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떠난 큰고니, 어디 다녀오나 했더니..

오은서 | 기사입력 2020/11/25 [09:11]

3월에 떠난 큰고니, 어디 다녀오나 했더니..

오은서 | 입력 : 2020/11/25 [09:11]

 천연기념물 큰고니 이동경로 최초로 확인
국립문화재연구소, "러시아 습지서 여름보내"
시속 51km로 날고 37시간 장기비행도 해
3월 창원 주남저수지 떠나 북한,중국 거쳐
러시아 습지에서 9월까지 머무르다 돌아와

경남 창원 주남저수지에서 위치추적장치 부착하고 떠나 북한,중국,러시아 등을 거쳐 다시 돌아온 천연기념물 큰고니. /사진제공=국립문화재연구소
경남 창원시 의창구 주남저수지는 동양 최대의 철새 도래지로 유명하다. 겨울이면 두루미류를 비롯해 각종 철새 수 만 마리가 모여드는 곳이다. 겨울 내내 이곳에 머물던 천연기념물 제 201-2호 큰고니는 3월이 되기 무섭게 떠나간다. 대체 어디로 갔다가 오는 것일까?
겨울을 나기 위해 주남저수지에 도착한 천연기념물 큰고니. /사진제공=국립문화재연구소 천연기념물 큰고니의 이동 경로. 경남 창원 주남저수지에서 겨울을 보낸 큰고니는 중국을 지나 러시아의 한 습지에서 여름철을 보내고 다시 주남저수지로 되돌아오는 것이 확인됐다. /사진제공=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주남저수지에서 겨울을 보내는 큰고니의 이동 경로를 최초로 확인했다. 고니는 북한과 중국 등을 거쳐 러시아 예벤키스키군 습지에서 여름을 보낸 후 다시 한 달 반을 날아 11월에 창원 주남저수지로 돌아온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이동 경로 연구를 위해 지난 1월 30일 큰고니에 위치추적장치를 부착했다. 3월 2일 주남저수지를 떠난 큰고니는 평균시속 51km 속도로 북한 해주시를 지나 약 923km를 비행하여 다음날인 3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 다양강 지역에 도착했다. 단둥에 머문 기간은 2주. 이후 큰고니는 다시 365km를 이동해 3월 18일 중국 내몽골자치구 퉁랴오시 인근 습지에 내려앉아 16일간 휴식을 취했다. 이어 4월 3일에 다시 이동을 시작해 내몽골자치구 후룬베이얼시 습지와 러시아 부랴티야 지역의 호수 등에서 머물렀다.

백조류는 9종이나, 우리나라에는 고니·큰고니·혹고니 3종이 서식한다. 천연기념물 제 201-1호는 고니, 201-2호는 큰고니, 201-3호는 혹고니로 지정돼 있다. 이들은 가을이 되면 추위를 피해 우리나라의 동해안과 남해안에서 겨울을 난 후 북쪽 캄차카 반도에서 동북부 시베리아에 걸친 툰트라 지대의 먹이가 풍부한 환경에서 번식하는 정도로만 알려져 있었다.

겨울을 나기 위해 경남 창원 주남저수지에 도착한 천연기념물 큰고니. /사진제공=국립문화재연구소
마침내 큰고니는 6월 7일 최종 목적지인 러시아 크라스노야르스크 예벤키스키군 습지에 도착하였다. 겨울철 서식지가 우리나라 주남저수지라면 여름철 번식지는 예벤키스키군 습지임이 확인됐다. 이곳에서 큰고니는 백일 이상 머물다가 9월 29일 다시 이동을 시작했다. 러시아 부랴티야 지역의 바이칼호 인근 습지와 내몽골자치구 퉁랴오시 등 왔던 길을 다시 거치며 머물렀다. 11월 9일 퉁랴오시에서 날아오른 큰고니는 무려 37시간을 꼬박 비행해 11월 10일 주남저수지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 측 관계자는 “번식지로 간 큰고니가 겨울을 나기 위해 다시 같은 장소를 찾는다는 것을 첨단 과학기술을 이용해 증명을 한 첫 사례”라고 분석했다.

겨울을 나기 위해 주남저수지에 도착한 천연기념물 큰고니. /사진제공=국립문화재연구소
이번 큰고니의 이동경로 연구는 국립문화재연구소 주관으로 농림축산검역본부 역학조사과와 한국환경생태연구소, 창원시 푸른도시사업소 주남저수지과가 협업으로 진행했다. 큰고니에 부착된 위치추적장치는 국내에서 개발된 첨단 정보통신기술(ICT)를 활용한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이동통신시스템 기반의 야생동물 위치추적기(WT-300)를 이용하였다. 이 기기는 배낭형식의 태양광 충전방식을 사용하며 2시간에 한 번씩 위치를 확인해 1일 1회씩 일괄 좌표를 알려줬다.

큰고니 이동경로에 대한 연구정보는 문화재청 누리집에서 문화재 공간정보서비스와 연계한 ‘천연기념물 생태지도’를 통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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