 위기, 여성 생식권(출산과 관련해 여성이 스스로 결정하는 권리), 총기 규제 등 이슈를 거론한 뒤 "여러분 세대가 독특한 삶의 경험을 통해 미래를 위해 무엇이 중요한지 잘 이해하고 있다는 걸 분명히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선거에 모든 게 달려 있다"며 "우리는 친구와 가족, 급우에게 문자를 보내 그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번 선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상기시켜야 한다"며 유권자 등록 설득에 나서줄 것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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