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임박, 美연준의 딜레마 "금리인상 늦추자니 물가가…"

나순희 | 기사입력 2018/07/06 [11:59]

무역전쟁 임박, 美연준의 딜레마 "금리인상 늦추자니 물가가…"

나순희 | 입력 : 2018/07/06 [11:59]

 ['가격 올리고 성장률 낮추는' 무역갈등의 특수성…
NYT "연준이 위기에서 구해줄 거란 기대는 금물"]

머니투데이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 5월 4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중국 관료들과 양국 무역문제를 협상하기 위해 댜오위타이 국빈관으로 가기위해 호텔로비를 나서고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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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구해줄 거란 기대는 버려라."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의 경제 담당 선임기자 닐 어윈은 "지난달 열린 연준 회의에선 무역 갈등에 대한 걱정은 있었지만, 경제적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사용하겠다는 의사는 내비치지 않았다"며 "무역전쟁에서 연준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날 연준이 공개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다수의 연준 위원들은 무역정책의 하방리크스가 강화됐다는 의견을 밝혔지만, 금리는 예고했던 대로 점진적으로 올릴 것이란 방침을 세웠다.

무역갈등 국면에서 연준이 쉽사리 나서지 못하는 데 대해 어윈은 '가격은 올리고 경제성장률은 낮추는' 무역갈등의 특수성을 배경으로 꼽았다. 어느 한쪽을 잡기 위해 나서면 다른 한쪽의 상황이 악화하는 '딜레마'에 연준이 봉착한다는 의미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산 세탁기에 고관세를 물리면서 미국 내 세탁기 가격은 최근 3개월간 17%가량 뛰었다.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도 이를 원재료로 하는 제품군의 가격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 많다.

물가상승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면 이는 대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가뜩이나 무역갈등이 미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릴 수 있는 상황에서 여기에 불을 붙일 필요는 없다.

반대로 경제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금리 인상 시기를 늦출 수도 없다. 이미 목표치 가까이 오른 물가가 뛸 것이기 때문이다. 연준이 점진적인 금리 인상 기조를 재확인할 수밖에 없던 배경이다.

어윈은 "2007년 주택경기침체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연준이 가진 '도구들(tools)'은 매우 적합했다"고 평가했다. 금융권 스스로 만든 문제인 만큼 연준이 중심축이 돼 사안을 이끌었고 11년이 지난 현재 목표했던 2%의 물가상승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어윈은 현재 연준이 처한 상황은 1970년대 '오일쇼크'라든지 가뭄으로 인한 식료품 가격 급등과 같이 '외부적 충격'이 가해진 상황과 유사하다고 했다. 그는 "무역을 둘러싼 갈등이 경제 전반에 타격을 입히는 원인으로 작용하기 시작하면 연준이 구해줄 것이란 기대를 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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