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방귀 7~8번 뀌는 남편, 정상인가요?

나순희 | 기사입력 2018/06/04 [10:02]

하루에 방귀 7~8번 뀌는 남편, 정상인가요?

나순희 | 입력 : 2018/06/04 [10:02]

 [더,오래] 박용환의 동의보감 건강스쿨(24)

중앙일보

대변은 하루에 한 번 혹은 두 번 보는 것이 정상이며, 하루가 아닌 이삼일에 한 번씩 보는 것을 변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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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는 건강검진 두 번째로 대변 관찰하기다. 이렇게 몸에서 빠져나오는 것들만 잘 관찰해도 나의 몸 상태가 어떤지 체크해 볼 수 있다. 건강검진 날이 임박해 장에 용종이 있을까 걱정하지 말고, 미리미리 장상태를 체크해 보자.

대변을 관찰하는 첫 번째 기준은 횟수다. 대변은 하루에 한 번 혹은 두 번 보는 것이 정상이다. 하루가 아닌 이삼일에 한 번씩 보는 것을 변비라고 한다. 딱딱해서 보기 힘든 상태만 변비가 아니다.

간혹 ‘나는 딱딱한 변이 아니고, 3일에 한 번 보러 가도 별 불편함을 못 느껴요’라는 분이 있다. 이 경우를 변비 중에서 장무력증이라고 한다. 심하면 1주일 동안 화장실을 안 가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이런 경우 장을 자극해 설사하게 만드는 약으로 화장실을 가게 하면 장무력이 더욱 심해지니 조심해야 한다.

변을 하루에 서너번 이상 보게 되면 예민한 장으로 분류한다. 이때 쫙쫙 쏟아내는 물처럼 된다면 설사라고 할 것이고, 무른 변이 아니라면 과민성대장증후군이라 부른다.

3일에 한 번 변 봐도 불편하지 않다면 장무력증

하루에 식사를 세 번 하면 화장실도 세 번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도 있다. 장은 12시간 정도 음식을 담아둘 수 있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하루에 여러 번 볼 필요가 없다. 식사할 때마다 장에 자극이 가는 것 자체가 예민해서 생기는 증상이다. 최근 스트레스로 인해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스트레스 탓도 있지만, 장을 예민하게 만들어 그렇게 되기도 한다. 차가운 음식, 지나치게 맵고 짠 음식도 장을 예민하게 하니 그런 음식을 즐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겠다. 횟수는 장의 기능을 체크해 볼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단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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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음식, 지나치게 맵고 짠 음식을 많이 먹거나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하면 과민성대장증후군에 걸리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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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변의 굳기다. 변비와 설사처럼 지나치게 굳거나, 풀어지는 것이 안 좋은 건 다 아는 사실이다. 예로부터 설사는 빨리 고쳐야 하고, 변비는 반드시 고치라 했다. 설사는 수분 대사를 안 좋게 만들어서 기운을 빠지게 하니 빨리 치료해야 하고, 변비는 모든 만성질환을 유발하니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는 뜻이다.

굳은 정도는 어떤 정도면 될까? 껍질을 깐 쫀득한 바나나 같은 형체가 유지되고, 힘을 주면 똑 끊겨서 나오는 상태여야 가장 좋다. 아이들은 이런 변을 보는 경우가 많지만, 성인이 되면 온갖 스트레스와 함께 염증이 많아져 변이 풀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바나나처럼 생기진 않아도 덩어리 형체라도 형성되면 다행이다.

변기 물에서 둥둥 떠다녀도 굳기가 적당치 않은 것이고(술 좋아하는 사람들은 술을 마신 다음 날 자주 확인을 할 수 있다), 물을 내렸는데도 잘 내려가지 않고 찍 들러붙어서 끝까지 잔해를 남기는 것도 역시 안 좋다. 점도는 잘 담은 된장의 찰진 정도가 딱 좋다.

또 하나 체크해 볼 수 있는 것은 화장지에 묻어 나오는 정도다. 동물은 항문이 바깥으로 나와 변을 배출한 다음 다시 장으로 쏙 들어가기 때문에 항문에 변이 묻을 일이 없다. 하지만 사람은 기능적으로도 그렇지 못하고 화식(익힌 음식으로 식사)을 하면서 화학적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그런 변을 보기가 힘들다.

그래도 화장지에 변이 많이 묻어난다면 그것 역시 굳기가 안 좋은 상태로 볼 수 있다. 한두 번 훔쳐서 깔끔하다면 좋은 상태다. 굳기는 장의 염증 상태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한 번 척 보고서 판단해 보자.

어른의 변은 암갈색이라야 좋은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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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경우 장 상태가 좋으면 황금색 변이 좋은 변이지만 어른의 경우 이런 색이라면 영양부족 상태다. 어른의 경우 암갈색이 좋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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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색깔이다. 좋은 상태의 변은 무슨 색일까? 황금색이라고 대답했다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아이들의 장 상태가 좋으면 황금색이 맞다. 아기들은 진짜 황금 같아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어른들이 이런 노르스름한 색이라면 영양부족인 상태다. 어른들의 변은 약간 암갈색이 섞인, 어릴 때 초등학생 때 크레파스 빌리면서 똥색 달라고 한 바로 그 색이어야 좋다.

변에 혈흔이 묻어 나오면 치질이나 장 출혈일 수 있다. 또 완전히 혈변을 본다면 대장염이 심한 상태일 수 있으니 검진이 필요하다. 궤양성대장염, 크론병 같은 자가면역질환이 심할 때 혈변을 계속해서 보게 되는 것을 보고 뒤늦게 아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주 검은 흙빛일 때는 위장 출혈일 수 있다. 혈액이 위장에서부터 소화되어 내려오면서 검게 변해버리기 때문이다.

우리 변의 색깔이 황갈색인 것은 담즙의 역할 때문이다. 그런데 이 담즙이 갑자기 펑펑 쏟아지게 되면 녹색 변을 보기도 한다. 아이들이 경기할 때나 어른들도 스트레스가 심할 때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

네 번째는 냄새다. 변의 냄새가 좋을 리는 없지만, 그나마 맡아 줄 만한 구수한 정도부터 심한 악취까지 다양하다. 장내 미생물은 종류가 다양한데, 그중에서 좋은 균이 있고, 나쁜 균이 있다. 좋은 균의 대명사가 유산균이고, 나쁜 균의 대명사가 대장균이다. 유산균 활동이 많으면 냄새가 그나마 괜찮아지고, 나쁜 균들이 왕성하면 지독해진다. 평소 발효 음식을 잘 먹고 있는지 여기서 알 수 있다. 악취가 난다면 먹는 음식의 종류를 반성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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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 또는 방귀 냄새가 지독하다면 장 내 나쁜 균(대장균)이 왕성하다는 말이다. 악취가 난다면 먹는 음식의 종류를 반성해보자. [사진 pakuta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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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방귀다. 방귀 냄새 역시 변의 냄새와 같이 생각하면 되니까 냄새는 패스하겠다. 방귀의 횟수가 너무 잦은 건 아닌가 하고 걱정하는 경우가 있다. 서로 몇 번을 뀌는지 비교하기가 힘들 테니 기준을 제시하겠다. 70kg인 남성 기준으로 하루에 인체 내에 생기는 가스가 7L 정도라 한다.

이 중에서 호흡과 대소변, 땀 등을 통해 대부분이 빠져나가고, 1L 내외가 방귀로 나가게 되는데 한 번에 대략 100~200mL 정도가 빠져나간다고 하니 하루 평균 4~10번까지는 정상적인 횟수라 볼 수 있다. 말 그대로 수시로 붕붕거리거나 방귀 냄새가 지독하면 역시 장상태가 예민하고 환경이 안 좋은 것이다.

소변, 대변, 땀, 생리. 이런 단어들을 들으면 자칫 비위 상하는 분도 있겠지만, 내 몸에서 나오는 결과물을 잘 관찰한다면 바로바로 몸 상태를 좋게 만들 수 있다. 1년, 2년 묵혀둔 상태가 나빠져서 건강검진에 나오는 것이다. 오늘 잘못 한 것을 내일 바로잡을 수 있다면 미래에 큰 걱정은 없겠다. 나를 사랑하는 쉬운 방법, 내 몸의 결과물을 잘 관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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