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한달]③盧의 첫 비서실장 문희상 "이제 국회의 시간"

정책평가신문 | 기사입력 2017/06/10 [01:04]

[文대통령 한달]③盧의 첫 비서실장 문희상 "이제 국회의 시간"

정책평가신문 | 입력 : 2017/06/10 [01:04]
[文대통령 한달]③盧의 첫 비서실장 문희상 "이제 국회의 시간"




盧 전 대통령의 첫 비서실장 문희상 '소통' 강조
"청와대에서 국회의 시간으로 넘어가는 시점"
"지금부터 향후 정국이 '1차 시련기' 될 것"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9일로 한 달이 됐다. 중앙일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잘 아는 사람들의 쓴 소리를 들어봤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이었던 문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노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돼 다시 찾아뵙겠다”며 “현직 대통령으로는 이날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참석하는 추도식”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문희상 의원. [연합뉴스]
노무현 정부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문희상 의원. [연합뉴스]

━ ③盧 전 대통령의 첫 비서실장 문희상 의원

노무현 정부에서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문희상 의원은 "청와대의 시간에서 국회의 시간으로 넘어가는 시점"이라며 향후 정국을 '1차 시련기'로 규정했다.

문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 요건으로 '소통'을 꼽았다. 동의보감에 나오는 '통즉불통(通卽不痛)이요 불통즉통(不通卽痛)'을 인용하면서다.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던 지난 2013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만나 했던 이야기다. "대통령의 의지가 제일 중요하다"고도 했다. 야당에 대해선 "발목잡기, 트집 잡기에 급급하면 여야가 같이 망하자는 것"이라며 "협조할 건 협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 의원은 지난 2013년과 2014년 잇따라 비대위원장을 맡아 대선과 지방선거의 잇따른 패배로 충격에 빠진 당을 추슬렀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엔 일본 특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현재 6선 의원으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 인사청문회에도 참석했다.

다음은 문 의원과의 일문일답.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Q : 문재인 정부 취임 한 달을 평가한다면. A : 개혁정부 1기 김대중 정부, 2기 노무현 정부보다 3기인 문재인 정부가 아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인수위 70일이 생략된 것을 고려하면 더 그렇다. 객관적으로 증명되는 건 지지율이다. 국정 수행 지지도가 80%가 넘는 게 유례가 없다.

Q : 협치를 말했지만, 지금 국회를 보면 야당과의 협치가 그렇게 순탄해 보이지 않는다. A : 지금은 한 달이 지났기 때문에 청와대의 시간에서 국회의 시간으로 넘어가는 시점이다. 국회가 이니셔티브를 쥐게 되는 거다. 여기서는 정부의 책임도 중요하지만, 국회의 책임도 중요하다. 국회의 도움 없이는 어렵다. 1차 시련기로 들어가는 거다. 이때는 서로가 노력해야 한다. 정부·여당은 말할 것도 없고 야당도 촛불 민심이 가리키는 한 단계 정치의 도약, 성숙한 정치로 가는데 서로가 성찰과 함께 각오를 단단히 세워야 한다.

Q : 대통령과 정부는 어떻게 해야 하나. A : 일차적으로는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에서 각오를 보여줘야 한다. 제일 중요한 게 국회를 보는 시각이다. 촛불민심이 가르쳐준 게 국민이 주인이라는 것 아닌가. 그 국민이 다 나와서 정치를 할 수 없으니 대표를 뽑아서 국회를 만든 거다. 그게 대의민주주의 본래 뜻이다. 정부는 국회를 주인으로 생각해야 한다. 여당을 시녀화하거나 거수기로 생각하면 안 될 뿐 아니라 야당을 국정 방해자로 생각해서도 안 된다. 대통령 스스로 여야 막론하고 의원 하나하나를, 특히 야당은 더욱 더 주인같이 대해줘야 한다. 진정성 있게 간절하게 추경이 됐던, 청문회가 됐던 그런 심정으로 대해야 한다.

Q : 인사청문회도 순조롭지는 않고 인사가 난항이라는 평가가 있다. A : 인사난항은 아니다. 인사라는 게 국민여론과 같이 가는 건데 지지율이 높지 않나. 이 수준에서 야당이 저렇게 나오는 건 안 된다. 국회도 한 단계 높은 성숙한 정치를 해야 한다. 무조건 발목잡고 딴죽 걸고 트집 잡으려는 행태는 지양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민심을 잃는다. 촛불민심을 정확히 읽어야 여당도 살고 야당도 산다. 또 이전투구식 정쟁으로 빠지면 국민이 외면한다.

Q : 일자리, 사드 등 정책을 놓고도 논란이 크다. A : 이제 한달이다. 5년 중에 한달인데 모든 걸 다 해낼 수 있나. 그러면 망친다. 우물 앞에 가서 숭늉 달라는 격이다. 국민은 차분히 기다리고 있는데 정치권이 오두방정 떨고 있다. 천천히 실용성을 갖고 새로운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서로가 너무 조급하다. 그렇게 해서 일이 되는 게 아니다. 안보위기나 경제위기 같이 국난 차원에선 여야가 없다. 이 시간을 참고 견뎌야 한다. 이제 한달인데. 여기서 뭔가 해내려고 해서도 안 되고, 완벽한 걸 요구해서도 안 된다. 인수위도 없이 바로 출범한 정부 아닌가. 도깨비 방망이를 어디서 가져온 것도 아닌데 어떻게 뚝딱 만들어내나. 이 순간은 지금 모두가 다 차분해질 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문희상(왼쪽) 당시 비서실장,문재인 당시 민정수석과 함께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문희상(왼쪽) 당시 비서실장,문재인 당시 민정수석과 함께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Q : '적폐청산'을 외쳐왔다. 이런 논란을 딛고 개혁과제를 풀 수 있는 방안이라면. A : 방법이 어딨나. 내가 민주당 비대위원장 시절,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를 만나서 '소통'을 이야기했다. 매일 대통령과 수석 간, 청와대 내에서 소통하는 게 급선무다. 그 다음에 여당과, 그 다음에 야당과, 그리고 언론과 국민에 대해 소통하라고 했다. 그걸 생략하면 막히는 거다. 그때 박 대통령한테 말했던 게 동의보감에 나오는 '통즉불통(通卽不痛)이요 불통즉통(不通卽痛)이다'였다. '통하면 아프지 않지만,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는 거다. 소통이 우선이다. 최근 이낙연 총리 등 당정청 만났던데 그거 참 잘 한 거다. 고위당정 협의라는 게 그동안 없었는데 부활한 거다. 노무현 정부 이해찬·한명숙 총리 때는 당에서 파견된 장관들도 참석했다. 그래야 대화가 된다. 뭐가 중요하고 뭐에 협력해야 하는지 안다. 문제가 뭔지 알아야 해법이 나온다. 하나도 소통, 둘도 소통이다. 진단이 끝나면 바로 처방이 나오듯 문제를 알아야 해법이 나온다. 소통은 정치의 기본이다. 묘수가 없다. 그게 안됐으면 첫 단추부터 다시 꿰야 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Q : 소통에선 뭐가 중요한가. A : 대통령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국민이 하늘이고, 하늘이 주인이라면 주인의 대표들이 모인 곳이 국회다. 여야 막론하고 국회의원 하나하나와 전화해야 한다. 추경이 얼마나 중요한 건지, 일자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절절하게 소통해야 한다. 첫 단추는 대통령과 여당이 먼저 해야 한다. 야당도 협조할 땐 협조해야 한다. 발목잡기 트집잡기 급급하면 여야가 같이 망하자는 거다. 국민은 여당뿐만 아니라 야당한테도 기대하는 거다.

Q : 강경화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반대가 심하다. A : 그런 문제도 자꾸 이야기하면 풀린다. 강 후보자 의혹도 언론 보도만 보면 도무지 안 될 것 같더니, 청문회를 거치니까 별난 게 아니지 않나. 결정적 한 방이 없는 거 아닌가. 그게 중요한 거다. 청문회 거치고 나서 상황이 달라진다. 국민이 다 보는데 누가 오버하는 건지 드러나지 않나. 그런 과정을 거치는게 민주적 절차다. 힘들더라도 이걸 거칠 수밖에 없다. 추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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