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비판 받던 '코로나 장발장"손정우" 결국 징역 1년

김석순 | 기사입력 2020/10/16 [06:45]

외신 비판 받던 '코로나 장발장"손정우" 결국 징역 1년

김석순 | 입력 : 2020/10/16 [06:45]

 판사가 재량으로 형량 절반 깎아주는 '작량감경' 동원

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일자리가 없어 고시원에서 구운 달걀 한 판을 훔친 이른바 ‘코로나 장발장’ 40대 남성에게 징역 1년형이 선고됐다. 동종 전과 기록이 있고, 누범 기간이어서 실형이 불가피하지만 법원은 그에게 최저 형량을 선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서 1심에서 징역 18개월을 선고 받았는데 그의 형량이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거래 사이트를 운영한 손정우와 같다며 국내외에서 비판 여론이 일기도 했다.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박정제)는 15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절도 혐의로 기소된 A(47)씨에게 징역 1년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동종 전과가 9회 있고 누범 기간에 타인의 건조물에 침입,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며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다 범행한 경위를 참작하더라도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6월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특가법상 절도 관련 범죄로 3번 이상의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다시 절도를 저질러 누범으로 처벌하는 경우 2년 이상 2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A씨는 앞서 여러 차례의 절도 범행으로 약 12년의 징역형을 살기도 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의 사정을 감안해 법관의 재량으로 형량을 절반까지 낮춰주는 ‘작량감경’을 통해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3월 23일 새벽 경기 수원시의 한 고시원에 들어가 달걀 한 판을 훔친 혐의로 기소됐다. 건설현장 청소부로 생계를 유지하며 고시원을 전전해 온 A씨는 당시 경찰 조사에서 “코로나로 공사가 중단돼 수입이 없어져 생활비가 떨어지고, 무료급식소도 문을 닫는 바람에 열흘 가까이 물 밖에 못 마셨다”고 진술했다.
A씨는 절도 전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에게 통장을 빌려주고 이 통장에 들어온 550만원을 가로 챈 혐의(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로 지난해 5월 불구속 기소됐다. 하지만 A씨는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고, 올 2월 당시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으며,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에서 달걀 절도 행각을 벌였다 덜미를 잡힌 것이다. 
 
 

이 사건은 코로나19로 인한 ‘생계형 범죄’였다는 점과 최근 논란이 제기된 성폭행 범죄 처벌 수준과 비교해 과도한 구형을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영국 BBC의 로라 비커 서울 특파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국 검사들은 배가 고파 계란 18개를 훔친 사람에게 18개월 징역형을 구형했다.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거래 사이트를 운영한 손정우와 같은 형량이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린 바 있다.

 

이에 재판부는 변론을 재개해 사건을 다시 심리했지만 현행법상 실형 선고가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울산지법 형사5단독 이상엽 부장판사는 누범 기간 경미한 절도를 저질러도 실형만을 선고하게 한 특가법 조항이 위헌 소지가 있다며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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