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대표가 금융 당국에도 전방위 로비를 펼쳤다

서정태 기자 | 기사입력 2020/10/14 [06:42]

옵티머스 대표가 금융 당국에도 전방위 로비를 펼쳤다

서정태 기자 | 입력 : 2020/10/14 [06:42]

 금감원 국감서 녹취록 공개

서울 강남구에 있는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 연합뉴스


정관계 연루 의혹이 불거진 라임·옵티머스자산운용 사건과 관련해 ‘금융 당국 유착’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1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옵티머스 고문이었던 양호 전 나라은행장의 통화 녹취록을 추가 공개하며 “금융위원회에 이어 금융감독원에도 로비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여권 인사 등의 실명이 적힌 ‘펀드 하자 치유’ 문건을 만든 김재현 전 옵티머스 대표가 금융 당국에도 전방위 로비를 펼쳤다고 야당은 주장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정무위의 금융감독원 국감에서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양 전 행장은 2017년 자신의 비서와 통화하며 “김(재현) 전 옵티머스 대표의 차량번호를 보내 달라”며 “다음 주 금감원에 가는데, 거기서 VIP 대접을 해준다고 차번호를 알려 달라고 그랬다”고 말했다. 당시 자기자본 유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부실 운용사로 분류된 옵티머스에 금감원이 VIP 대우를 해줬다는 것이다.

 

녹취록에선 양 전 행장과 경기고 동문이자 함께 옵티머스 고문으로 활동했던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도 거론됐다. 양 전 행장은 2017년 11월 9일 김 대표와 통화하면서 “이(헌재) 장관, 월요일 4시에 만나기로 했거든요. 괜히 부탁할 필요가 없잖아. 사정 봐가면서 하면 되겠네”라고 말했다. 비슷한 시기 비서와 통화하면서도 “이헌재 장관실에 전화해서 ‘찾아뵙고 싶다’고 약속 좀 잡아놓으라”고 했다.

 

최흥식 당시 금감원장도 언급됐다. 양 전 행장은 같은 해 10월 20일 금감원의 한 조사역과 통화하며 “11월 2일 최 원장하고 만날 일이 있다”고 했다. 강 의원은 “당시 재무건전성 미달 등으로 앞날이 불투명했던 옵티머스가 불사조처럼 살아났다”며 금융 당국과의 유착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답변을 통해 “(유착과 관련한) 정황증거 비슷한 것은 의심이 되지만 여기 나온 것(녹취록)을 가지고 단정적으로 이야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펀드 하자 치유 문건에 대해선 “좀 조작된 문건이라고 봤다. 진실성이 낮다”고 했다. 윤 원장은 이 전 부총리나 양 전 행장과 만나거나 통화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의에도 “그런 적 없다”고 밝혔다.

과방위 국감에서도 옵티머스 사태가 논란이 됐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옵티머스 펀드에 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이 운영하는 정부기금이 종잣돈 역할을 했다”며 “748억원 기금을 옵티머스에 투자한 KCA 기금운용본부장은 성과급을 포함해 1억원 넘는 연봉을 받았다”고 했다. 정한근 KCA 원장은 “판매사를 보고 투자를 결정했고, 운용사(옵티머스)에 관해선 알지 못했다”며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고질병이 계속되고 있다”며 정면 반박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겨냥해 “대통령을 흔들고 정부와 여당을 흠집내면 야당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건 얕은 정치이고, 야당의 나쁜 정치만 심화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회 정무위는 옵티머스 의혹과 관련해 전 청와대 행정관 이모씨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다만 이씨가 실제로 증인으로 나설지는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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