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국도 적국도' 없는 트럼프 외교에 지구촌 '혼란'

나순희 | 기사입력 2018/07/18 [08:48]

'동맹국도 적국도' 없는 트럼프 외교에 지구촌 '혼란'

나순희 | 입력 : 2018/07/18 [08:48]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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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북미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각국의 수장들을 만나며 광폭 외교에 나서고 있지만, 이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관계가 좋지 않았던 북한과 러시아 등과는 밀착 외교에 나서면서도, 미국의 동맹국들과는 마찰을 빚으며 지구촌에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미국이 구축했던 국제 질서가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다.

트럼프는 1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의 대통령궁에서 푸틴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 정상은 다자 국제회의에서 별도의 만남을 가진 적은 있으나 양자 공식회담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 개입 의혹에 따지기는커녕 오히려 두둔하는 듯한 인상을 줘 ‘저자세 외교’였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반면 동맹국들을 만날 때는 오히려 적국을 만난듯날선 태도를 보였다. 유럽과 북미 지역 안보를 담당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서는 방위비를 확대하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유럽연합(EU)은 ‘적’(foe)으로 표현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는 독일이 러시아의 가스 도입을 위해 추진하는 가스관 사업을 언급하며 독일이 러시아의 ‘포로’가 됐다는 발언도 서슴지 않고 했다.

영국을 방문했을 때도 무례한 태도를 보여 파문을 일으켰다. 테리사 메이 총리를 만나기도 전에 현지와의 인터뷰에서 메이가 추진하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방법이 옳지 않다고 지적하며, 사표를 낸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외무장관을 훌륭한 총리감이라고 말하는 결례를 범했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를 지낸 마이클 푹스 미국진보센터(CAP) 선임연구원은 가디언지의 기고를 통해 “트럼프와 푸틴 만남으로 세계는 더욱 폭력적이고 어두워지고 있다”며 “유럽에서부터 아시아까지 이어진 트럼프의 외교를 보면, 트럼프는 민주주의로 연결된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파괴하면서 권위주의적 지도자들과는 손을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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