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밍아웃'시대...애니메이션이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

김종분 | 기사입력 2018/08/20 [11:23]

'덕밍아웃'시대...애니메이션이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

김종분 | 입력 : 2018/08/20 [11:23]

 

스포츠서울


  어떤 대상에 대한 개인의 취향과 애정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것이 부끄럽지 않은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이 반영되면서 ‘덕후’와 ‘커밍아웃’의 합성어인 ‘덕밍아웃’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이에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덕심’을 자극하는 다양한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변화를 반증하는 한 예로 지난해 아이돌 굿즈 시장 매출은 연 1000억 원에 달했다.

인크루트 취업 포털 사이트 조사 결과 성인 84%가 ‘덕질’ 기질이 있다고 평가하는 지금, 이제 더 이상 ‘덕심’을 낮추어 보거나 우습게 볼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과거 대표적인 ‘덕후 장르’였던 애니메이션 또한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듯 다양한 모습으로 ‘입덕’을 유도하고 있다.

당당하게 내 취향이 존중받는 시대, ‘덕질’하기 좋은 애니메이션 두 편을 소개한다.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사로잡는 개성 강한 캐릭터
지난해 SPA 브랜드 스파오와 컬래버레이션하며 품절 대란을 일으킨 핀과 제이크의 어드벤처 타임(Adventure Time)은 이미 국내외에서 탄탄한 팬덤을 자랑하는 7세 이상 관람가 미국 애니메이션이다. 인간 소년 핀이 자유자재로 몸을 변형시킬 수 있는 말 하는 개 제이크와 함께 다양한 모험을 하기 위해 떠나는 이야기를 그린 애니메이션으로, 한 편당 10분이라는 짧은 러닝 타임 덕분에 가볍게 보기 좋다.

어린이 대상 애니메이션이라고 핀과 제이크 어드벤처 타임을 단순히 유치하게 본다면 큰코 다친다. 우스꽝스러운 유머와 창의적인 이야기, 다양한 등장인물들과 그들이 선보이는 톡톡 튀는 개성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이들의 덕심을 자극한다. 특히, 마음을 숨기고 툴툴거리는 울룩불룩 공주나 사랑이 필요한 악당 얼음대왕 등 작품 속 다양한 캐릭터 중 나만의 ‘최애’가 생기는 건 시간 문제. 실제로 핀과 제이크의 어드벤처 타임은 각 캐릭터마다 ‘덕후몰이’를 하기로 유명하니 그 매력이 궁금하다면 당장 이들과 모험을 떠나보자.

스포츠서울


◆성인용 블랙코미디도 애니메이션이 대세
아직도 블랙코미디 애니메이션으로 심슨(The Simpsons)밖에 모르는 친구가 있다면 넷플릭스로 고개를 들어 보잭 홀스맨(BoJack Horseman)을 보게 하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된 보잭 홀스맨은 90년대 가족 시트콤으로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주인공 보잭 홀스맨이 이후 20년간 별다른 작품을 찍지 못한 채 보내는 생각 없는 나날들을 그리는, 편당 25분의 짧은 애니메이션이다.

자존심은 세지만 자신감은 바닥을 치는 보잭 홀스맨이 멋대로 보내는 ‘될 대로 되라’ 식의 하루가 한심하면서도, 어쩐지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리는 우리들에게 심심한 위로가 된다. 아마도 그건 완벽을 추구하고 행복을 강요하는 현실을 벗어나, 물 흐르듯 시간에 자신을 맡긴 보잭 홀스맨의 삶에 대리만족을 느끼기 때문이 아닐런지.
단순한 듯하면서도 캐릭터의 특징을 포인트한 그림체와 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동물 캐릭터들로 가득한 보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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