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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 고립, 한국당의 ‘의도된 판깨기’인가
 
서정태 기자   기사입력  2019/03/14 [09:33]

 

민주당 ‘나경원 징계안’에 이해찬·홍영표 징계안 ‘맞불’

수위 높인 말폭탄 오가며 격렬 대치…의사일정 ‘안갯속’

“여당의 ‘국가원수 모독죄’ 과잉 대응이 구실 줘” 지적도

경향신문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회의 자료를 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와 인사하지 않고 좌석 뒤편을 지나가고 있다.

 


여의도 국회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봄은 왔으나 봄 같지 않다) 상황이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1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은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고 비판하고, 더불어민주당이 반발하면서 여야는 격렬하게 대치하고 있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13일 상대 당 대표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하고, 전날보다 높은 수위의 말폭탄을 주고받았다. 한국당이 의사일정 보이콧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3월 임시국회에는 안개가 끼었다.

민주당은 이날 “나 원내대표가 대통령을 모독하고 국민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국회 윤리특위에 징계안을 제출했다. 징계안에는 민주당 의원 128명 전원이 이름을 올렸다.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는 나 원내대표 성토장이었다. 이해찬 대표는 “대통령과 국민을 모독하는 발언을 보면서 정권을 놓친 뒤에 거의 자포자기하는 발언이구나 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했고, 홍영표 원내대표는 “극우와 반평화 정치, 국민을 분열시키는 선동의 정치, 혐오의 정치를 하겠다는 몽니”라고 비판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태극기 집단이 (연설문을) 써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 원내대표 사퇴를 요구했다.

반면 한국당은 “대표연설을 조직적으로 방해하도록 지휘했다”며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의 징계안을 제출했다. 한국당 의원 112명 전원이 이름을 올렸다. 곱빼기로 ‘맞불’을 놓은 셈이다.

한국당은 두 차례 긴급 의총에 이어 ‘민생파탄 좌파독재 정권 긴급 규탄대회’까지 열었다. 황교안 대표는 의총에서 “블룸버그는 ‘수석대변인’이라고 했고, 뉴욕타임스는 훨씬 더 심하게 ‘에이전트’(대리인)라고 표현했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이해찬 대표가 국가원수 모독죄라고 한 것은 좌파독재를 스스로 고백한 것”이라고 했고,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국회 발언으로 윤리위에 제소하는 이런 행태가 바로 좌파 전체주의”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를 두고, 한국당의 ‘의도적인 판깨기’가 주효한 것이란 말이 나온다.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일회성 돌출 발언이 아니라 정치적 의도가 깔렸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선거제 개혁과 개혁법안을 신속처리안건 지정(패스트트랙)에 올리는 협상을 가속화하면서 고립된 한국당이 판을 깨기 위해 일부러 여당을 자극했다는 분석이 많다. 한국당은 향후 여당의 국회 대응 추이에 따라 국회 보이콧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다. 정치적 목적으로 민생국회에 어깃장을 놓았다는 점에서, 한국당이 제1야당의 품격을 내팽개쳤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의 즉자적인 과잉 대응이 판을 깨고 싶은 한국당에 구실을 줬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민주당도 야당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 등을 비판하고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이 반발하면 ‘독재’라고 했던 전례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차분하게 대응했어야 한다는 내부 비판도 있다. 이해찬 대표가 30년 전에 폐지된 ‘국가원수 모독죄’를 언급한 것 자체가 권위주의적 시각을 드러낸 것이란 비판도 나온다.

가깝게는 다음달 3일 재·보궐선거, 멀게는 내년 총선을 앞둔 와중에 빚어진 징후적 사건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선거 대비 체제’로 전환하는 두 당이 지지세력 결집을 위해 대결구도를 선명하게 만들려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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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3/14 [09:33]  최종편집: ⓒ 정책평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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