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디젤 엑소더스’ 가속페달 밟는다

김웅진 | 기사입력 2018/08/13 [10:09]

車업계 ‘디젤 엑소더스’ 가속페달 밟는다

김웅진 | 입력 : 2018/08/13 [10:09]

 

연비조작 이어 화재 사태까지 신뢰 추락/ 상반기 디젤차 신규등록 42만대 4.4% ↓/ 전기차 135% 하이브리드차는 12% 늘어/ 친환경 정책 가속… 닛산 등 생산 순차중단

“보조금 줄고 규제 강화… 시장성 떨어져

세계일보

최근 디젤 모델 생산이 중단된 쏘나타


글로벌 자동차업계가 ‘탈디젤’ 움직임에 속력을 내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지난 10일 그랜저, 쏘나타, i30, 맥스크루즈 등 4개 차종 디젤(경유) 모델 생산을 중단했다.

디젤 차량은 과거 연비 조작 사태에 이어 최근 디젤엔진 부품 결함에 따른 BMW 차량 화재 사고까지 집중 발생하면서 소비자 신뢰가 계속 추락하는 중이다. 전 세계적으로 강화하는 환경 규제에 힘입어 친환경차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디젤 차량의 빈자리를 메울 것이란 게 일반적인 업계의 관측이다.

◆디젤·가솔린↓하이브리드·전기↑

12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디젤 차량 신규등록 대수는 전년 동기(43만9700대) 대비 4.4% 줄어든 42만329대를 기록했다. 여전히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감소세가 두드러진 모습이다. 실제 경유차 비중은 계속 줄어들고 있는 중이다. 2015년 전체 차량 중 절반 이상인 52.5%를 차지했던 디젤 차량은 2016년 절반 아래인 47.9%를 기록한 후 올해 상반기 기준 45.2%까지 떨어졌다. 가솔린(휘발유) 차량도 올해 상반기 신규등록 대수가 38만6964대로 전년 동기(39만5381대) 대비 2.1%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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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디젤 모델 생산이 중단된 그랜저. 현대자동차 제공


같은 기간 그 빈자리를 메우며 몸집을 키운 건 친환경차인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였다. 하이브리드차는 올해 상반기 신규등록 대수가 4만2445대로 전년 동기(3만8005대) 대비 11.7% 늘어난 모습을 보였다. 전체 차량 중 점유율은 4.6%였다. 상반기 기아차의 K5HEV·PHEV, 쉐보레 브랜드의 말리부HEV, 렉서스 LS500h 등 하이브리드차 신규 모델이 쏟아진 바 있다.

전기차는 1만1847대로 전년 동기(5045대) 대비 무려 134.8% 몸집을 불렸다. 반기 기준 신규등록 대수가 1만대 이상을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점유율은 1.3%였다. 정부 구매보조금·세금감면 혜택 확대가 전기차 성장에 힘을 보탠 걸로 분석됐다. 정부보조금 지급 규모는 지난해 1만4000대에서 올해 추가경정예산 계획분까지 포함해 2만8000대까지 늘어났다. 세제 혜택도 개별소비세 감면한도가 기존 2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증가했다.

◆글로벌 車 업계 ‘디젤 엑소더스’ 바람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도 탈디젤 바람이 거세다. 영국, 프랑스, 중국 등 주요 국가가 친환경정책 차원에서 디젤 차량 판매 금지 등 강력 규제를 예고하는 상황에서 주요 업체들은 일부 지역에서 디젤 차량을 철수시키거나 아예 디젤엔진 개발을 중단하면서 탈디젤 바람에 선제 대응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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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일본 닛산자동차는 디젤엔진 개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일부 공장에서 제작하는 디젤엔진은 당분간 생산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요코하마 공장 등에서 진행되는 상용차용 디젤엔진 2종의 생산은 2020년대 들면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승용차의 경우 일본,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이미 디젤 차량 판매를 종료한 상태였다. 유럽 시장에서도 승용차 신차 모델에 디젤엔진을 탑재하지 않는 방식으로 2021년까지 단계적 철수 예정이다. 닛산은 미쓰비시자동차, 프랑스 르노와 3사 연합으로 세계 시장 선두를 다투는 업체다.

다른 일본 업체도 마찬가지로 디젤 차량 판매 중단 움직임을 보이는 중이다. 토요타자동차는 일부 대형차를 제외하고 유럽시장 투입 승용차에 디젤엔진 탑재를 순차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혼다도 앞으로 유럽시장에 새로 투입할 승용차에 디젤엔진 탑재를 순차적으로 중단할 방침이다. 혼다도 올해 하반기 유럽시장에 투입할 SUV CR-V에 디젤 모델을 제외하기로 한 바 있다.

피아트크라이슬러도 승용차부문 디젤 승용차 생산을 2022년까지 완전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최근 밝혔다. 스웨덴 볼보자동차도 2019년부터는 순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소형 가솔린 엔진과 대형 전기배터리를 결합한 일명 ‘마일드 하이브리드’만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15년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이후 디젤에 대한 소비자 반감이 커진 데다 유럽 중심으로 정부가 디젤차 보조금까지 줄이면서 시장성이 많이 떨어졌다”며 “거기다 배기가스 규정까지 대폭 강화해 디젤 엔진 개발 비용이 상당히 늘어 업체 입장에서도 디젤을 고수할 요인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연합신보 기자 김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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