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무제한 요금제?…진짜 무제한 경쟁시대

남현숙 | 기사입력 2018/06/20 [09:01]

무늬만 무제한 요금제?…진짜 무제한 경쟁시대

남현숙 | 입력 : 2018/06/20 [09:01]

 이통사들 앞다퉈 ‘파격 요금제’

LGU+·KT 월 8만원대에 무제한

데이터 40~50GB는 가족과 공유

3만원대 ‘베이직 요금제’엔

데이터 1GB, 문자·메시지 ‘맘껏’

SKT도 “혁신적 요금제 준비중”

정부 ‘통신비 절감’ 압박에 응답


한겨레

서울 용산구 전자상가 일대 3개 이동통신 대리점 앞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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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무늬만 무제한’이란 비판을 받는 가운데, 이통사들이 속도와 용량 제한을 없앤 ‘진짜 무제한’ 요금제를 잇달아 내놔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 들어 엘지유플러스(LGU+)와 케이티(KT)가 차례로 내놓은 이 요금제는 월 8만원대에 속도·용량 제한 없이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케이티는 월 3만여원(선택약정할인 가입자는 2만4750원)에 데이터를 1GB 기본 제공하는 요금제도 내놨다. 별 차이가 없던 이통 3사의 요금제가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을 동력으로 흔들리며 차별화하는 모습이다.

‘진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는 지난 2월 엘지유플러스가 ‘속도 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요금제’란 이름으로 먼저 내놨다. 기존 무제한 요금제는 월 정액요금에 따라 기본 제공 데이터를 차등화한 뒤 초과 사용하면 속도 제한을 거는 구조였으나, 엘지유플러스 새 요금제는 이런 제한을 없앴다. 월 8만8천원에 음성통화·문자메시지 무제한 이용과 데이터를 속도 제한 없이 무제한 쓰고, 데이터 40GB를 다른 이용자에게 나눠 줄 수도 있다. 이를 이용하면, 가족 가운데 한명만 이 요금제를 쓰고 나머지는 낮은 요금제를 쓰면서 데이터를 나눠쓰는 방식으로 가계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다.

지난달 30일엔 케이티가 월 8만9천원에 데이터를 무제한 이용하면서 50GB를 다른 이에게 나눠줄 수 있는 ‘데이터 온 프리미엄’ 요금제를 내놨다. 케이티는 월 3만3천원에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를 무제한 이용하게 하면서 데이터 1GB(경쟁 사업자는 300MB)를 기본 제공하는 ‘엘티이(LTE) 베이직’ 요금제도 선보였다. 단말기 지원금 대신 요금 25% 할인을 선택한 가입자는 월 2만4750원만 내면 돼, 정부가 추진하는 보편요금제(월 2만원에 음성통화 300분·데이터 1GB)보다 유리하다. 월 4만9천원에 데이터 3GB가 기본 제공되고, 소진한 뒤에도 최대 1Mbps 속도로 데이터를 계속 쓸 수 있게 하는 ‘데이터 온 톡’ 요금제도 눈길을 끈다. 1Mbps 속도면 메신저 사용이나 저화질 동영상 서비스 이용에는 큰 무리가 없다.

1위 사업자인 에스케이텔레콤(SKT)도 이들에 맞설 요금제를 준비중이다. 에스케이텔레콤 관계자는 “모든 가입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혁신적인 요금제를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이통사들은 왜 갑자기 요금제 경쟁에 나설까? 이통사들은 “시장의 합리적 선택”이라고 강조하지만,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란 분석도 많다. 정부는 지난해 6월22일 ‘통신비 절감 대책’을 내놓으면서 이통사들의 요금인하를 압박해왔다. 특히 지난해 9월 선택약정할인의 요금 할인율을 20%에서 25%로 높이면서 소비자들은 단말기 지원금을 받는 것보다 선택약정할인을 받는 것이 훨씬 유리해졌다. 이전까지 단말기 지원금 마케팅을 통해 가입자를 끌어왔던 이통사 쪽에서는 요금제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보편요금제 추진도 요금인하 경쟁을 촉발시키는 요인이 됐다. 보편요금제 도입 근거 법률인 전기통신사업법이 규제개혁위원회 심사를 거친데 이어 19일 국무회의까지 통과해 곧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이통사들은 보편요금제에 반대한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은 ‘통신비 인하’에 반대할 명분이 많지 않아 하반기 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정부의 노력이 없었다면 통신사들이 이런 요금제를 출시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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