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영장 청구’에 경찰은 좌불안석

권오성 | 기사입력 2018/08/17 [09:33]

‘김경수 영장 청구’에 경찰은 좌불안석

권오성 | 입력 : 2018/08/17 [09:33]

 발부 땐 부실수사 비난 커져

당시 수사팀 특검 조사 가능성도

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 댓글조작 관련 부실수사 규탄 자유한국당.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드루킹 댓글공작 의혹 사건과 관련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비상 의원총회를 마친 뒤 서울지방경찰청을 항의 방문해 이주민 청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 서재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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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익범 특별검사팀이 15일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댓글조작 공모 혐의)하면서 특검 이전 수사를 전담해왔던 경찰 내부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영장이 발부될 경우 부실 수사 논란에 휩싸였던 경찰을 향한 비난과 책임론이 한층 가열될 수 있어서다.

무엇보다 경찰과 특검은 김 지사 수사 과정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경찰은 주범인 드루킹 김동원(49ㆍ구속기소)씨에게 텔레그램 메신저로 인터넷 기사 주소(URL)를 10건 보내는 등 댓글 조작 관여 의혹이 있었던 김 지사(당시 후보 신분)를 5월 4일 참고인 신분으로 한 차례 소환하면서 봐주기 수사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소환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드루킹 김씨가 이끌었던 경제적공진화모임이 김 지사에게 2,700만원을 쪼개기 후원한 사실이 포착되고, ‘경기 파주 사무실로 찾아 온 김 전 의원(지사)에게 킹크랩(댓글 조작 프로그램)을 시연했다’는 이른바 ‘드루킹 옥중서신’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재소환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경찰의 추가적 움직임은 없었다. 당시 이철성 경찰청장은 “6ㆍ13 지방선거 이전에 재소환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해명을 내놓았지만, 지방선거 이후에도 소환은 하지 않았다.

반면 특검팀은 김 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두 차례 불러 드루킹과의 대질신문을 포함, 38시간의 고강도 조사를 벌였다. 또 드루킹과 김 지사의 만남을 주선한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물론이고, 드루킹이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한 도모 변호사를 대면한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 경찰이 소환 못한 여권 핵심 인사들을 포토라인에 세웠다.

이 때문에 경찰 안팎에서는 김 전 지사가 구속될 경우 ‘수사 의지와 능력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설상가상으로 특검 수사가 탄력을 받아 기간까지 연장된다면 수사 책임자였던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을 비롯, 당시 경찰 수사팀이 특검 조사를 받을 처지에 놓일 수도 있다.

다만 ‘빈손 특검’ 논란을 피하기 위한 면피성 영장청구라는 분석도 있는 만큼 차분히 결과를 지켜보자는 분위기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특검이 막바지에 영장을 쳤다는 것은 특검 입장에서도 수사가 쉽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경찰은 수사 자료를 모두 특검에 넘기는 등 협조 요청에 성실히 응해 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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