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캠프 낙하산 본격화?…공공기관·협회장 속속 진출

국민정책평가신문 | 기사입력 2017/11/20 [08:50]

문재인 캠프 낙하산 본격화?…공공기관·협회장 속속 진출

국민정책평가신문 | 입력 : 2017/11/20 [08:50]

 문재인 캠프 낙하산 본격화?…공공기관·협회장 속속 진출

 

중앙일보

정부기관뿐 아니라 민간협회에서도 정부와 밀접한 인사가 자리를 차지하면서 낙하산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17일 공공기관장 인사와 관련해 “대체로 임기를 보장하면 좋지만 꼭 다 보장할 수 있다고는 볼 수 없다”며 “가급적 원칙을 지키려고 하고, 자율적으로 시스템적으로 공모할 수 있는 인사를 청와대가 깊게 관여해 낙하산으로 찍는 것을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임기 만료가 되지는 않았지만) 해야 할 필요한 인사에 대한 준비는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13일 “청와대는 민간협회장 선임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날 급속하게 퍼진 “김영주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무역협회장에 내정되자 유력 후보였던 전윤철 전 감사원장이 청와대에 들어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강하게 항의했다”는 내용의 지라시(정보지)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가 기자들과 만나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는 과정에서 나온 입장이었다.

하지만 청와대 밖에선 청와대의 공식 입장을 곧이곧대로 믿는 분위기가 아니다. 이미 민간협회장에 문재인 정부와 가까운 사이로 분류되는 인사가 상당수 발탁됐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석유협회장으로 선임된 김효석 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었다.

전임 석유협회장은 지난 1월 별세한 고(故) 강봉균 전 의원이었다. 강 전 의원은 20대 총선을 앞둔 지난해 3월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에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됐고, 6개월 뒤인 지난해 9월 석유협회장에 취임했다.

지난 13일 지라시에 등장했던 김영주 전 산업부 장관은 지라시대로 무역협회장으로 발탁됐다. 김영주 회장은 문 대통령이 노무현 청와대에서 민정수석을 할 때 경제정책수석을 했고, 문 대통령이 대통령 비서실장을 할 때는 산자부 장관을 했다. 손해보험협회장이 된 김용덕 전 금융감독원장은 문 대통령이 비서실장을 하던 때와 자신이 청와대에서 경제보좌관으로 일하던 때가 4개월 정도 겹친다.

이밖에 곧 선출 절차에 들어가는 은행연합회장, 생명보험협회장 등에도 현 정부와 가까운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를 두고 “문재인 정부 캠코더(대선 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가 금융권에 낙하산 인사로 채용되고 있다”며 “관치금융을 포기하지 못하는 문재인 정부가 실망스럽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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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 권인숙 명지대 교수를 영입한 뒤 함께 있는 모습.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권인숙 교수는 지난달 10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에 취임했다.


민간협회를 제외하더라도 문재인 정부 출범의 공신(功臣)은 이미 청와대와 정부, 유관기관에 진출해 있다.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내각에서 활약하고 있고, 역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던 김효석·이미경 전 의원은 이미 석유협회장이 됐거나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이사장에 내정됐다고 한다.

또 다른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권인숙 명지대 교수는 지난달 10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에 취임했다. 1986년 부천경찰서 성 고문 사건의 피해자인 권 원장은 대선을 앞둔 지난 3월 문 대통령이 영입했다.

지난 13일 취임한 김석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원장도 대선 캠프 출신이다. KNN 대표 이사 출신인 김 원장은 대선 때 미디어특보단으로 활동했다. 김 원장이 취임하자 김경진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문 대통령 선거 캠프 미디어 특보단 활동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역할을 해야 할 한국인터넷진흥원장에 임명된 것은 누가 봐도 전형적인 보은 인사, 낙하산 인사”라며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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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영주 무역협회장, 김효석 석유협회장,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


현재 별다른 직함이 없는 사람도 본격 시작된 공공기관 인사에서 자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게 정치권의 정설로 통한다. 원하는 자리를 가느냐, 마느냐의 문제일뿐 자리 자체를 얻는 게 어렵지는 않다는 게 역대 대선을 핵심부에서 치러본 사람들의 경험치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첫 국회 국정감사가 이미 끝난 만큼 공공기관 인선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산하기관장은 잇따라 사의를 표하고 있기도 하다.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교육비서관과 교육부 차관을 지낸 김재춘 한국교육개발원장은 임기가 1년여 남았지만 최근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이양호 한국마사회장은 임기가 2년여 남았지만 마사회는 지난 15일 회장 모집 공고를 냈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얼마 전 이양호 회장에게 물러나달라는 뜻이 전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후임 회장으로는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낙순 전 의원 내정설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김 전 의원은 대선 때 청와대의 백원우 민정비서관, 한병도 정무비서관과 함께 캠프 조직본부 부본장으로 활동했다.

야권에선 이미 이런 움직임을 경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6월 당직자들에게 정부기관 근무할 희망자를 모집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지난달 알려지면서 이미 ‘논공행상’ 논란이 일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지난 9일 “정부 산하 334개 공공기기관이 술렁이고 있다”며 “현재 공석인 50여개 기관장 자리를 두고 문재인 정부의 논공행상 인사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보여준 낙하산 파티가 재현될 조짐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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