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한·미, 한반도 비핵화 위해 빛 샐 틈 없는 공조"

서정태 기자 | 기사입력 2018/05/23 [10:11]

문 대통령 "한·미, 한반도 비핵화 위해 빛 샐 틈 없는 공조"

서정태 기자 | 입력 : 2018/05/23 [10:11]

트럼프 만나 ‘북·미 정상회담 예정대로 진행’에 공감

‘비핵화 일괄 합의 뒤 이행은 단계적으로’ 절충안 제시



경향신문

 


문재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3주일 앞으로 다가온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 방안을 논의했다. 두 정상은 백악관 내 대통령 집무실에서 30분가량 단독회담을 가진 데 이어 각료회의실에서 1시간20분가량 오찬을 겸한 확대회담을 열고 북·미 정상회담에 임하는 한·미의 입장을 조율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한반도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평화적인 방식으로 달성하기 위해 빛 샐 틈 없는 공조 하에 과감하고 실용적인 전략을 추진해 오고 있다”고 이른바 ‘CVID’를 언급하며 한·미 공조를 강조했다. 

또 사상 최초 북·미 정상회담이 내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게 된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 덕분이라며 “지난 수십 년 간 아무도 해내지 못했던 위업을 해내리라 믿는다. 왜냐 하면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기 때문”이라고 추어올렸다. 

두 정상은 이날 회담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데 공감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최근 강경한 태도를 접하고 북·미 회담 개최에 회의감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포기할 수준에 이르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워싱턴으로 향하는 기내에서 간담회를 열고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 가능성은 99.9%”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판문점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나눈 대화를 소개하며 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이 진지한 고민 끝에 나온 것임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을 크게 주고받는다는 북한의 전략적 결정에 변함이 없다는 점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남측 취재진을 배제하기는 했지만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취재하려는 외신 기자들의 입국을 허용하는 등 약속을 이행하고 있다는 점도 거론했다. 

두 정상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어떤 합의를 도출할 것인지도 논의했다. 완전한 비핵화의 시한을 명시할 것인지, 비핵화 초기 조치에 북한에 보상을 줄 것인지 등이다. 문 대통령은 ‘완전한 비핵화’ 합의는 일괄적으로, 이행은 단계별로 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합의와 이행, 즉 말과 행동 모두 단계적, 동시적으로 해야 한다는 북한 입장과 합의와 이행 모두 일괄적, 압축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미국 입장의 절충인 셈이다. 

문 대통령은 미국과 동등한 입장에서 회담을 추구하는 북한을 ‘상호존중의 정신’ 차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를 통해 ‘선 핵포기, 후 보상’을 기정사실화하려는 미국에 불만을 제기했던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정의용 실장은 “북측 입장에서 우리가 좀 이해를 하는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반발 직후 ‘리비아 모델’과 선을 긋는 제스처를 보여왔다. 하지만 비핵화 합의가 완전히 이행되기 전에 제재 완화 등 보상을 주는 것을 ‘실패한 과거 모델’이라고 비판해온 것이 부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트위터에서 “중국의 대북제재가 완화되, 북한이 매우 성공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비핵화 합의) 서명을 한 뒤에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하기 전 영빈관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을 접견하고 북·미 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흔들림 없이 북한과 협의에 매진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논의한 결과를 바탕으로 조만간 김정은 위원장과 핫라인 통화를 시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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