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등 선진국은 AED 어떻게 활용하나?
손대선 오종택 기자 | 입력 : 2013/03/11 [13:31]
美-日 등 선진국은 AED 어떻게 활용하나?
-
-
- 손대선 오종택 기자 = 전문가들은 심장제세동기(AED)가 사실상 무용지물 지경에 이른 이유에 대해 '준비 부족'을 꼽는다.
정부가 응급의료 선진화에 대한 명분만 내세웠을 뿐, 실제 AED를 설치했을 때를 대비한 교육·홍보·관리·감독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AED를 잘 활용하는 선진국의 사정은 어떨까.
응급의료 전문가들은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이 가장 높은 곳으로 미국 시애틀을 꼽는다.
시애틀의 생존율은 11.2%에 달해 우리나라의 3.3%에 비해 크게 높다.
이처럼 높은 생존율은 거저 얻어지는 게 아니다.
일단 미국 초등학교때부터 심폐소생술을 기본적으로 가르친다. AED를 이용한 심폐소생술을 비롯해 각종 응급처치 교육을 일상화시켰다.
심지어 입사 때 심폐소생술 자격증을 기본으로 요구하는 회사들이 적지 않다.
'메딕 원(Medic One)'이라는 시스템도 구축돼 있다.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에는 소방대원만 출동하는 게 아니라 '패러메딕(Paramedic)'이라 불리는 전문가가 함께 한다. 패러메딕은 AED를 활용하는 심폐소생술을 비롯해 각종 응급처치 요령에 숙달된 전문가들이다.
포털사이트나 언론을 통한 효과적인 홍보가 맞물리면서 AED가 진가를 발휘하는 것이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AED를 공공장소는 물론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라면 어디든 AED를 설치한다. 하다못해 동네 도서관에서도 이 기기를 찾을 수 있다.
이렇게 전국적으로 뿌린 AED 장비만 해도 모두 30여만대에 이른다. 올해 1월까지 우리나라에 설치된 6500대에 비하면 무려 46배가 많은 것이다.
덕분에 심정지 환자 생존율은 2004년 2%에서 2008년 12.8%까지 비약적으로 올라갔다.
생존율이 이미 최고 수준에 올랐지만 한 가족의 불행은 관련 제도 손질에 나서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9월 사이타마시에 사는 초등학교 6학년생인 아스카양이 사망했다.
아스카는 달리기 연습을 하다 갑자기 경련을 일으켰고, 곧바로 심장이 멈췄다. 교사들은 발만 동동 구를 뿐, 보건실에 아이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할 AED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구급대원이 도착한 것은 11분 후. 이미 심장과 호흡이 멈춘 상태였다.
당시 일본 보건당국은 진상조사를 통해 AED에 대한 정보가 현장 교사들에게 전달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대대적인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향후 생존율 20%대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응급의료기계로서의 AED에 대한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생명에 대한 경외감이 남다른 선진국일 수록 관심이 높다.
이때문에 전 세계 AED 시장은 선진국 중심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 2011년을 기준으로 약 1조700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AED가 우리 생활에 성공적으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기기 활용법에 대한 조기교육과 생활화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아직은 초기 보급 단계라서 구체적인 사용실적 등 데이터가 부족하다 데이터를 분석해 설치 장소를 늘려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sds1105@newsis.com ohjt@newsis.com
<저작권자 ⓒ 국민정책평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