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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KBS 기자들, 사내 성폭력 고발 ‘미투’ 영상 제작 “저희부터 자백”
 
서정태 기자   기사입력  2018/02/15 [10:11]

 현직 KBS 기자들, 사내 성폭력 고발 ‘미투’ 영상 제작 “저희부터 자백”

 

경향신문

 


현직 KBS 기자들이 사내 성폭력 문화를 스스로 고발하며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에 동참했다.
14일 오후 KBS는 ‘인터넷 뉴스’ 란에 ‘KBS MeToo:KBS 기자들이 말한다’라는 제목의 영상 2개를 게시했다. 각각 약 8분, 6분 정도 길이의 영상에는 박에스더, 이지윤, 신방실, 박대기, 최은진 기자가 직접 출연해 자신이 경험한 KBS 내 성폭력 문화를 고발했다.


입사 20년차인 박에스더 기자는 “여기자가 있는 상황에서도 단란주점에 가서 도우미를 부르고 몸을 더듬는 일들이 많았다”라며 “여자는 언제든지 성적으로 소비되는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자신의 인식을 숨기고 싶어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박 기자는 “공론화해서 문제삼아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페미니즘 얘기하는 애’로 찍히면 정상적으로 업무를 할 수 없는 분위기가 되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런 문제를 제기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됐다”라고 전했다. 박 기자는 인터뷰 도중 감정이 복받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지윤 기자는 “남자 선배가 ‘노래방에서 도우미 안 넣어줘 섭섭했냐’는 얘기를 여자 후배들 앞에서 버젓이 했다. 취재가 어려울 때는 ‘미인계로 설득해 봐라’ 등의 말을 들었다. 여기자들에겐 외모 평가가 항상 기자로서의 평가보다 앞선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기자는 “언론계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으면 과연 진정성 있는 보도를 할 수 있을까”라며 “언론계부터 바뀌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말해야겠다고 결심했다”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신방실 기상전문기자는 “회식에서 간부 옆자리에 앉아 술을 따르라는 강요는 거의 애교 수준이었고 선배가 옆구리에 손을 넣어 만지는 일도 있었다”라며 “이게 정말 현실인가, 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가 불시에 추행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라고 전했다. 신 기자는 “조직사회에서 튀지 않고 무난하게 묻어가는 게 낫다는 주입을 받았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박대기 기자는 “이상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문제제기하지 않았던 순간들이 많았다. 저만 정색을 하면 뭔가 분위기를 깨는 이상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았다. 사실 기자가 잘못된 현장을 보면 질문하고 고발하길 기대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그냥 침묵하면서 공범이 돼 왔다”라고 말했다.

최은진 기자는 “조직의 분위기에 눌려서 목소리를 내지 못한 데 자괴감이 많이 들었다. 후배들이 똑같은 것을 경험하게 하고 싶지 않다.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신방실 기자는 “제가 겪은 일들을 여러분과 공유하고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라고 말했다. 박대기 기자는 “저희부터 잘못된 회사 문화에 대해 고백을 하고, 고발을 하고, 자백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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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2/15 [10:11]  최종편집: ⓒ 정책평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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