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발표 한달…편의점 이어 외식업 주가도 지지부진

김웅진 | 기사입력 2018/08/14 [08:38]

최저임금 인상 발표 한달…편의점 이어 외식업 주가도 지지부진

김웅진 | 입력 : 2018/08/14 [08:38]

 지난달 14일,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10.9%(820원) 인상한다고 발표한지 한 달이 지났다. 최대 피해주로 평가받던 편의점주는 소폭 반등했지만, 외식업주로 임금 인상에 대한 우려가 번져나가는 상황이다. 최저임금 인상 수혜주로 꼽혔던 금융자동화기기(키오스크) 관련 종목들의 주가는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식업종 주가는 인건비 상승에 외식 소비부진까지 겹쳐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신세계푸드(031440)는 지난달 2일 최고가(17만8500원)를 경신하는 등 오름세를 보여왔으나, 13일 기준으로는 도리어 11만9500원까지 떨어졌다.

신세계푸드가 3일 공시한 2분기 실적이 하락세에 쐐기를 박았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신세계푸드의 올해 2분기(4~6월) 잠정 영업이익은 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9.2%(16억원) 줄어들었다. 지난달 16일 최저임금위원회의 발표 이후에만 시가총액 약 1000억원어치가 증발했다.

조상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세계푸드의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증가는 약 270 억원”이라며 “이 중 약 220억원 정도만 외식·급식 단가 인상과, 인력 효율화 등을 통해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수익성이 높은 식품 제조 매출의 증가가 인건비 증가분을 상쇄할 만큼 빠르게 나타나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CJ프레시웨이(051500)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최저임금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하락한 뒤 좀처럼 오름세를 타지 못하고 있다. 한 달 사이 각각 6.73%(2200원) 하락했다. CJ프레시웨이의 경우 10일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나마 또 다른 외식업체 #현대그린푸드##는 1.11%(150원) 내린 1만3400원에서 머물고 있다.

무엇보다 외식업 관련 거시 지표들도 밝지 않아 부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매달 조사하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외식비 지출 전망 지수는 지난달 92로 올해 최저점을 기록했다. 그만큼 앞으로 외식비를 줄이겠다는 가구가 늘어났다는 뜻이다.

◇ “이슈만큼 실적으로 확인시켜줘야”

최저임금 인상 수혜주로 분류됐던 키오스크 관련 주들은 반짝 상승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키오스크 단말기를 생산하는 케이씨에스(115500)의 경우 최저임금위원회 발표 직후 3일 동안 주가가 14.39%(770원) 치솟아 지난달 18일 종가 6120원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이후 꾸준히 하락해 13일에는 517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간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상황이다.

키오스크 테마주로 분류된 한국전자금융(063570)(-2.4%)과 한국정보통신(025770)(-6.61%), 나이스정보통신(036800)(-9.03%) 역시 모두 지난달과 비교해 내림세다. 그나마 푸른기술(094940)(47.79%)이 올랐지만, 최저임금 효과보다는 남북경협주로 분류된 덕이 컸다.

성현동 KB증권 애널리스트는 “개별 종목마다 최저임금 외에도 여러 이벤트가 있으므로 변동이 생기기 마련”이라며 “결국 이슈가 된 만큼 성과로 이어질지 여부를 실적으로 확인시켜줘야 한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실적에 따라 주가가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저임금 대표 피해주로 꼽혔던 편의점주가 8월 들어 회복세를 보인 것도 실적 덕분이었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저임금에 대한 공포감 탓에 편의점 종목 주가가 실적 대비 너무 낮아졌다”고 말했다.

GS리테일(007070)이 9일 공시한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55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9%(26억원) 늘어났다. 인건비 비용이 증가한 분 이상으로 판관비를 줄인 덕이었다.

BGF리테일(027410)은 올해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564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지난해 11월 인적분할로 설립됐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증권사들은 전년 동기보다 영업이익이 19.7% 감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다소 부진했지만 예상했던 수준으로 평가했다.

이런 실적 내용이 공시 이후 주가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GS리테일은 9일부터 13일까지 7.95%(2600원)의 상승률을 보였고, BGF리테일은 0.3%(500원) 올랐다. 

연합신보 기자 김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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