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스마트폰 중국 톈진공장 철수한다

남현숙 | 기사입력 2018/12/13 [10:47]

삼성스마트폰 중국 톈진공장 철수한다

남현숙 | 입력 : 2018/12/13 [10:47]

 

현지 점유율 0.7%, 임금도 올라

연말까지만 생산라인 가동키로

베트남·인도로 생산기지 재편

중앙일보

중국 톈진에 있는 삼성전자 공장 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부품을 조립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중국 톈진(天津)에 있는 스마트폰 생산법인(TSTC)을 폐쇄한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 미만(올 3분기 0.7%)으로 고전하고, 인건비 상승 등 비용 부담이 늘어난 가운데 공장 철수를 결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의 글로벌 스마트폰 생산기지도 새롭게 재편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2일 “톈진 공장을 올해 말까지만 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000여명의 현지 임직원과 협력사들에게 이 같은 방침을 공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케이스·카메라모듈·회로기판 등을 생산하는 협력사의 생산시설 철수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톈진공장은 2001년부터 가동됐다. 텐진공장은 2013년 매출 15조29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전성기를 누렸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20%에 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년 뒤인 2015년엔 6조9600억원, 2016년에는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3조3800억원에 그쳤고, 4분기에는 주요 종속법인에서 제외됐다. 2015년부터 매해 큰 폭으로 생산량이 축소됐고, 최근엔 한해 100만 대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수 시장에서 입지가 약해진 이유는 화웨이·샤오미·오포 등 현지 업체가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0.7%에 그쳤다. 텐진공장과 후이저우(惠州) 두 곳의 공장을 합쳐 중국의 분기별 출하량은 70만~90만 대 수준이다.

톈진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베트남과 인도 등으로 스마트폰 생산 ‘탈(脫)중국’화가 가속화한다. 삼성전자는 후이저우 공장은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중국과 업계에서는 삼성이 발을 빼거나 사업을 축소할 수 있다고 예측한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은 이미 베트남 법인이 제조 중추의 역할을 하고 있다. 박닌·타이응웬 등에 있는 생산법인은 한해 3억 대 이상의 스마트폰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여기서 고용한 인력만 10만 명 이상이며, 올 상반기 매출만 23조6700억원에 이른다. 베트남 정부에 삼성전자는 가장 큰 투자자다. 지난 7월 완공한 인도 노이다 공장도 1억2000만 대 이상의 휴대폰 제조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잇달아 모디 인도 총리,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 등과 면담하고 투자 확대를 약속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인건비·규제 등에서 기업 환경이 더 매력적인 베트남·인도 등에 투자를 늘리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스마트폰 부품 업체의 한 임원은 “스마트폰 생태계의 연쇄 이동이 예상된다”며 “실제로 최근 베트남 투자와 고용을 늘렸다”고 말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지난달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에서 기자들과 만나 “(톈진공장 철수설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지만,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인다”고 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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