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IT업종 엇갈린 기상도 반도체시장 회복 더 늦어질 우려 하이닉스 2분기 매출 5% 줄 듯 삼성·LG폰은 점유율 반사이익 디스플레이 공급 막혀 수익 악화 통신장비, 삼성 ‘2020년 20%’ 기회 세계 5G도입 지연땐 이통3사 난감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한 달이 지나면서 단순한 화웨이 옥죄기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정보기술(IT)업계의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글로벌 기업은 경쟁하면서 협력하는 ‘협력경쟁(코피티션·Coopetition)’의 먹이 사슬로 엮여 있다. 미국 제재는 바로 이 협력경쟁 먹이사슬을 헝클어 놓으면서 화웨이는 물론 미국, 또 한국 기업의 매출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는 셈이다. 화웨이 사태에 따른 5개 IT 업종 국내 기업의 기상도를 살펴봤다.
화웨이는 스마트폰과 서버용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큰손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매출의 5%(약 4조3000억원), SK하이닉스는 15%(약 6조원)를 화웨이에 의존한다. 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 역시 화웨이가 주요 고객이다. 이들 중 화웨이 매출 비중이 가장 큰 SK하이닉스에게 상처가 더 크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2분기에 SK하이닉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영업이익은 46%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 업체 IHS 마킷은 “당초 화웨이가 올해 2억5000만대를 판매할 전망이었지만 미 제재로 판매량이 1억8000만~1억9000만대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화웨이의 판매량 감소분은 삼성전자와 LG전자, 애플 등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프리미엄과 중저가 폰에서 화웨이와 경쟁 중인 삼성전자가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란 분석이다. 또 LG전자에도 기회가 생길 수 있다. LG전자는 당장 이달 말 스타일러스 펜을 장착한 보급형 스마트폰인 ‘스타일로 5’를 출시하며 화웨이의 빈자리를 파고든다는 계획이다.
화웨이에 스마트폰용 OLED와 LCD를 각각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피해를 볼 수 있다. 올해 2~4분기에 화웨이에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 2365만장(약 9813억원)을, LG디스플레이는 LCD 452만장(약 803억원)을 공급할 계획이었다는 게 NH투자증권의 분석이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화웨이의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할 경우,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매출은 그만큼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2014년부터 통신 장비 시장의 압도적인 세계 1위(점유율 30%)다. 노키아와 에릭슨, ZTE 등에 이어 삼성전자는 7위(점유율 5%) 정도다. 하지만 화웨이에 대한 미국 견제가 시작되며 시장 판도가 달라졌다.
세계 700여 개 이통사 단체인 GSMA는 최근 “화웨이 장비를 유럽에서만 안 써도 5G 망 구축 비용은 550억 유로(약 73조500억원)가 더 들고, 도입 시기는 18개월 늦어질 것”이라고 했다. <저작권자 ⓒ 국민정책평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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