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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혁용 한의협 회장 "한약, 추나, 침 등 한의원 진료 모두 건강보험 적용돼야"
 
김웅진   기사입력  2018/06/14 [09:57]

 함소아한의원 설립한 후 변호사 거쳐 한의학계 수장으로
“양의 독점 구조 깨고 한방과 일원화 진료 체제 만들터"

이달 1일 정부와 의약단체 간의 건강보험 수가협상 결과가 발표됐다. 대부분 정부의 수가 인상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반응이었다. 문재인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정책인 이른바 ‘문재인 케어'를 반대하는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의협)은 “투쟁 불사”를 외칠 정도였다. 그런데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은 정부가 제시한 평균 인상률(2.37%) 보다 더 높은 3%의 인상률을 끌어냈다. 비결이 뭘까?

12일 서울 강서구 가양동 대한한의사협회 회관에서 만난 최혁용( 사진) 한의협 회장은 “애초 정부와 수가협상을 할 때 한의협의 관심사는 수치(인상률)가 아니었다"면서 “첩약, 추나, 약침 등 한방 치료 행위에 건강보험이 적용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속해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전세계적으로 ‘감기’는 천연물 치료가 대세이지만 한국에서는 환자의 80%가량이 내과, 소아과, 이비인후과 등 양방(洋方)을 찾는다"며 “양방은 건강보험이 적용돼 상대적으로 한방(韓方)이 가격경쟁력에서 밀렸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건강보험) 제도가 양방 의사의 독점을 불렀고, 반면 한의사의 역할은 축소한 셈"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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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은 당선 이후 약 6개월간 의사협회(의협)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의협은 최대집 회장과 함께 ‘문 케어 저지, 투쟁 불사'를 외쳤지만 한의협은 ‘문 케어 지지' 목소리를 냈다. 그 결과 최근 정부와의 수가협상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인터뷰가 진행된 협회 사무실 한쪽 벽면 칠판에는 올해의 계획과 일정이 빼곡하게 쓰여 있었다. 최 회장은 “우리나라의 제도가 한의사들의 역할을 점점 좁혀왔고 의사들의 독점 구조를 키워왔다”며 “앞으로 국민들과 연대해 보건의료 개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한의학은 과거에 머물러있는 학문이 아니다”라며 “1차의료, 예방의료, 노인의료에 강한 의료서비스라는 점을 발휘해 미래에도 시민들의 건강을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한의사, 사업가, 변호사 등 이력이 화려하다.

“1988년 경희대 한의대에 입학해 한방소아과 인턴 레지던트 석·박사 과정을 거쳤다. 1999년 사회에 나와 전공을 살려 최초의 소아 한의원인 ‘함소아한의원’을 열었고 지역에서 인기를 끌었다. 소아과의 경우 엄마들이 쉽게 갈 수 있어야 하는 특성 때문에 접근성이 중요하다. 이에 한의원을 네트워크 방식으로 전국에 70곳까지 확장했다. 또 좋은 한약을 잘 먹게 하려고 제약 공장을 짓고 ‘함소아 제약’을 세웠다. 이후 해외 진출을 위해 중국과 미국으로 갔는데 그 과정에서 법과 제도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현업에 있으면서 제도가 의료 행태를 규정하고 제도에 따라 국민이 누리는 의료서비스가 달라진다는 점을 느꼈다. 어떻게 정책이 실현되는지 보기 위해 무보수로 국회 입법 보조인으로 일해보기도 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인하대 로스쿨에 들어가 법을 공부해 변호사가 돼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일해왔다. 그러던 중 전(前) 한의협 회장의 탄핵으로 회장 자리가 공석이 됐고, 회장 선거에 도전해 올해 1월 회장으로 선출됐다.”

- 회장 취임한 지 곧 6개월이다. 임기 첫해 목표는 무엇이었나.

“한의계의 보장성 강화, 즉 한의사의 환자에 대한 모든 행위와 도구를 급여화하겠다는 것과 온전히 한의사 노릇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주요 목표였다. 특히 첫 해는 첩약과 추나, 약침에 대한 급여화를 위해 계속 추진 중이다. 또 의사건, 한의사건 포괄적 의료를 할 수 있는 ‘의료 일원화’를 실현하기 위한 방향 잡기, 청사진을 만들어내려고 한다.”

- 한방, 한의학이 예전만 못하다는 시선이 있다. 그 이유가 뭐라고 보나.

“우선, 가격 경쟁력에서 밀렸다. 전세계적으로 ‘감기’는 천연물 치료가 대세다. 그런데도 통계적으로 불과 20%만 한방(한의사)이 차지하고 있다. 내과, 소아과, 이비인후과의 경우 급여화로 가격이 더 싸기 때문이다. 정부의 개입에 따른 결과다. 또 한의사의 역할과 영역이 제도적으로 점차 제한되면서 한의사가 통증전문가 정도로 전락해 우리 사회에 자리를 못 잡고 있다. 우리 때만 해도 한의사 출신 레지던트들이 동맥혈을 채취했다. 수술실, 신생아중환자실도 거의 다 들어갔다. 한방과 양방의 경계가 모호한 분위기였으나 이후에는 서로 ‘네 것, 내 것’ 하며 영역 다툼이 생겼고 한의사의 역할은 계속 제한돼왔다.”

- 의사협회(의협)와의 갈등은 언제부터였나. 일반 국민은 양·한방의 갈등을 ‘밥그릇 싸움’으로 여기는데 한의계의 입장은 어떤가.

“원래 의약단체들은 정치적인 집단이 아니었다. 의협의 경우 의약분업 이후 정치세력화됐다. 제도가 의료행태에 영향을 미치면서 업권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커졌고, 다른 집단이 업권을 빼앗아간다는 분노와 불안이 생겨났다. ‘인터넷’도 한몫했다. 젊은 의사들의 불만과 불안이 온라인상에서 반달리즘 형태로 표출됐다.

양 단체 간의 밥그릇 싸움으로 보면 안 된다. 의협이 독점권을 확보·유지하기 위한 시도에 한의계가 저항한다는 표현이 더 진실에 가깝다. 의협의 비중이 90%라면 한의협은 10%로, 우리가 소수고 약자다. 싸움이 성립할 수 없는 구조다. 일반 대중의 지지가 없으면 우리는 박살이 나는 소수 집단일 뿐이다. 우리는 국민과 연대해나가겠다.”

- 의료일원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는데 이유가 뭔가.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의사가 침을 놓고 한약을 쓰면 불법이다. 일본, 중국 의사는 한약도 쓰고 침도 쓰고 보험도 된다. 우리나라만 불법이다. 의료 영역 체계가 한의사와 의사로 이원화돼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의료 활용은 물론 학문적 측면에서 이원화된 제도는 손해가 크다.

일례로, 일본은 개복 대장 절제 수술 환자에게 ‘대건중탕’을 처방한다. 보험도 적용된다. 대건중탕은 수술 후 경구 섭취까지 기간을 단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한약이다. 양약의 독성을 우려해 일차적으로 한약을 선택한다. 반면 우리는 양 직역이 나뉘어 있기 때문에 서로 간의 갈등만 일어나는 거다. 면허와 교육 등 제도를 융합해 의료일원화가 실현되면 같이 할 수 있다. 의사도 한약과 침을 써보라는 입장이다. 비과학적이라는 비방만 할게 아니라 실제 사용해 국민들에게 선택권을 주자는 거다. 점진적인 일원화를 추진하면 국민을 위해 서비스 경쟁을 하게 된다.”

-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4차산업혁명 기술 접목이 세계적 화두다. 한의계가 그리는 미래의 한의학, 한방은 어떤 모습인지 궁금하다.

“한의학연구원에서 한의학 진단 치료를 인공지능화하는 연구 하고 있다. 어떤 연구결과가 나올지 기대되고 있다. 한의학은 1차의료에 강하고, 예방의료와 노인의료에 강하므로 한의학의 속성을 잘 활용하면 미래 시민 건강을 지키는데 한의사의 역할이 커질 것이다.”

연합신보 기자 김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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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6/14 [09:57]  최종편집: ⓒ 정책평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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