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 확산에 금연 시들해지나

김동수 | 기사입력 2018/06/22 [08:40]

궐련형 전자담배 확산에 금연 시들해지나

김동수 | 입력 : 2018/06/22 [08:40]
경향신문

 

‘아이코스’를 비롯한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이 확대되면서 금연 열기가 시들해지는 징후가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금연보조제 매출은 올해 들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를 비롯한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금연보조제로 꼽히는 화이자의 챔픽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28억223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181억 5550만원에 비해 29.2% 감소한 것이다. 

챔픽스는 흡연자들이 중독되는 담배의 니코틴 대신 뇌의 수용체에 결합하는 방식으로 효과를 나타내는 금연보조제다. 2015년부터 시행된 정부의 금연프로그램 지원과 담뱃값 상승, 금연 열풍이 맞물리면서 아이큐비아 기준 매출이 2014년 63억원에서 지난해 10배가 넘는 650억원으로 급증한 바 있다. 

올해 매출 감소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전자담배가 큰 인기를 끌면서 금연에 대한 동력이 약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신년맞이를 낀 1분기는 금연에 대한 의지가 강한 시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금연을 결심한 흡연자들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건소 금연클리닉은 예산을 늘렸는데도 금연성공률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가 18일 공개한 관련 자료에 따르면 2015년 담뱃세 인상으로 국민건강증진 부담금 수입액이 크게 늘면서 국가금연지원서비스 예산은 2013년 약 89억원에서 2017년 1479억8000만원으로 10배 이상 크게 늘었다. 보건소 클리닉 사업예산도 2015년 약 261억원에서 2018년 384억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비슷한 기간동안 금연클리닉 등록인구 숫자는 43만명대에서 42만명대로 감소하고, 금연성공률은 2014년 49.2%에서 지난해에는 37.1%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등장하면서 금연동기가 약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필립모리스, 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를 비롯한 궐련형 전자담배 제조업체들은 연초를 태우지 않고 ‘가열하는’ 형태의 담배가 기존 담배와 비교해 발암물질, 타르를 비롯한 유해물질이 크게 저감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국내 식약처에서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타르가 더 많다’는 조사결과를 내놓은 데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반박 중이다. 

전자담배의 유해 가능성을 알면서도 “담배 냄새가 나지 않고 연기가 없기 때문에 갈아탔다”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필립모리스에 따르면 아이코스가 국내에 출시된 지 1년 만에 시장점유율 7.3%를 기록하며 국내 성인 흡연자 100만명 이상이 일반담배에서 아이코스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