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변한 만큼 정치도 성숙 해야 한다.

서정태 기자 | 기사입력 2021/09/27 [08:32]

시대가 변한 만큼 정치도 성숙 해야 한다.

서정태 기자 | 입력 : 2021/09/27 [08:32]

▲     ©국민정책평가신문 사단법인 한국유권자총연맹 총재

 

시대가 변한 만큼 정치도 성숙 해야 한다. 

계절도 변하고 익어 가고 있다. 대선이 6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유권자들이 체감하는 대선 시계는 멀게만 느껴진다. 대선이 멀리 느껴지는 건 3월 선거가 익숙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중도층 유권자 입장에선 현재 진행 중인 주요 정당의 후보 경선이 남의 일 같기만 하기 때문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치르는 이번 대선은 비상시국을 이끌 국가 지도자를 뽑는 중요한 선택이다. 따라서 유권자가 기대하는 대선 경쟁의 초점은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뚜렷한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는 리더십의 선출인데, 눈앞의 현실은 기대와는 너무 동떨어져 있다.

 

각 당의 경선 후보 간 경쟁은 예년의 그 어떤 선거 못지않게 과열되고 있다. 하지만 그 치열함은 정책과 비전을 둘러싼 논쟁보다는 상대 후보에 대한 인신공격과 비방을 중심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경선에 뛰어든 여야 후보들은 저마다 정권 재창출과 정권 교체의 당위성을 외치며 본인의 본선 경쟁력을 주장하고 있지만, 정작 본선에서 승패를 결정할 부동층 유권자 입장에선 그 경쟁력을 평가할 만한 근거나 단서를 찾기 쉽지 않다. 당내 경선에서부터 벌써 네거티브 공방이 과열된다면 본선은 정당 간 경쟁에 양극화된 진영 대립까지 더해져 더 심각한 사회 갈등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한 표가 아쉬운 후보자는 정파성에 따라 유권자를 가르고 확실한 우리 편을 확보하는 쉬운 선거 전략의 유혹에 빠지기 쉽지만, 그럴 경우 평범한 국민들은 선거판에서 소외되고, 최선보다는 차악의 선택을 강요받았던 과거 선거의 굴레에 갇히는 기분이 든다.

 

 

선거를 앞두면 우리는 정책 선거를 이야기하고 네거티브를 지양해야 한다는 주장을 습관처럼 해왔다. 따라서 이런 외침이 다소 진부하게 다가올 수도 있지만, 코로나 팬데믹과 2년째 사투를 이어오고 있는 지금의 위기 상황을 떠올려 본다면 내년 대선은 분명 이전과는 달라야 한다. 코로나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집합금지 명령이 몇 달째 지속하고 있고 아침에 눈만 뜨면 언론에 자영업자 폐업과 영업 손실 문제가 보도되고 있다.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이 유독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을 생각해 본다면 코로나 위기가 앞으로 우리 경제 근간에 미칠 부정적 파급력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그뿐 아니라 코로나로 인한 사회 각 부문의 경제 손실을 정부가 보조하고, 생존의 위기에 내몰린 사회 취약 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 지출을 계속 확대함에 따라 국가 부채 규모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거기에 부동산 가격 폭등은 이제 일상이 되어 중산층의 주거 안정성마저 위협하고 있고, 가계 부채 규모는 2000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현재 직면한 더 심각한 위협은 안보다 밖에서 다가오고 있다. 나날이 고조되는 미·중 패권 경쟁은 신냉전을 어느새 뉴노멀(New Normal)화하고 있고, 두 나라에 대한 정치·경제적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앞으로 더 강한 선택의 압력에 놓이게 될 것이다. 거기에 코로나 이후 탈세계화와 민족주의의 역풍 속에서 전통적으로 해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중차대한 국면에 치러질 내년 대선이 갖는 중요성은 상당하다. 평범한 국민이 기대하는 대선 레이스는 사소한 말꼬리 잡기로 점철된 유치한 선거판이 아니라 현재 우리가 직면한 시대적 과제 해결을 위해 후보자들이 저마다 청사진을 제시하고 민심을 잡기 위해 경쟁하는 품격있는 정치다. 앞으로 6개월 남은 대선 레이스에 후보들이 미래 지향의 정책 비전을 제시하여 국민이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호를 맘 놓고 맡길 수 있는 든든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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