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핵보유 정상들의 핵 가방 없나

서정태 기자 | 기사입력 2018/06/11 [10:40]

김정은, 핵보유 정상들의 핵 가방 없나

서정태 기자 | 입력 : 2018/06/11 [10:40]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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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의 정상들이 해외로 출장을 갈때면 챙기는 것이 있다. 핵무기를 통제할 수 있는 '핵가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나에게는 더 큰 강력한 핵 버튼이 있다"며 '핵 단추' 경쟁발언을 쏟아내면서 미국의 핵무기 통제체제가 담긴 '핵 가방'에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다. 지난 5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 가방이 뉴욕 맨해튼의 트럼프타워에 보관되고 있다는 사실이 국방부가 하원 군사위와 정보위 소속 민주당 의원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밝혀지면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가방 발언으로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 버튼' 언급에 "액면 그대로의 사실에 입각한 것은 아니고 비유적 표현"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집무실 책상에 '진짜 핵 버튼'은 없다"고 지적하고 '뉴클리어 풋볼'(Nuclear football)으로 불리는 미국의 핵 가방과 이를 통한 핵 공격 개시 절차를 소개하기도 했다. 뉴클리어 풋볼은 1950년대 아이젠하워 대통령 때 처음 생겼고 현재 사용법은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뒤 케네디 대통령이 만들었다.

핵 가방 안에는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핵 공격 옵션이 적혀있는 문서철인 '블랙북'(Black Book)과 통신장치, 안전벙커 리스트와 행동지침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격 대상으로는 '핵과 그 외 대량파괴무기', 군 산업 시설, 지도자와 그의 은신처 등 3가지 유형이 명시돼 있다고 한다. 무게 20㎏의 검은색 서류 가방 모양의 핵 가방은 대통령이 어딜 가든 수행하는 군사보좌관이 들고 다니게 돼 있다.

미국에서 핵공격은 대통령만이 승인할 수 있는 사안이지만 절차는 복잡하다. 대통령이 핵무기를 발사하려면 보좌관들과 블랙북을 보면서 회의를 우선 거쳐야 한다. 이후 핵무기 발사가 최종 결정되면 대통령은 인증코드가 담긴 보안카드를 국방부 관계자들에게 불러준다. 대통령으로서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다. 이 절차를 거치면 몇 분 내 핵무기를 발사할 수 있는 긴급행동지령(EMA)이 폭격기, 잠수함, 미사일 부대의 지휘체계로 알려지게 된다. 이후부터는 되돌릴 방법이 없다.

미국외에 여러나라 대통령도 핵무기 통제권에 대한 용어가 있다. 러시아는 1983년 안드로포프 서기장 때 핵가방 '체게트(Cheget)'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고 영국의 핵무기통제권은 최후 수단의 편지(letters of last resort)라고 부른다.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미 본토 전역이 우리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으며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 있다"고 강조했지만 12일 북ㆍ미회담에 핵가방을 가지고 왔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북한의 기술수준으로는 핵가방을 제작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소형 위성 통신 장치 등 핵가방제작기술을 아직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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