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의 속살… 황홀하거나, 순수하거나

김동수 | 기사입력 2018/04/13 [07:44]

페루의 속살… 황홀하거나, 순수하거나

김동수 | 입력 : 2018/04/13 [07:44]

남미 중부 태평양 연안에 있는 페루는 한반도 1.2배 크기다. 우리나라 반대편에 있어 그야말로 멀고도 먼 나라다. 페루는 잉카문명의 상징인 마추픽추(Machu Picchu)의 나라로 유명하다. 쿠스코 대성당(Cusco Cathedral), 미식의 도시 리마(Lima) 등 떠오르는 이미지가 다채롭다. 이곳은 언제나 전 세계에서 모여든 관광객으로 붐빈다. 한국에서부터 마음먹고 찾은 먼 페루에서도 사람에 치인다면 실망이 클 것이다. 페루관광청이 진정한 페루를 만나볼 수 있는 주요 관광지 7곳을 소개했다. 

세계일보

 

세계일보


‘잉카의 마을’ 간직한 신성계곡 

페루 쿠스코에서 북쪽으로 15㎞가량 떨어진 곳에는 신성계곡(Sacred Valley)이라 불리는 아름다운 우루밤바 계곡이 있다. 거대한 산기슭을 끼고 펼쳐지는 이 계곡은 쿠스코 여행의 정수로 불린다. 잉카의 신전, 살아있는 잉카 마을 오얀타이탐보, 피삭 등이 있다. ‘살아있는 잉카의 마을’ 오얀타이탐보에서는 현재도 페루의 전통과 관습을 간직하며 살고 있는 현지인들을 만날 수 있다. 피삭은 신성계곡 내 작고 아름다운 마을이다. 계곡 지형을 활용한 계단식 밭이 발달해 있으며, 가파른 언덕 위로 잉카제국의 고대요새가 있다. 정교하게 만들어진 돌계단과 수로를 지나 요새를 올라가면, 계곡 아래의 절경도 감상할 수 있다. 모라이 유적지는 동심원 형태로 석재를 쌓아 만든 페루의 계단식 농경지를 말한다. 특히 서로 다른 고도에 따라 재배 가능한 작물을 대상으로 실험했던 농경 실험지로, 농업과 수역학에 대한 잉카인들의 놀라운 지식을 엿볼 수 있다. 

세계일보

 

세계일보


‘야생동물의 천국’ 파카야 사미리아 공원 

페루 영토의 약 59%는 아마존 지역이다. 그중 페루의 가장 넓은 야생 동식물 보호 지역인 파카야 사미리아 국립공원에선 거미 원숭이와 바다 수달 등 멸종 위기동물들을 발견할 수 있다. ‘파카야 사미리아’는 국립공원을 통과해 흐르는 두 강, ‘파카야’와 ‘사미리아’에서 유래했다. 커다란 강을 끼고 있는 이곳은 페루 총 면적의 1.5%를 차지한다. 520여종의 조류, 100여종의 포유류, 70여종의 파충류, 50여종의 양서류, 260여종의 어류 및 1000종이 넘는 식물종 등 규모만큼 다양한 생물을 확인할 수 있다. 파카야 사미리아 국립공원을 즐기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정글내 로지(lodge)에서 지내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숙소에서 지내며, 방문객들은 아마존 열대우림 산책, 조류 관찰, 피라냐 낚시 등 아마존에서의 특별한 모험을 경험할 수 있다. 

세계일보

 

세계일보


‘마추픽추의 자매’ 초케키라오 

잉카어로 ‘황금의 요람’이라는 뜻을 가진 초케키라오(Choquequirao)는 잉카인들이 스페인 침략군을 피해 도망쳐, 제국의 마지막 부흥을 꿈꿨던 유적지다. 마추픽추와 구조, 경치 면에서 유사해 ‘마추픽추의 자매’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잉카제국 당시 빌카밤바 산악지대의 첫 체크포인트였으며, 행정 중심지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초케키라오 내에는 인티(Inti, 잉카의 태양신), 조상, 지구 등을 기렸던 것으로 보이는 제단이 조성돼 있다. 가이드가 필요한 마추픽추와 달리 초케키라오 트랙은 가이드 없이 등반할 수 있어 여행객의 체력에 따라 언제든 방문할 수 있다. 번잡한 트레일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사슴, 안경곰이나 콘도르 등의 동물들을 만날 수도 있다. 

세계일보

 

세계일보


‘트레킹 명소’ 와이와시 산맥 

규모는 작지만 페루 전체에서 가장 거칠다고 여겨지는 와이와시(Huayhuash) 산맥도 유명하다. 트레킹을 즐기는 여행객들에게 ‘일생에 꼭 한번은 경험하고픈’ 등반코스로 여겨지는 와이와시 산맥은 28㎞의 여정 동안 6000m가 넘는 7개의 봉우리를 지나야 하기 때문에, 완주하는 등반객들의 손에 꼽힌다. 하지만 장엄한 산악지대 풍경과 멋진 호수, 그리고 귀여운 알파카 무리까지 만날 수 있는 최고의 루트라는 점 때문에, 여전히 전 세계 수많은 트레킹 애호가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장소다. 

세계일보

 

세계일보


풍요 비는 ‘신성한 땅’ 아우상가테 

고대 잉카인들은 각 산에 고유한 정신이 있으며, 그 정신이 산맥의 이름에 깃든다고 여겼다. 특히 잉카 신화에서 ‘아푸(apu)’는 장엄한 산맥을 이루고 있는 곳에만 주어지는 이름으로, 그 표현만으로도 잉카인들에게 ‘신성함’ 그 자체를 의미하기도 했다. 아우상가테(Ausangate)는 그러한 ‘아푸’ 명칭을 수여받은 페루 명산 중 하나다. 현재도 페루인의 풍요와 번성을 소원하는 장소로 신성시되고 있다. 6384m 높이의 아우상가테로 향하는 길에는 눈으로 뒤덮인 눈부시게 아름다운 새하얀 봉우리와 수많은 온천, 다양한 조류 및 형형색색의 전통 의상을 갖춰 입은 현지인들을 발견할 수 있다. 여행객들은 이 지역에서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목축주의 사회를 엿볼 수 있는 라마·알파카 유목민 공동체도 만날 수 있다. 오늘날 ‘아푸 아우상가테의 길(The Road of the Apu Ausangate)’로 알려진 트레킹 코스는 원래 고지대에 살던 목축업자들이 저지대 농업공동체와의 교류·무역을 위해 다녔던 길이다. 

세계일보

 

세계일보

 

세계일보


‘갈대로 만든 인공섬’ 우로스섬 

우로스(Uros)섬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호수, 티티카카 호수에 있는 인공섬이다. 수세기 전 조성된 이곳은 ‘갈대로 만들어진 떠다니는’ 섬이라는 점에서 매우 이색적이다. 실제로 섬 바닥에 발을 내디디면, 5∼10㎝ 정도 내려앉는다. 남미 토착주민들이 사용하는 ‘아이마라’어를 사용하는 우로스 사람들은 자신을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사람들’로 여기며, 길쌈, 낚시, 야생조류 사냥과 같은 고대 전통을 고스란히 이어오고 있다. 우로스섬에 오기 위해서는 푸노(Puno) 도시 선착장에서 출발해 보트로 30분가량 가야 한다. 이때 우로스 토착민들이 전통낚시에 이용하는 갈대 배를 타고 섬 투어를 하는 것도 좋다. 스페인 식민 이전에 형성된 안데스 문화를 직접 느껴보고 싶다면, 우로스 지역민과 함께하는 홈스테이도 추천한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