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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치 논란에… 국민연금, 임원 선임 등 ‘경영참여’는 일단 빼기로
 
서정태 기자   기사입력  2018/07/11 [08:54]

 

7월말 도입 스튜어드십 코드 초안… 경영개입 핵심 조항은 제외

연착륙뒤 경영참여 단계적 확대

장하성 국민연금 인사개입설 영향… 주식보유 공시 ‘5%룰’도 부담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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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사회주의’ 논란을 일으킨 국민연금공단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내용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후퇴했다. 국민연금이 대주주 자격으로 특정 기업의 이사 선임이나 해임을 요구하는 등 직접적인 ‘경영 참여’ 행위는 당장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관치’를 우려한 경영계의 거센 반발과 최근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인사 개입 논란의 후폭풍에 정부가 한발 물러선 셈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독립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도입 자체가 무산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차선책”으로 보고 있다. 향후 경영 참여 확대를 위한 숨고르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 거센 반발에 일단 물러선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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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보건복지부는 “최근 마련한 스튜어드십 코드 운용지침 초안에서 주주권 행사 범위 중 경영 참여 내용은 뺐다”며 “이 초안을 17일 공청회 때 공개해 의견을 수렴한 후 26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의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복지부가 작성한 초안에선 △투자회사의 임원 선임과 해임 △의결권 행사 위임장 대결 △회사의 정관 변경 등 자본시장법 시행령상 ‘경영 참여’에 해당하는 내용이 제외됐다. 또 주주대표소송 제기 및 참가 등 기업 경영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주권 행사도 유보했다.

당초 정부는 630조 원 규모의 국민연금을 활용해 대기업의 비리나 횡포를 적극적으로 감시하겠다며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도입을 코앞에 두고 후퇴한 배경은 두 가지로 모아진다.

하나는 역풍에 대한 우려다. 경영계는 “정부나 정치권이 입맛에 맞는 임원을 선임하고 지배구조 개편을 시도하려고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국내 299개 기업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고 있다. 정부가 기업을 손아귀에 쥐고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장하성 실장의 인사 개입 의혹까지 터지면서 국민연금이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시장의 우려가 더 커졌다. 복지부 연금정책 담당자는 경영 참여를 뺀 데 대해 “최근 사회적 우려를 반영한 조치”라고 했다.

다른 하나는 국민연금이 경영에 참여하면 주식 대량보유 공시 의무인 ‘5% 룰’을 지켜야 한다는 부담이 뒤따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행법상 상장사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주주는 지분 변동이 발생할 경우 5일 이내에 보유 목적과 변동 사항을 공시해야 한다. 다만 국민연금은 ‘단순 투자’로 특례를 인정받아 지금까지 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하지만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경영 참여를 공식화하면 지분 변동 사항을 일일이 시장에 공개해야 한다. 국민연금의 투자 전략이 시장에 고스란히 노출될 우려가 있는 것이다.

○ 연착륙 뒤 단계적 확대 꾀할 듯

복지부 초안에 따라 이달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더라도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범위는 △회사의 배당 정책과 관련된 의견 제시 △비공개 대화 △공개서한 발송 등에 국한된다. 공개서한 발송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지 않은 지난달 오너 일가의 갑질 논란이 불거진 대한항공을 대상으로 이미 행사한 바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당장 큰 변화는 없는 셈이다.

하지만 앞으로 언제든 다시 경영계와 충돌할 수 있다. 기금운용위원회 산하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의 한 위원은 “정부가 제도의 연착륙을 위해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겠다는 의도”라며 “일단 제도를 도입한 후 단계적으로 주주권 행사 범위를 넓혀갈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의결만 하면 언제든 스튜어드십 코드 주주권 행사에 경영 참여 내용을 넣을 수 있다.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은 복지부 장관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시행 과정에서 사회적 신뢰를 쌓으면 경영 참여 내용을 다시 포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걸림돌이 된 ‘5% 룰’도 손볼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국민연금과 5% 룰을 완화하려고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며 “다만 지분이 10%를 넘어가면 주요 주주로서 내부 정보를 이용해 단기 매매차익을 볼 수 있는 만큼 다른 주주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규정을 완화하는 데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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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7/11 [08:54]  최종편집: ⓒ 정책평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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