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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첫 참석 국무회의, 딸 인턴의혹 수사중인 KIST서 열려
 
서정태 기자   기사입력  2019/09/11 [08:13]

 

동아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기 전에 국무위원들과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전날 임명된 후 국무회의에 처음 참석한 조국 법무부 장관(오른쪽)의 모습도 보인다. KIST는 조 장관의 딸이 고려대에 다닐 때 허위 인턴 증명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곳이다. 청와대사진기자단

 


10일 오전 9시 반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이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찾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한 달여간의 논란 끝에 전날 임명된 조 장관이 국무위원 자격으로 참석한 첫 국무회의다.

이날 국무회의가 열린 KIST는 조 장관 딸의 허위 인턴 증명서 발급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는 곳. 청와대는 조 장관 딸의 허위 인턴 의혹이 불거지고 난 이후 KIST를 국무회의 장소로 최종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청와대가 KIST에서 국무회의를 강행한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 檢 수사 중인 KIST에서 국무회의 강행한 文


국무회의가 열리기 30분 전 KIST에 도착한 조 장관은 로비에 마련된 차담회장을 지나쳐 곧바로 국무회의장으로 이동했다. 조 장관은 청와대에서 함께 일했던 강기정 대통령정무수석,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 등과 웃으며 악수를 나눴다. 일부 청와대 비서관들은 조 장관 관련 의혹을 의식한 듯 힘을 내라는 취지의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KIST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9시 48분. 참석자들은 차담회 장소로 이동해 문 대통령과 담소를 나눴지만 조 장관은 회의장에 머물렀다. 문 대통령이 조 장관을 포함해 전날 새로 임명된 국무위원들을 메인테이블로 불러도 꿈쩍하지 않던 조 장관은 함께 차담회장에 나가자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권유에도 거절의 손짓을 보냈다. 한 참석자는 “조 장관은 회의 내내 복잡한 심경인 듯 어두운 표정이었다”며 “자신을 둘러싼 의혹으로 대통령에게 부담을 줬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KIST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것에 대해 청와대는 “오래전부터 결정된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3주 전부터 소재부품 경쟁력 강화와 관련된 현장 국무회의를 열기로 하고 KIST 등 복수의 장소를 검토했다”며 “조 장관 관련 의혹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가 KIST에 국무회의장으로 최종 결정됐다는 통보를 보낸 것은 지난달 26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KIST를 압수수색하기 직전으로 이미 조 장관 딸의 허위 인턴 활동 증명서 발급 의혹이 불거진 이후다. 이 때문에 KIST 측도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청와대가 국무회의장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검찰 수사 때문에 실제로 국무회의가 열릴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 한국당 “조국 의혹 중심지에서 국무회의는 대국민 선전포고”


청와대가 KIST에서 국무회의를 강행한 것을 두고 일각에선 검찰 수사와 조 장관 본인의 연관성에 선을 그으려 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전날 대국민 메시지에서 조 장관 임명에 대해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 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검찰은 검찰이 할 일을 하고, 법무부 장관은 장관이 할 일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하지만 야권에선 검찰에 모종의 압박 메시지를 주려 했던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자유한국당 장능인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범인은 사건 현장에 반드시 다시 나타난다”면서 “조국 자녀 입시 비리 의혹 사태의 중심지인 KIST를 인사 후, 첫 국무회의 장소로 택한 것은 대국민 선전포고와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진실의 목소리를 내던 공익제보자들에 대한 명백한 협박 행위이자 간접적 증거인멸 교사”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조 장관을 포함한 신임 장관들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채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겨냥한 ‘기술 독립’을 강조했다. 경제 극일 행보로 국정동력을 다잡고 조 장관 임명 이후의 후폭풍에서 빠져나오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마친 뒤 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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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9/11 [08:13]  최종편집: ⓒ 정책평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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