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줄고 운영난”… 스스로 일반고 전환하는 자사고

김동수 | 기사입력 2019/07/15 [09:40]

“신입생 줄고 운영난”… 스스로 일반고 전환하는 자사고

김동수 | 입력 : 2019/07/15 [09:40]

 

2020년 재지정 평가 학교 3곳 복귀 신청 / 군산중앙고·남성고·경일여고 / 2019년 미달사태… 교육청에 신청 / 대입 때 수시모집 비중 높아져 / “학생, 자사고 지원 감소 필연적” / 당국 ‘일반고화’ 정책도 주요인 / ‘시한부’ 운명 맞을 학교 늘어날듯

세계일보


이듬해 재지정 평가를 앞둔 자율형사립고(자사고)들이 속속 일반고로 전환할 의사를 밝히고 있다. 해가 갈수록 학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는 데다 교육 당국의 ‘자사고 일반고화’ 정책이 본격화하면서 향후 자사고 지위를 유지할 확률이 낮아져서다.

14일 교육계에 따르면 내년 재지정 평가 대상에 오른 전국 자사고 16곳 중 3곳이 관할 교육청에 일반고로의 전환을 신청했다. 전북 군산시 군산중앙고와 익산시 남성고, 대구 경일여고로, 모두 올해 지원 미달 사태를 겪은 곳이다. 군산중앙고는 2019학년도 신입생 280명 모집에 174명이 지원해 0.62대 1, 남성고는 0.63대 1(350명 모집에 220명 지원), 경일여고는 0.34대 1(280명 〃 94명 지원)에 그쳤다.

자사고 지원율 감소는 세 학교에만 국한된 흐름이 아니다. 실제 전국에서 학생을 모집하는 10개 자사고의 올해 신입생 입학경쟁률(일반전형)은 1.65대 1(총 1994명 모집에 3292명 지원)로 전년도(2.36대 1)보다 크게 떨어졌다. 전국 자사고 절반 이상이 몰려 있어 자사고 폐지 정책의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는 서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전국단위 하나고를 제외한 서울지역 자사고 22곳의 일반전형 경쟁률은 2016학년도 1.93대 1에서 2017학년도 1.70대 1로 낮아졌고, 21개교로 줄어든 2018학년도에도 1.29대 1로 더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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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업계에서는 “자사고 지원율 감소는 필연적”이라고 말한다. 대학 입시에서 수시모집 비중이 80%에 육박해 내신의 중요성이 커졌는데, ‘우수 학생’이 모인 자사고에선 일반고보다 내신 경쟁이 치열해 학생들이 기피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교육부가 대학에 정시 확대를 주문하면서 정시모집 비중은 30%까지 늘어날 전망이지만, 그 이상으로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일반적이다.

지원율 감소는 곧 재정 부족으로 인한 학교운영의 어려움을 의미한다. 자사고는 학교·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을 비교적 폭넓게 보장받는 대신 정부 재정지원을 받지 않고 일반고보다 3배 이상 높은 등록금으로 재정을 충당한다.

교육 당국의 재정적 지원도 자사고의 자발적 일반고 전환 유인으로 꼽힌다. 교육부는 지난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령을 고쳐 일반고로 전환하는 자사고 지원액을 3년간 6억원에서 10억원으로 증액했다. 서울에 있는 자사고의 경우 일반고로 전환하면 서울시교육청 지원까지 합쳐 총 20억원을 받게 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재지정 평가에서 탈락한 경희·배재·세화·숭문·신일·중앙·이대부고·한대부고 등 8개교와 관련해 조만간 일반고 전환에 따른 세부 지원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자사고가 처음 등장한 2010년 이후 스스로 일반고로 돌아간 학교는 이번에 신청한 3개 학교를 포함해 모두 14개교다. 2012년과 2013년에는 각각 서울 동양고와 용문고가, 2013년에는 광주 보문고가 신청을 거쳐 일반고가 됐다. 2014년에는 부산 동래여고, 2015년 광주 숭덕고, 2016년 서울 우신고와 대전 서대전여고, 지난해에는 광주 송원고와 대구 경신고, 울산 성신고, 서울 대성고 등이 자발적으로 일반고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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