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원장에 왜 집착하나"…송영길호 노선갈등 표면화

서정태 기자 | 기사입력 2021/05/11 [09:04]

"법사위원장에 왜 집착하나"…송영길호 노선갈등 표면화

서정태 기자 | 입력 : 2021/05/11 [09:04]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1.5.10 jeong@yna.co.kr
비공개 의원총회 참석하는 민주당 송영길 대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1.5.10 

 

 더불어민주당은 10일 의원총회를 열어 야당이 '부적격'으로 판정한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박준영 해양수산부·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3인의 거취 문제를 논의했으나 예상과 달리 격론이 벌어지지는 않았다.

    의총이 문재인 대통령이 임·박·노 후보자 3인에 대한 발탁 취지를 설명한 직후에 열린데다 11일 청와대에서 재송부 요청이 오면 추가로 논의할 시간이 있었다는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의총에서는 오히려 정국 운영 방안 등 향후 당의 노선을 놓고 이견이 분출되며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향후 전개될 노선투쟁을 예고한 대목이기도 하다.

    송영길 대표·윤호중 원내대표 투톱 체제 출범 후 처음 개최된 이번 의총은 직접 한자리에 모이는 대면 방식으로 치러졌다. 대면 의총은 8개월 만이다.

    비공개로 1시간 40분간 진행됐으며 약 150명이 참석했다.'

    ◇ 3인방 '적격 논쟁' 실종…전략적 판단 유보 관측도
    의총 시작과 함께 후보자 3인의 거취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지만, 예상과 달리 적격 여부를 놓고 뚜렷한 찬반 격론이 벌어지지 않았다.

    토론이 시작되면서 단상에 선 조응천(국토위 간사), 조승래(과방위 간사), 서삼석(농해수위 간사) 의원은 일제히 '적격' 판단을 보고 했다.

    이들은 "흠결이 있기는 하지만 장관 수행을 못할 정도는 아니다"면서도 국민 정서를 고려한 정무적 판단이 필요한지는 지도부가 판단해달라고 밝혔다.

    의총에서는 비판도 일부 나왔으나 전체적으로 발언자는 많지 않았다.

    양이원영 의원은 "후보자들의 의혹이 다 소명이 됐다고 하는데, 국민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고 말했고, 기동민 의원은 "인사청문 문제와 관련해서 사람 구하기 어렵다는 프레임에서 빠져나와야 한다"고 밝혔다고 참석 의원들은 전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의총 브리핑에서 "중대 결격사유는 없다는 것이 대체적 의견"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이런 태도는 기존 당내 기류에서 선회한 것으로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사수로 선회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문 대통령의 연설 전까지만 해도 "후보자 3명이 다 가기는 어려울 것"(강훈식 의원 라디오 인터뷰)이라는 말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당에서는 청와대가 11일 재송부 요청을 하면 이후에 시간이 좀더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국회 인준이 필요한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문제를 포함해서 야당과 협상할 시간이 있는만큼 서둘러서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핵심 인사는 "재송부 요청이 오면 다시 협상할 시간이 있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판단을 유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청와대에 낙마 대상자를 지명하지 않고 다양한 의견을 그대로 전달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1.5.10 jeong@yna.co.kr
비공개 의원총회 참석하는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1.5.10 j

 


    ◇ "법사위가 뭐가 중요하냐", "언론·검찰개혁 로드맵 짜라" 이견 분출
    '송영길호' 출범 후 첫 의총인 만큼 향후 당의 노선은 물론 정국 현안을 놓고 곳곳에서 백가쟁명식 발언이 이어졌다.

    급기야 법제사법위원장직을 야당에 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기동민 의원은 "당 지도부가 왜 법사위원장에 집착하는지 모르겠다"며 "법사위를 포함한 7개 상임위를 모두 야당에 줘야 한다. 우리 권한을 포기하더라도 책임을 분산하고, 또 협치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후덕 의원도 "법사위가 뭐가 중요하냐. 내년 대선이 중요하다"며 "대선에 서 이기려면 우클릭할 건 우클릭해야 한다"라고 발언했다고 한다.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 정의당 등 진보세력과 합쳐야 한다"(서영교)는 주장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새 지도부가 민생을 최우선 과제로 삼으면서 검찰·언론개혁이 후순위로 밀리는 데 대한 불만도 나왔다.

    강성파 친문으로 꼽히는 정청래 의원은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어떻게 하겠다는 로드맵을 디테일하게 짜야 한다"며 "우리 스스로 준비하지 않으면 지지자들이 실망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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