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일 감정 '여행 가지말자 vs 우리도 손해'…日경제보복에 여론 '분열'

이순표 | 기사입력 2019/07/09 [09:15]

반일 감정 '여행 가지말자 vs 우리도 손해'…日경제보복에 여론 '분열'

이순표 | 입력 : 2019/07/09 [09:15]

 

日 정부, 2일 반도체 소재 韓 수출 제한해

여행 취소 급증에 우려 분위기 생겨나

이데일리

3일 오후 서울 용산역 징용노동자상 앞에서 대학생겨레하나 회원이 일본 전범기업 불매운동 동참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반일 감정 일본발 경제 제재에 국내 여론도 급격하게 분열되고 있다. 지난 2일 아베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수출 제한 조치에 따른 소비자 행동이 점점 격화되고 있는 양산이다. 일본 여행을 가지 말자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불매운동 등으로 대응하면 우리도 손해라는 조심스러운 우려도 생겨나고 있다.

30대 직장인 최(36) 모 씨는 “올해 해외여행은 일본 홋카이도를 갈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런 분위기에 굳이 일본을 갈 필요가 있나 싶다”면서 “국내나 동남아 등으로 여행 목적지를 바꾸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일본 여행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일본 여행 취소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해당 커뮤니티는 140만 명 회원을 보유한 국내 최대 규모의 일본 여행 정보 카페다. 이 밖에도 취소 수수료를 지불하고 여행을 취소했다는 글과 호텔·항공권 취소 ‘인증샷’도 올라왔다. 일부 여행객은 취소 수수료를 지불하고 여행을 취소했다는 글과 호텔·항공권 취소 ‘인증샷’도 올라왔다.

일본 단골 여행객들은 일본이 보복 조치 중 하나로 한국인에 대한 비자 발급 제한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더는 (여권에) 일본 도장 찍을 일 없을 것 같다”며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위기다. 현재 일본은 한국인에 대한 90일 이내 단기 체재 비자를 완전히 면제하고 있다. 이에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일본 무비자 제한’이 현실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작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 일본여행 감소로 이어질지도 아직 미지수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2일 이후 일주일이나 지났지만, 아직 여행 취소 건수는 거의 없다”면서 “지난해 오사카 등 일본 지진 등의 영향으로 실제 여행객이 줄어들긴 했지만, 이번 경제 보복 조치로 인한 실제 예약 취소는 거의 없는 편이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일본 여행 취소 등의 불매 운동을 반대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감정적 대응보다는 실익을 먼저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공유해 일부 기업이 피해를 보고 있는 사례도 나타났다. 최근 한 음료회사는 입장문을 통해 특정음료가 일본과 상관없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연예계로도 불똥이 튀고 있다. 인기 아이돌그룹 멤버 등 일본 국적 연예인을 퇴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고, 일본 여행 사진을 올린 배우가 누리꾼의 항의에 사진을 내리는 일도 벌어졌다.

가천대 이인재 관광학과 교수는 “일본 여행 취소 등 불매운동이 반일감정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하면서도 “여행 취소로 당장 방일 여행객 규모가 줄어들어 위기감을 가질수 있겠지만, 반일 감정이 장기화되면 결국 방한 일본인 여행객도 줄어들게 되어 있어 양쪽다 피해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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