덮어놓고 돈 줄 테니 애 낳아라?… 국민 인식 못 따라가는 대책

국민정책평가신문 | 기사입력 2018/07/06 [20:32]

덮어놓고 돈 줄 테니 애 낳아라?… 국민 인식 못 따라가는 대책

국민정책평가신문 | 입력 : 2018/07/06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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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5일 발표한 저출산 대책은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과 아동 성장 지원, 차별 해소 등에 초점을 맞췄다. 대책 실현을 위해 예산 약 90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혜 대상이 늘어나겠지만 국민의 인식을 따라가지 못한 대책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저출산 현상이 심화하는 것은 청년실업과 주거난과 같은 경제적 이유와 양육부담 등으로 우리 사회 전반의 삶의 질이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이날 발표한 ‘저출산·고령화 시민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7명(73.4%)이 청년들이 불행하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아이들은 얼마나 행복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52%가 불행하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저출산의 가장 큰 이유로 주거문제를 꼽고 집값 하락을 원했다. ‘나와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주택가격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돼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하락해야 한다’는 응답이 69.8%나 됐다. ‘상승해야 한다’는 답은 7.7%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87.3%는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청년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현재까지 정부의 출산·양육 지원정책이 자녀 양육 가구에 도움이 됐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53.6%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76.1%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불충분했다고 생각했다.

보사연은 최근 정부에 제출한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보완 연구’ 보고서에서 기존 대책의 문제점으로 취약계층 중심의 비용 지원 등 ‘복지 확대 위주의 정책’을 들었다. 김종훈 보사연 저출산고령화대책기획단장은 “과거 산아제한정책이 시행될 때는 정부와 국민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지만 지금 국민들은 인구절벽의 심각성을 알아도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출산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그는 “저출산 대책의 핵심은 청년 일자리·주거 대책으로 이는 10년 이상이 소요되는 매우 장기적인 사안”이라며 “5년 단위의 저출산 대책 발표를 다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황옥경 서울신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복지수혜를 늘리는 것은 매우 근시안적인 대안”이라며 “젊은 세대가 결혼과 출산에 관심을 갖도록 캠페인성 홍보를 끊임없이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사야 조효석 기자 Isaiah@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976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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