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韓 보수세력, 트럼프 좇다 정체성 위기…트럼프가 최대 재앙돼”

서정태 기자 | 기사입력 2018/07/16 [10:44]

WP, “韓 보수세력, 트럼프 좇다 정체성 위기…트럼프가 최대 재앙돼”

서정태 기자 | 입력 : 2018/07/16 [10:44]

             

헤럴드경제

 


대북강경책ㆍ군사우선ㆍ반자유주의 동조하다 혼돈  
한반도 긴장 완화 국면에서 보수주의 갈 길 잃어  
트럼프는 김정은 칭찬, 홍준표는 트럼프 비판  

한국 보수당 및 보수세력이 미국의 대북 강경책 및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주의 및 반자유주의노선에 동조하다가 ‘정체성 위기’에 빠졌다는 분석이 미국 언론으로부터 나왔다. 북미정상회담을 기점으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유화책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우호적인 관계가 한국 보수세력에는 ‘재앙’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5일(현지시간) “한국 보수주의자들이 트럼프에 줄을 섰다가 재앙을 맞았다”는 제하의 분석 기사를 게재했다. WP는 “트럼프의 북한에 대한 거친 언변과 군국주의적 관점, 자유주의적 정치에 대한 경멸 등은 수십년간 한국 우파를 지배한 사상과 잘 들어맞았고 트럼프는 한국 보수세력의 협력자처럼 보였다”며 “그러나 최근 반전이 벌어졌다. 트럼프를 좇던 보수세력이 미국과 북한의 긴장완화 국면으로 정체성 위기를 맞이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트럼프 취임 18개월 후 그는 난관에 봉착한 한국 보수세력의 재앙이 됐다”고 했다.

북한에 대한 깊은 적대감과 미국의 군사 동맹에 대한 변함 없는 지지를 바탕으로 정책을 펴온 한국에서 보수주의자들은 이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고 칭찬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하게 됐다는 것이 WP의 상황 분석이다. WP는 “미국 정부가 한국의 좌파 정부를 도울 것이라고 상상도 못 했다”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의 발언도 인용했다. 또 6ㆍ13 지방선거에서의 자유한국당의 참패와 지난해 대통령선거에서 홍준표 후보의 패배,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 등 현재 한국 정치 지형을 상세히 보도했다.

WP는 자유한국당이 2020년 총선까지 보수의 재건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6ㆍ13 지방선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자유한국당 후보로 나섰다 낙선한 강연재 변호사는 “보수가 완전히 바뀌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헤럴드경제

 


홍준표 전 대표 등 우파 인사들 사이에서 드러나는 절망감은 뚜렷하다. 홍 전 대표는 최근 서울 잠실의 한 유명 일본 식당에서 열린 회의에서 빨간색 자켓과 셔츠를 입고 나타났다. 빨간색은 한국 보수를 상징하는 색이다. 트럼프와 비견될 정도의 거친 말투를 자랑하던 그였지만 이제 스스로 그런 모습과는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홍 전 대표는 “트럼프는 외교를 비즈니스 거래와 비슷하게 여기는 사람으로 밝혀졌다”면서 “그는 자신의 말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계를 떠나 최근 미국으로 떠났다. 미국에서 머물며 북한 문제를 연구할 예정이다.

사실 한국 보수 진영의 몰락은 미국과 북한의 긴장완화 국면 이전부터 부패로 인해 시작됐다는 게 WP의 평가다. 보수세력을 대표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몰락시킨 부패 스캔들이 한국 우파 몰락을 가속화시켰다. 2016년 11월까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4%에 불과했는데 이는 한국에서 역상상 가장 낮은 수치다. 당시 박 전 대통령 탄핵 소추는 보수주의자들의 분열을 초래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 출신의 정치인 이준석 씨는 “누군가가 좌회전을 하거나 우회전을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그것은 그들의 선택이다”면서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지하실로 내려가고 있었다”며 당시 보수세력의 분열상황을 설명했다.

보수주의자 일부는 북한과의 대화가 결렬되면 지지자들이 돌아올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2020년 총선에 보수세력이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북한과의 회담을 추진해온 문재인 정권을 지지하는 젊은 유권자들에게 다가갈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고 WP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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