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일본처럼… 한국도 입국장 면세점 만든다

김웅진 | 기사입력 2018/08/14 [08:32]

중국·일본처럼… 한국도 입국장 면세점 만든다

김웅진 | 입력 : 2018/08/14 [08:32]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입국장 면세점의 도입이 해외여행을 하는 국민의 불편을 덜어주면서 해외 소비의 일부를 국내로 전환하고 외국인들의 국내 소비를 창출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며 "관계 부처가 부작용의 보완 방안까지 포함해 (입국장 면세점) 도입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말했다. 사실상 입국장 면세점의 도입을 지시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중소, 중견기업이 (입국장 면세점으로) 혜택을 볼 수 있게 해달라"고도 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면세점은 출국(出國) 시에만 이용할 수 있고, 입국 시에는 면세점이 없다. 세제 당국인 기획재정부는 2003년부터 인천공항 입국장에 면세점을 설치하는 문제를 두고 관세청, 공항공사 등 유관 기관과 함께 협의해 왔지만 도입이 성사되지 못했다.

국가정보원 등에서 "입국장이 혼잡해져 보안과 입국 심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완강하게 반대했고, 입국장 면세점을 허용하면 기내 쇼핑 시장이 잠식당하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사들의 저항이 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외여행자가 출국 시 공항 면세점에서 물건을 사면 여행 기간 내내 이를 가지고 다녀야 하는 불편이 있고, 한 푼의 소비라도 국내로 끌어들이는 데 입국장 면세점의 부재(不在)가 장애 요인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여행객들이 입국할 때 주로 사는 양주나 담배는 기내에서 판매하지 않을 경우, 여행 기간 내내 챙겨 다니기엔 불편한 것들이다. 실제로 인천국제공항공사가 2002년부터 10차례에 걸쳐 1만9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응답자의 83% 이상이 입국장 면세점 도입에 찬성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이 2년 전 입국장 면세점 19곳을, 일본이 작년 9월 나리타공항에 입국장 면세점을 개장하는 등 주변 경쟁국의 입국장 면세점 설치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기재부에 따르면 전 세계 71개국 135개 공항에 이미 입국장 면세점이 설치돼 있다.

대통령의 공개 지시가 떨어지자 정부는 관세법, 부가가치세법 등 관련 법령 개정 검토에 착수했다. 이르면 연내 입국장 면세점 개장을 위한 법 개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입국장 면세점 도입에 대해 대기업 면세점들은 "매출이 크게 늘 요인이라고는 볼 수 없다"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입국장 면세점의 고객은 어차피 내국인이 대부분이라 새 고객층이 생겨나는 것은 아니어서다. 일부에선 "국내 소비가 줄어드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차라리 면세점 구매 한도를 지금보다 높이고, 입국장에는 면세점보다는 물건을 찾는 인도장을 만드는 게 낫다"는 반응도 나온다. 

연합신보 기자 김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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