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입 등 얼굴 특징 결정 짓는 유전자 자리 32개 규명

서장훈 | 기사입력 2021/02/09 [08:59]

코, 입 등 얼굴 특징 결정 짓는 유전자 자리 32개 규명

서장훈 | 입력 : 2021/02/09 [08:59]

 중남미인 6천여명 연구…입술 형태 데니소바인 유전자 받아

[게티이미지 뱅크 제공]
 


 코와 입술, 턱 등 인간의 옆얼굴 형태를 결정짓는 유전자자리가 새로 밝혀졌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에 따르면 이 대학 생명과학과 카우스투브흐 아드히카리 박사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중남미 자원자 6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전장유전체 연관성 분석'(GWAS) 결과를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유전자 정보를 참여자의 프로필 사진에서 얻은 입술 두께와 코 높이, 길이, 각도 등 59개 측정치를 계량화한 얼굴 특징과 비교해 유전자와의 상관관계를 찾았다.
    그 결과, 얼굴 윤곽에 영향을 주는 32개의 유전자 자리를 찾아냈으며, 이 중 9개는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23개는 이전에 제한적 증거만 있던 것을 명확히 하는 결과를 얻었다.

    연구팀은 특히 'TBX15'라는 유전자는 수만년 전 멸종한 사람 속(屬) 화석인류인 데니소바인에게서 물려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입술 형태를 결정짓는 이 유전자는 데니소바인에게서도 발견됐다.

    데니소바인은 중앙아시아에서 살면서 현생인류의 조상과 이종 교배해 유전자 중 일부가 태평양 섬 사람들과 미주지역 원주민에게 유전된 것으로 연구돼 왔다.

    아드히카리 박사는 "우리가 확인한 얼굴 형태 유전자는 고대 인류가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긴 진화의 산물일 수 있다"면서 "데니소바인이 갖고 있던 입술 형태 결정 유전자는 중앙아시아의 추운 기후에 더 잘 적응할 수 있게 몸의 지방을 분포하는 역할을 했을 수 있으며, 현생인류와 만나 이종 교배하는 과정에서 현생인류 후손에게 전달됐을 것"이라고 했다.
    논문 공동 제1저자인 프랑스 엑스-마르세유대학의 피에르 포 박사는 "우리가 알고있기로는 고대 인류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자가 현생인류의 얼굴 형태와 관련된 것을 밝혀낸 것은 처음"이라면서 "이는 유럽인 중심에서 벗어나 연구 범위를 넓혔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유럽인들은 네안데르탈인 유전자를 일부 갖고 있지만 데니소바인 유전자는 물려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얼굴의 특성을 결정하는 발달 과정에 대한 이해를 도움으로써 얼굴 기형을 초래하는 유전질환을 연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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