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여가부장관 정신 못차렸나.'정의연 수사' 끝났는데도.."위반 따져 조처" 되풀이

김석순 | 기사입력 2020/09/16 [08:34]

아직도 여가부장관 정신 못차렸나.'정의연 수사' 끝났는데도.."위반 따져 조처" 되풀이

김석순 | 입력 : 2020/09/16 [08:34]

  © 국민정책평가신문

 

“구체적인 법 위반 사실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조금 부정 수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다음날인 15일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에 후속 조치를 묻자 한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여가부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과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진행한 위안부 관련 사업의 보조금을 지원해왔다. 검찰의 기소로 정의연과 윤미향 의원의 범죄 의혹이 어느정도 확인됐지만 여전히 관련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정옥 여가부 장관은 15일 오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정의연이 여가부 보조금 사업을 집행하면서 법률을 위반한 사례가 있다면 엄격하게 조치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그간 여가부는 정의연 관련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법과 원칙에 따르겠다”고 밝혀왔다. 수사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답을 미뤄왔다. 그런데 윤 의원이 2014~2020년 정대협 직원들과 공모해 여가부로부터 인건비 보조금 6520만원을 받아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는 검찰 수사 결과가 나왔는데도 종전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여가부 관계자는 “검찰이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발표해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소 대상이 된 사업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랏돈으로 정의연에 지원금을 준 만큼 보조금 부정 수급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여가부도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간 여가부는 정의연 사태에 대해 국회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등 소극적으로 대응해왔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 6월엔 야당에서 “법률적 근거없이 정부가 국회의 자료 요구에 불응하고 있다”고 반발하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여가부는 정의연 사업보고서에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민감한 개인정보가 기록돼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사업보고서 제출을 거부했다. 그러나 자료 요구 불응 논란이 커지자 그제야 개인정보를 제외한 자료 일부를 제출했다.

15일 여가위 전체회의에서는 “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여가부는) 주지 않았다. 어떻게 지원했는지 확인할 바가 없었다”(김미애 국민의힘 의원)란 비판이 나왔다.

여가부는 자체적으로 보조금 지급 사업을 살펴본 결과를 토대로 “절차상 문제는 없다”고 밝혀왔는데 검찰 수사에서 이런 점이 뒤집혔다.

야당 간사인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여가부는 결산심사 시 보조금 집행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변했다”며 “여가부와 정의연이 공조했거나, 여가부가 방조했거나, 여가부가 부정수령 여부조차 확인할 수 없는 제도적 허점이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15일 서울 마포구 정의기억연대 입구.           

 

여가부 관계자는 “인건비에 대해선 직원 개개인 계좌로 입금됐다는 증빙서를 확인했었다”며 “다만 입금 이후 다시 기부금 형식으로 내서 운영비로 썼다면 행정적 조치로 이런 사실까지 확인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여가부는 현재 검찰 기소만으로 보조금 환수 등의 관련 조치를 할 수 있는지 따져보고 있다.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고보조금을 집행한 주무부처는 보조금 사용단체의 부정수급이 확인되면 이미 사용된 금액을 제외하고 나머지 금액을 환수할 수 있다.

아직 집행되지 않은 정의연의 하반기 보조금 지급 사업과 관련해서도 검토가 필요하단 입장이다. 이정옥 장관은 15일 여가위에서 “법적 검토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추석 연휴가 다가오는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에는 차질이 없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가부는 상반기 위안부 피해자 지원사업으로 정의연에 보조금 60~70%를 지급했고 현재 30%가량이 남아있는 상태다. 여가부 관계자는 “최대한 빨리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가부 폐지론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이정옥 장관은 지난달 31일 “여가부 사업에 대해 국민의 수용성이나 이해가 부족한 탓”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일련의 사태에서 논란이 된 여가부의 모습이 빌미를 준 측면도 있다. 검찰 수사로 여가부 보조금 관리 감독의 허술함이 드러난 만큼 지금이라도 책임 있는 대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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