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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 크루즈와의 작별
 
김종분   기사입력  2018/08/10 [07:16]

 

정든 노부부에 “굿바이”/ 트랙 걸어 육지에 도착/ 습기 젖은 묘한 꽃향기/ 거리 사람들 “라 오라나”/ 넉넉한 미소·후한 인심…/“어떤 사람들을 만날까”

아쉬움 대신 설렘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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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페에테에 도착한 크루즈에서 하선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온다. 크루즈 하선을 기념하는 만국기 장식이 낯설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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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선 이후에는 육지 호텔에서 이틀을 더 보낼 계획이다. 크루즈에서 경험하지 못한 타히티의 매력을 여유롭게 느껴보기 위해서다. 크루즈에서 내린 이후에는 일정이 여유 있어 짐을 천천히 꾸리고, 아쉬운 마음에 아침식당을 찾았다. 식당은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승객들로 가득하다. 그동안 가까워졌던 사람들끼리 이메일을 주고받거나 함께 사진을 찍으면서 꼭 연락하라는 당부를 나눈다. 때마침 발코니에서 함께 아침을 맞이하면서 인사를 나누었던 옆 객실 부부가 그동안 고마왔다고 인사를 전한다. 마주칠 때마다 친절한 웃음으로 눈을 마주쳐 주던 노년의 부부 덕에 여행이 더욱 즐거웠다. 아름다운 여행을 함께 해준 부부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사진을 찍고 이메일 주소를 교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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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페에테 항구에 정박해 있는 헬리콥터가 있는 개인 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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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마치고 갑판에 올라가 마주한 하선을 기념하는 만국기 장식이 낯설게 느껴진다. 난간 옆에 사람들이 몰려 있어 무슨 일인지 물어보니 나란히 정박된 멋진 개인 요트를 구경하는 중이라고 한다. 스태프들 역시 저런 보트를 타보는 것이 꿈이라며 자세히 설명해준다. 갑판 위에 헬리콥터까지 내려 앉아 있는 커다란 요트는 마치 크루즈처럼 보인다. 파페에테 항구에서 즐비하게 정박해 있는 멋진 요트들을 내려다보며 승객들과 수다를 나누고 객실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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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에서 경험하지 못한 타히티의 매력을 여유롭게 느끼기 위해 머물 육지 호텔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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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짐을 복도에 내놓으니 이제는 정말 크루즈와의 작별이 다가오는 듯하다. 짐에 부착하는 색깔띠는 색깔별로 하선시간과 그 이후의 일정을 나타낸다고 한다. 짐은 세관검사를 마치고 별도로 하선해 육지에 놓인다. 손 가방짐 역시 미리 선상극장에서 개별 확인 후 체크아웃을 한다. 그동안 선상 제공 프로그램을 선택했거나 기타 용품을 구입한 내역이 담긴 영수증에 따라 비용을 지불한 뒤 객실 카드키를 반납하는 것으로 크루즈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그동안 선상에서 셔틀보트를 타기 위해 매번 신원을 확인하던 스태프에게 인사를 전하고 셔틀보트가 아닌 트랙을 걸어 육지에 다다른다. 아쉬운 마음에 트랙을 내려오면서 자꾸만 뒤를 돌아 크루즈를 바라보게 된다. 육지에 발을 딛고는 크루즈에 마지막 인사를 전한 후, 스태프의 안내에 따라 미리 대기하고 있던 택시에 실린 내 짐을 확인하고 예약해둔 호텔로 향했다. 생각보다 부산스러웠던 하선 과정으로 인해 점심을 먹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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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에선 열대지방의 뜨거운 열기가 숨결을 타고 몸으로 전해진다. 습기에 꽃 냄새가 젖어 있는 듯 묘한 향기가 열기의 불쾌감을 사그라지게 한다. 하선 시 목에 걸어주는 꽃목걸이 향과도 어우러지는 파페에테의 향기는 열대의 꽃, 티아레향과 같다. 프랑스에서 보냈던 학생시절 친구 이름이던 ‘티아레’의 뜻을 이제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폴리네시아에서 자라는 티아레는 타히티를 상징하는 꽃이다. 할머니의 고향이라던 타히티가 이런 곳이었구나 싶다. 고향이 그리워 손녀의 이름을 티아레로 지었을 할머니와 친구의 얼굴이 그리워졌다. 항상 목에 걸고 있던 흑진주 역시 할머니의 유품이라더니 티아레의 모습이 이들과 많이 닮아 있음을 떠올렸다.

호텔 체크인을 하니 바다로 이어진 넓은 모래사장과 태양을 따라 반짝이는 수영장이 눈에 띈다. 물이 지겨울 법하기도 한데 아직까지 바다를 바라보는 것 자체가 휴식이다. 넓고 푸른 바다와 하늘. 경계가 어렴풋하지만 눈물이 맺힐 듯 밝은 태양빛이 푸름을 더하고 환함을 선사한다. 눈이 시리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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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지겨울 법하기도 한데 바다를 바라보는 것 자체가 휴식이다. 호텔에 딸린 모래사장에 나가니 넓고 푸른 바다와 하늘, 눈물이 맺힐 듯 밝은 태양 빛이 푸름을 더하고 환함을 선사한다.


아직 점심을 먹지 못한 터라, 쇼핑몰에 가기 위해 택시를 불렀다. 가까운 거리에 있는 쇼핑몰은 익숙한 프랑스 브랜드이다. 한국에서는 사라졌지만 이곳에서는 성업 중이다. 간단히 끼니를 때우고 저녁 준비를 하기 위해 쇼핑할 겸 슈퍼에서 물건을 구입했다. 머물고 있는 호텔 역시 간단한 취사도구가 준비돼 있어 이것저것 시험 삼아 식품을 구입하고 둘러본다. 해산물과 과일은 너무나도 싱싱하고 저렴하지만 그 외 공산품은 유럽 가격과 별다른 차이가 없어 보인다. 모두 수입을 하기 때문이다. 프랑스 또는 유럽산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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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역시 프랑스 사람과 타히티 사람들 그리고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대부분 프랑스어로 대화하지만 인사는 ‘라 오라나(la Orana)’이다. 원주민들은 서로에게는 타히티 언어를 쓴다. 관광으로 인한 수입 증가와 핵실험으로 얽힌 경제 원조로 인해 일자리를 얻었지만 대가로 아름다운 산호초가 파괴되고 그들의 자존심을 잃은 것은 아닌지 걱정되었다. 학교와 공공장소에서 프랑스어만을 사용하도록 강제하지만 여전히 자율성과 독립을 요구하는 운동이 곳곳에서 일어나듯 타히티 언어를 지키려는 노력도 치열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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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에서 좋은 바닐라와 기념품, 저녁식사를 위한 식료품을 들고 호텔로 들어온다. 내릴 때 알려준 쇼핑몰 카페에서 택시를 불러 달라했더니 이곳으로 데려다준 차량이 다시 나왔다. 퇴근길 여자 친구를 앞좌석에 태운 채 호텔로 데려다준다. 넉넉한 미소를 전해준 여자 친구는 조금 전 자신이 구입한 과일을 후식으로 먹으라며 몇 개 건네준다. 미소만큼 후한 인심을 받고 인사를 건넨다. 동네 친구같은 타히티 사람들의 푸근함을 느끼며 육지에서의 첫날을 마무리한다.

여행가·민트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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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8/10 [07:16]  최종편집: ⓒ 정책평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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