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정부의 성공은 시대정신 실천에 있다

서장훈 | 기사입력 2021/02/15 [10:04]

지방정부의 성공은 시대정신 실천에 있다

서장훈 | 입력 : 2021/02/15 [10:04]

 

 

  © 국민정책평가신문


서인덕
중앙선관위 선거연수원 초빙교수

 

지난 해 12월 획기적인 자치분권을 내용으로 하는‘지방자치법 전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이번 개정으로 주민조례발안제도 개선 및 주민 감사청구권 확대, 지방 소멸 위기 등을 고려한 시군구 특례부여, 행정구역을 넘어서는 광역행정 수행 등이 가능해졌다. 지금까지는 중앙정부로부터 예산, 세제 등의 여러 면에서 사실상 예속돼 자치의 자율성과 창의성의 한계를 보여왔지만, 이번 지방자치법 전면개정으로 상당부분 시정됐다. 지방자치의 30년을 뒤돌아보면, 그동안 기초자치, 풀뿌리민주주의 등으로 명명되면서 주민참여와 주민자치라는 명분론적 접근이 상대적으로 실리적 접근보다 우세했다. 이번 개정으로 자치시대를 넘어 자치분권의 토대가 마련됐다. 자치분권의 성공은 지역주권의 권리를 되찾아 오겠다는 인식의 전환과 시대정신에 부응하도록 제도의 실효적 운영에 달려있다. 조선시대 후기 실학자 최한기 선생은 “천하우락재선거(天下憂樂在選擧)”라고 선거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세상의 근심과 즐거움은 선거에 달려있다는 뜻이다. 선거를 올바르게 치를 때 좋은 리더가 선택되고 지방자치가 더 진전될 것이다. 2022년은 대선과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대선은 이미 레이스가 시작된 듯하고 지선은 물밑 작업중이다. 선거는 시대정신에 의해 좌우된다. 선거 리더들이 시대정신을 제대로 읽어내야 한다. 그렇지 못하고 구태에 몰입한다면 지방소멸과 지방정부파산 같은 위험은 불을 보듯하다. 그렇다면, 지방정부의 시대정신은 어떠한가?

 

먼저, 화합과 통합의 정신이다.

선거때마다 화합과 통합을 내세우고 있으나 당선된 이후에는 오히려 반목과 갈등이 더 심화되는 사례가 많다. 일찍이 韓나라 건국공신인 장량은 ‘공성불거(功成不居)’ 정신으로 표징된다. 韓나라를 건국하는데 일등공신이면서도 한신과는 달리 그 공을 누리지 않고 사직하여 물러나 자유로운 삶으로 천명을 다했기에 후세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고 있다. 전직 자치단체장과 의원들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순간, 또 다른 갈등과 반목의 시작의 불씨가 된다는 점에 고뇌할 필요가 있다. 현직 자치단체장들은 능력과 성과에 의한 공정한 인사, 탕평인사를 펼쳐야 한다. 네 편 내 편과 같이 피아를 나눠 인사를 하게 되는 순간, 또 다른 공무원 줄서기 줄세우기가 시작된다. 지방공직자가 선거로부터 벗어나 선한 마음으로 자유롭게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해야 한다.

 

두 번째로, 창발적이고 협업적 리더십이다.

우리는 4차산업혁명 무한경쟁시대에 살고 있다. 이 시대의 파고를 넘기기 위해서는 ‘소통(疏通), 창의(創意), 협업(協業)’의 정신이 필요하다고 인문학자들은 강조한다. 이에 필자도 적극 동의 한다. 도농복합시나  작은 자치단체의 경우 관광이 지역경제 주력정책이면서 재정자립도가 20%미만인 곳도 무려 전국 46.0%인 104곳에 달한다. 소비자로서 아쉬운 점은 자치단체들이 관광정책을 서로 벤치마킹하다 보니 닮아간다는 것. 소비자인 관광객들의 트렌드에 부합한 차별화된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다. 자치단체만의 고독한 하드웨어적인 관광의 시대는 지났다. 관광객들의 감성을 훔치지 못한 소프트웨어적인 관광정책도 한계가 있다. 관광객들에게 감동을 주는 창조적인 휴먼웨어 관광과 관광 세계화이 살길이다. 따라서 관광 소비자 수요에 맞게 창발력과 협업능력을 발휘해 관광정책을 기획집행하고 관리해야 한다. 

 

셋째, 사리(私利)보다는 공리(公利)에 대한 굳건한 신념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리더는 선공후사(先公後私) 정신을 가져야 한다. 전직 대통령과 위정자들이나 선출된 권력이 공직을 사유물처럼 운영했던 농단사례의 폐해와 위험성을 우리는 알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도 예외일수 없다. 사리에 밝은지 공리에 밝은지 어떻게 구분할까. 리더나 후보자의 지나온 길이나 현재 하고 있는 업(業)을 면밀히 살펴보면 명확해 진다. 매니페스토 운동은 정책검증은 물론 인물검증에도 유용한 기제이다. 언론과 시민사회 등에서 각종 토론회 등을 통해 후보자의 인물검증을 철저히 해 부적절한 리더나 후보자를 걸러내는 게 중요하다.

 

끝으로, 인구감소에 따른 지방소멸에 대비하는 철학과 비전이다.

최근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226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42.9%인 97개 도시가 소멸위기에 있다고 한다.  자치단체별로 인구유입 등 인구증가 정책을 백화점식으로 시행하고 있지만, 그 실효성은 극히 낮다. 실사구시의 종합적이고 근본대책이 필요하다. 인구는 국가와 자치단체, 사회의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면서 국력과 경제성장의 동력을 제공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세계 대제국인 로마의 멸망의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가 인구감소에 있다고 하지 않는가. 인구정책은 당장 표와 연결되지 않기에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들이 인구정책에 매우 소극적이다. 인구정책에 수십조 원은 쏟아부어도 효과는 미지수다. 인구정책에 대한 리더들의 심오한 철학과 비전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저출산 대책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협업적 차원에서 풀어야 한다.

 

선거는 소통 플랫폼이다.

즉 선거에서 선거 시대정신이 전개되고 수렴되며 확정된다.
선거라는 시장에서 후보자의 철학과 비전이 담긴 정책공약이라는 상품을 선택․구매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주인인 유권자다. 따라서 최종 소비자인 유권자는 차분하게 선거에 참여하되, 도덕성과 능력을 겸비한 인물 중 실사구시 정책을 제시한 후보자가 선택되는 정책선거로 치러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른 감이 있지만, 2022년 양대선거에서 시대정신이 반영된 비전을 제시하고 실천할 수 있는 진정한 리더가 탄생되길 간절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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