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차 한미 안보협의회 한 “전작권 전환조건 조기 구비”…미 “시간 걸릴 것” 제동

서정태 기자 | 기사입력 2020/10/16 [06:33]

제52차 한미 안보협의회 한 “전작권 전환조건 조기 구비”…미 “시간 걸릴 것” 제동

서정태 기자 | 입력 : 2020/10/16 [06:33]

 

한겨레

서욱 국방장관(왼쪽 둘째)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맨 오른쪽)이 1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52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마주 앉아 안건을 논의하고 있다. 워싱턴/AP

 


서욱 국방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14일(미국시각) 안보협의회의(SCM)를 열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문제를 논의했으나, 조기 전환 일정의 불확실성을 말끔히 해소하지 못했다. 한-미 간 전작권 조기 전환을 둘러싼 불협화음의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두 나라 장관은 회담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전작권이 미래연합사로 전환되기 전에 상호 합의된 전작권 전환 계획에 명시된 조건들이 충분히 충족되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한·미는 2014년 전작권 전환 조건으로 △연합방위를 주도할 핵심군사능력 △북핵·미사일 위협 대응능력 △한반도 및 역내 안보환경 등에 합의한 바 있다. 한국 쪽의 조기 전환 요구에 대해 이런 조건이 먼저 충족되어야 한다는 기본 입장이 다시 강조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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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당국은 그동안 전작권 조기 전환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미래연합사의 1단계 기본운영능력(IOC) 검증 평가를 마친 데 이어 올해는 2단계 완전운영능력(FOC), 내년엔 3단계 완전임무능력(FMC) 검증 평가를 완료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2월 연합훈련이 취소되고 8월 연합훈련은 축소 시행되면서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 당시 한국 쪽은 “축소된 연합훈련을 검증 평가 위주로 실시해 전작권 조기 전환에 차질이 없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군 쪽이 “연합방위태세 강화 위주로 훈련해야 한다”고 맞서면서 검증 평가가 내년 이후로 연기된 것이다.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전작권 전환 조건의 충족에 커다란 진전이 있었음에 주목했다”며 전환 조건 달성 여부 등을 평가하기 위해 설치된 ‘특별상설군사위원회’(SPMC)의 활동을 거론했다. 그러나 한-미 간에 합의된 평가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인철 합참의장은 지난 8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작년 특별상설위원회에서 한-미 간 공동평가를 했다. 우리는 전작권 전환 조건 중 하나인 ‘한국군의 핵심군사능력’을 대부분 확보했다고 평가하지만, 이제 최종적으로 한-미 간 견해가 일치해야 한다”며 아직 한-미 간 평가에 이견이 있음을 내비쳤다.

이날 머리발언에서도 서 장관은 “전작권 전환의 조건을 조기에 구비해 한국군 주도의 연합방위체제를 빈틈없이 준비하는 데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데 반해, 에스퍼 장관은 “전작권을 한국군 사령관에게 넘기기 위한 모든 조건을 완전히 충족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제동을 걸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이견이 있다기보다 아직 정확하게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고 논의를 더 하기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에스퍼 장관은 방위비 분담과 관련해선 작심한 듯 증액 압박을 했다. 에스퍼 장관은 “우리는 공동 방위의 비용을 분담할 좀더 공평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한국과 나토, 다른 동맹국들이 집단 안보에 더 많이 기여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을 보장하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방위비분담금에 합의할 필요성에 모두 동의할 것이라고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은 이견이 커 중단된 상태다. 미국은 애초 5배 증액을 요구했다가 50% 증액으로 수준을 낮췄지만, 한국의 13% 증액안과는 여전히 격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두 장관은 또 공동성명에서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와 관련해 “성주기지 사드 포대의 안정적인 주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장기적인 계획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명시했다. 현재 진행 중인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마친 뒤 영구적 성주기지 건설을 명문화한 것으로 보인다. 사드 배치에 반대해온 중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번 공동성명에서는 지난해 한-미 안보협의회의 때 포함됐던 “주한미군의 현 수준을 유지한다”는 표현이 빠졌다. ‘주한미군 감축의 여지를 열어놓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가지 운용의 융통성을 갖겠다는 건데, 공동성명에 대비태세에 문제없도록 하겠다는 내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두 장관은 이날 회의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으나 갑자기 취소됐다. 전작권 전환 문제 등 회의 내용을 둘러싼 이견 때문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으나, 국방부 관계자는 “에스퍼 장관이 전날 미국 대선이 진행되는 민감한 상황임을 이유로 기자회견을 취소하자고 요구해 이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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