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만큼 매출 오른곳 있나" 소상공인 연대투쟁 예고

김웅진 | 기사입력 2018/07/18 [08:38]

"최저임금만큼 매출 오른곳 있나" 소상공인 연대투쟁 예고

김웅진 | 입력 : 2018/07/18 [08:38]

 간담회 나온 홍종학 장관 "종합대책 마련하고 있는데 나쁜 얘기만 나와 안타깝다"
시각차 확인한 소상공인업계 이사회 열고 강력투쟁 선언
국회·광화문서 천막농성 편의점 동맹휴업 검토키로


파이낸셜뉴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오른쪽 첫번째)이 17일 서울 신대방동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열린 제3차 긴급 임시이사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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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업계가 2019년 최저임금 인상에 반발, 총력 투쟁에 나선다.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소상공인 업계의 입장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데다 17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의 긴급 간담회에서도 이렇다 할 대안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소상공인 업계와 중기부가 해법을 놓고 시각차를 보이고 있어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소상공인 '총력 투쟁' 선언

소상공인 업계는 이날 서울 신대방1가길 소상공인연합회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고 업종별·지역별 강력 투쟁을 선언했다. 오는 24일 총회를 거쳐 △대규모 집회 △최저임금 수용 거부에 따른 노사 자율 근로계약서 홍보 및 배급 △5인 미만 사업장 최저임금 차등적용 부결에 대한 이의 신청 △범소상공인생존권운동본부 조직을 골자로 지역별·업종별 맞춤투쟁을 진행한다. 편의점 업계는 동맹휴업, 야간할증제 도입 등 구체적인 투쟁 방안도 세웠다.

김대준 소상공인연합회 노동인력환경분과위원장은 "소상공인의 지불능력을 외면하고 노동자위원과 공익위원만 참여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결정된 2019년 최저임금 수용 거부를 다시 확인했다"면서 "이사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오는 24일 총회에 안건으로 상정해 본격적인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광화문, 청와대 앞, 국회 등 의미 있는 장소에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현수 전국상인연합회장은 "정부가 내놓은 상가임대료 인하, 카드수수료 문제는 입법으로 해결이 가능하다"면서 "그러나 가장 시급한 문제는 최저임금이다. 상가임대료 인하, 카드수수료 문제와는 별개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지난 2년간 최저임금이 29% 올랐지만 매출이 29% 오른 소상공인 업자가 있느냐"면서 "통계청의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소상공인들이 주로 영위하는 도매 및 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업 취업자가 전년 대비 10만명 이상 감소했다. 자영업자 폐업자수도 100만명을 돌파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현실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소상공인, 중기부 시각차

홍 장관은 소상공인연합회가 이날 진행한 긴급 간담회에 참석했지만 뚜렷한 시각차만 확인했다.

최저임금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고 중기부가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충분히 대변해 왔다는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홍 장관과의 간담회에 앞서 "중기부가 소상공인들의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각인해야 한다"면서 "주무부처인 중기부가 '5인 미만 사업장 소상공인 업종 최저임금 차등화 적용' 등 소상공인의 요구에 구체적 대안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최 회장은 이어 "상가임대차, 카드수수료, 대기업 골목상권 진출 등의 문제는 하나씩 정비되는 추세에 있지만 최저임금은 하늘 높이 올라가고만 있다"면서 "중기부는 소상공인 업계의 간절한 염원과 건의로 만들어졌음을 기억해달라. '소상공인의 수호천사'가 되겠다는 취임 당시의 약속을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홍 장관은 "정부 정책 진행속도가 소상공인과 맞지 않고 정부 정책이 소상공인 매출로 연결되지 않는 문제점이 있다"면서 "임대료나 카드수수료 문제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장관은 이어 "문재인정부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위한 정부"라면서 "정부 출범 이후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위해 63개 대책, 890여개 과제를 발표했다. 이 중 소상공인 대책만 7개, 110여개 과제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의 대변자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는 설명이다.

홍 장관은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5인 미만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요구하는 소상공인의 목소리에 대해 "입장을 잘 전달받았다. 다른 대안도 제시해달라. 나쁜 얘기만 나오는데 안타깝다.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저임금과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 정책을 별개로 봐달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종합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것으로 소상공인의 요구를 비껴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며 인식차를 보였다.

소상공인 업계는 이날 정부에서 획기적인 대안을 내놓으면 총력 투쟁의 수위를 조절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가 별 성과 없이 끝나면서 오는 24일 총회를 통해 '소상공인 모라토리엄'을 계획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연합신보 기자 김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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