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구속기소]①사법농단 수사 일단락 돼
박병대·고영한·임종헌 등도 일괄 기소
梁, 40여개 개별 혐의 전면 부인
치열한 법정공방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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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의 핵심 피의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검찰 소환조사를 앞두고 지난달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전직 대법원장이 검찰에서 피의자로 조사받는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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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71) 전 대법원장 등 사법농단 사태의 핵심 연루자들이 법원 심판을 받게 된다. 전직 사법부 수장이 범죄 혐의로 법정에 서는 건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처음이다.
10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11일 양 전 원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공무상비밀누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등 혐의로 구속기소할 방침이다. 지난달 24일 구속된 양 전 원장의 구속만료 기간은 12일까지다.
검찰은 지난 2011년 9월부터 6년간 대법원장으로 재임했던 양 전 원장이 상고법원 도입과 인사권 강화 등의 목적으로 각종 재판 거래와 법관 사찰 등을 주도했다고 보고 있다. 그는 이밖에도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과 옛 통합진보당 의원 지위확인 소송 등 다수 재판에 개입 △법관 사찰 및 인사불이익 △헌법재판소 및 검찰 내부정보 불법수집 △공보관실 운영비로 3억 5000만원대 비자금 조성 등 구체적으로 40여개의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양 전 원장과 공범관계인 박병대(62)·고영한(63)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도 불구속 기소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일 구속기된 임종헌(60) 전 법원행정처 차장도 법관 사찰에 관여한 혐의로 추가 기소될 전망이다.
검찰은 양 전 원장 등 수뇌부를 먼저 일괄기소한 뒤 사법농단 실무에 관여한 고위 법관과 중견 법관을 선별적으로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재판 거래의 또 다른 축인 박근혜 정부 청와대 고위인사와 민원성 재판청탁을 한 정치인에 대한 사법처리 문제도 남아 있다.
양 전 원장은 검찰 조사에서 줄곧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일찌감치 법정에서의 법리공방 준비에 나섰다. 사법농단 수사팀은 이번달 안으로 수사를 끝낼 계획이지만 향후 공소유지를 위해 일정 규모를 남겨둘 방침이다. 양 전 원장의 1심 재판은 당장 서울중앙지법의 재판부 구성 등에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한 만큼 올 상반기를 넘겨 진행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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