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국회 의원 이념성향 분석] 민주당 재선·수도권 '좌쏠림'.. 한국당 초선·TK '우쏠림'

국민정책평가신문 | 기사입력 2018/07/15 [22:06]

[20대국회 의원 이념성향 분석] 민주당 재선·수도권 '좌쏠림'.. 한국당 초선·TK '우쏠림'

국민정책평가신문 | 입력 : 2018/07/15 [22:06]

 민주 재선의원들 이념점수 -0.57 기록 / 19대 여의도 입성 '친노·친문계' 다수 / 한국당 다선일수록 보수색 다소 옅어 / 의원 전원이 與 소속 제주 '강한 진보' / 민주의원 119명 모두 진보 성향 표결 / 한국당은 113명 중 12명 상대적 진보 / 바른미래 국민의당 출신은 진보 성향 / 이념 갈등에.. 야권발 정계 개편 불씨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재선 의원들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초선 의원들의 이념성향이 ‘극과 극’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세계일보와 서울대 폴랩의 20대 국회 전반기 의원들 이념성향 분석 결과 20대 국회 전반기 법안 처리 때 민주당에서는 재선 의원들이 가장 진보적인 표결 성향을, 한국당에선 초선 의원들이 가장 보수적 성향을 보였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 의원들이 진보성향을, 한국당의 정치적 텃밭인 대구·경북(TK) 의원들이 보수성향을 보였다. 친박(친박근혜)계와 복당파들이 대립하고 있는 한국당,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출신 간 갈등이 진행 중인 바른미래당은 이념적 스펙트럼이 다른 당에 비해 넓게 나타났다. 보수정당의 다양한 이념성향은 6·13 지방선거 이후 제기되고 있는 야권발 정계개편 원인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수도권·與재선=진보, TK·野초선=보수

민주당 의원들 이념성향을 선수별로 보면 재선 의원이 -0.57점을 기록해 진보 성향이 가장 강했다. 재선의원 대다수가 2012년 19대 총선을 통해 여의도에 입성했던 것과 무관치 않다. 당시 공천을 주도한 민주당 지도부는 한명숙 대표를 비롯해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성향이 강한 인사들이 주축이었다. 친문 진영이 공천 영향력을 행사한 20대 총선에서 당선된 초선의원들이 -0.55점으로 뒤를 따랐다.

한국당의 경우 초선의원들이 가장 보수색채가 짙었다. 평균 0.46점이다. 한국당 총선 참패의 원인이 됐던 ‘친박 공천’의 결과가 초선의원들의 보수 성향에 그대로 드러났다. 개인적 소신보다는 당론에 좌우되기 쉬운 초선의원들의 한계라는 지적도 있다. 반면 재선의원들은 0.31점, 3선의원들은 0.29점으로 대체로 선수가 올라갈수록 보수 성향이 다소 옅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권역별로 보면 수도권 의원들이 진보 색채가 강했다. 서울이 -0.33점, 경기 -0.24점으로 진보 쪽에 위치했다. 민주당 의원들 다수가 수도권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가장 진보 성향이 강한 곳은 제주도로 -0.62점이었다. 제주 지역 국회의원은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여권의 ‘텃밭’인 호남의 경우 광주가 -0.31점, 전남 -0.23점, 전북 -0.21점으로 진보 성향이 뚜렷했다. 호남 의원 대다수는 민주당뿐 아니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소속이다. 당론보다는 진보 성향의 지역 민심이 의원들 투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당 텃밭인 TK는 보수 성향이 뚜렷했다. 경북 의원들이 0.44점으로 가장 보수적이었고, 대구 의원들도 0.37점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당 의원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포진한 경남과 강원, 부산도 각각 0.24점, 0.16점, 0.12점으로 보수 성향을 보였다.

◆이념적 동질성 강한 여권, 다양한 스펙트럼 보인 야권

민주당 의원들 중 이념성향 점수가 ‘0’점(상대적 중도) 이상인 의원은 한 명도 없었다. 20대 국회 민주당 소속 의원 119명 모두 진보 성향 표결 행태를 보였다. 각 의원 이념점수가 평균을 기준으로 어느 정도 흩어져 있는지를 알 수 있는 표준편차로 보면 민주당은 0.16점으로 정의당(0.11점)과 평화당(0.14점) 다음이었다. 표준편차는 높을수록 평균에서 먼 데이터가 많다는 뜻이다. 결국 법안 투표 시 정의당 의원들이 가장 일치단결한 표결 행태를 보였고 다음으로 평화당, 민주당 의원들 순이었다. 범여권 정당들은 상대적으로 이념적 동질성이 강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평화당과 정의당이 구성한 원내대표섭단체인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의 표준편차는 0.30점으로 이념 스펙트럼이 상당히 넓었다. 20대 국회 후반기 법안처리를 두고 평화와정의 내부 이념 갈등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의원들 간 이념적 동질성이 가장 약한 정당은 한국당이었다. 한국당의 표준편차는 0.28점이다. 친박·비박 간 계파 성향이 의원 투표에도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으로 파악된다. 20대 국회 전반기 한국당 의원(113명) 중 12명은 상대적 ‘진보’를 뜻하는 마이너스 점수를 기록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 간 노선 갈등이 첨예한 바른미래당도 0.26점을 기록해 상대적으로 넓은 이념 간극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바른미래당 의원들(30명) 중 18명이 ‘마이너스’였는데, 이혜훈·오신환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모두 국민의당 출신이었다. 이를 토대로 바른미래당이 야권발 정계개편에 휩쓸릴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20대 국회 처리 1610개 법안 표결 전수 분석, 어떻게 조사했나

서울대 한규섭(사진) 교수는 15일 국회의원 이념 성향 분석에서 W-NOMINATE 기법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W-NOMINATE는 미국 의회의 표결 분석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다변량 통계 기법이다. 연구자의 주관적인 판단의 개입 없이 순전히 표결 행태의 유사성과 법안별 표결의 전체분포에 근거해 각 의원의 이념 성향을 추정하게 된다.

이번 분석에서는 제20대 국회에서 처리된 1610개 법안에 대한 표결기록을 전수 분석했다. 또 시대적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제17·18·19대 국회의 표결기록도 분석·비교했다. 각 의원들의 표결 성향을 정확히 추정하기 위해 표결 기록이 50건 이하인 의원들은 분석에서 제외했다.

본 분석에서는 ‘진보’와 ‘보수’를 절대적 개념이 아닌 상대적 개념으로 간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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