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아이 낳으면 행복카드는 필수…층간소음 꼭 조심하세요"

김석순 | 기사입력 2022/01/14 [08:59]

"한국서 아이 낳으면 행복카드는 필수…층간소음 꼭 조심하세요"

김석순 | 입력 : 2022/01/14 [08:59]

이주민 적응 돕는 가이드북 펴낸 박정형 한국이주인권센터 사무국장
인천 사는 아랍여성 15인 "앞으로 한국 올 이들은 우리처럼 고생 안 했으면"

    "층간소음은 한국에서 예민한 문제이니 오후 8시부터는 조심하는 게 좋습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국민행복카드를 꼭 만드세요."
    처음 한국을 찾은 외국인의 적응을 돕기 위해 선배 이주민들이 펴낸 '아랍 여성을 위한 인천 생활 가이드: 웰컴투 인천 가이드북'이 국내 외국인 사이에서 화제다.'아랍여성을 위한 인천생활가이드: 웰컴투 인천 가이드북' 집필에 참여한 박정형 한국이주인권센터 사무국장(바닥에 앉은 인물)과 센터 내 커뮤니티 '와하' 소속 아랍 여성. [박정형 국장 제공]

 

    주인공은 박정형 한국이주인권센터 사무국장과 인천에 사는 아랍 여성들이다.

    발간 아이디어를 내고 기획한 박 사무국장은 1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누구나 처음은 낯설고 서툰 법"이라며 "먼저 경험한 언니가 동생에게 조언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꿀팁'만을 엄선해 실었다"고 말했다.

    인천은 대표적인 중동국가 출신 외국인의 밀집 지역이다.

    지난해 3월 기준 인천에 사는 예멘 출신 등록 외국인은 300여 명으로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많다. 시리아와 이라크 출신 등록 외국인도 각각 248명, 114명으로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인천시 외국인 이주자의 분포 특성' 보고서에 따르면 인천 연수구를 중심으로 중고차 수출업체 바이어로 일하는 중동 출신 외국인이 몰리면서 지역 곳곳에는 이슬람 예배소를 비롯해 할랄 식당 등이 들어서고 있다. 할랄은 이슬람 율법에 의해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도록 허용된 식품을 말한다.

    박 국장은 "이처럼 아랍권 출신 외국인이 늘고 있지만, 적응 과정에서 겪는 시행착오와 혼란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이것이 이들의 경험을 기록으로 남기자고 결심한 이유"라고 했다.

    그의 취지에 공감한 센터 내 아랍 여성 커뮤니티인 '와하' 멤버들도 선뜻 참여 의사를 밝혔다.

    한국에 산 지 5년이 넘은 예멘과 시리아, 수단 등에서 온 이주 여성 15명이 그들이다.

    사업을 위해 한국행을 택한 남편을 따라왔거나, 난민 신청을 해 인도적 체류 인정을 받은 사람 등 배경도 다양했다.

    "어린이집 등록이나 병원에서 진찰받는 방법, 마트에서 물건 사기 등 한국인에게는 당연한 상식도 이들에게는 생소한 경우가 많아요. 가령 '집 구할 때는 남향이 좋다'는 정보도 누가 알려주지 않으면 모르는 일이죠."
    가이드북은 ▲ 주택 계약 ▲ 출산과 자녀 학교 입학 등 양육 ▲ 은행 계좌 개설과 대중교통 이용 등 실생활 정보 ▲ 한국어 배우기 ▲ 구직 방법 등으로 구성됐다.

    정확한 조회 수나 다운로드 횟수는 알 수 없지만, 소셜미디어(SNS)와 인터넷 메신저 등을 통해 이주민 사이에서 꾸준히 입소문을 타고 있다고 센터 관계자는 전했다.

    박 국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멤버 전원이 모이기 힘들어 소규모 회의로 진행했다"며 "한데 뭉쳐 논의했다면 더 좋은 결과가 있었을 텐데 아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2편을 만들 수 있게 된다면 이번에 제대로 다루지 못했던 출입국 관련 노하우 등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힌 그는 "다만 생각지 못한 의외의 소득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내 경험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고 느꼈던 덕분일까요? 참여자 대부분이 자존감을 채우는 모습을 봤어요. 각자 겪은 고난에 대해 서로 위로하면서 의지하기도 했고요."

아랍여성을 위한 인천생활가이드: 웰컴투 인천 가이드북. [한국이주인권센터 제공]
 


    실제로 집필에 참여한 한 아랍 여성은 "앞으로 한국에 올 후배들은 우리가 겪은 어려움을 맞닥뜨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그들이 더 편하게 사는 데 도움이 돼 기쁘다"고 했다.

    아랍어뿐만 아니라 한국어로도 가이드북을 펴낸 이유를 묻자 박 국장은 "이주민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무엇을 알고 싶어 하는지 선주민도 이해하고 공감하자는 취지"라며 "이를 계기로 외국인 포용 인식도 나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책은 한국이주인권센터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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