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가격 하락에 속 터지는 BMW 리스 구매자들

김웅진 | 기사입력 2018/08/21 [11:59]

중고차 가격 하락에 속 터지는 BMW 리스 구매자들

김웅진 | 입력 : 2018/08/21 [11:59]

 BMW 화재사고로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BMW 차량을 리스로 구매한 차주들이 국토교통부의 운행정지 명령과 중고차 가격 하락으로 큰 손해를 보게 됐다. BMW측이 "별도 보상안은 없다"고 밝히자 집단 소송에도 참여하고 나섰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리스 계약을 통해 BMW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BMW의 무책임한 태도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운행정지 명령으로 인해 실제 차를 타지 못하는 안전진단ㆍ리콜 등으로 차량을 운행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매월 꼬박꼬박 리스료를 부담해야하고 중고차 가격 하락으로 리스 만기 계약시 시세보다 비싼 값에 차를 인수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지난 2014년 BMW 520d를 리스로 구매한 차주 A씨는 100만원이 넘는 리스료를 내고서도 국토부의 운행정지 명령 때문에 차량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중고차 시세마저 떨어지자 A씨는 할 말조차 잃었다. 올해 7월 리스 만기가 다가오자 A씨는 차량 명의를 다른 사람에게 이전하고 매도자가 잔금을 지급하고 인수하도록 하는 완납승계 방식을 활용해 계약을 마무리 지으려했다. 하지만 갑자기 중고차 가격이 떨어지면서 개인은 물론 중고차 딜러, 금융기관도 구매를 거절했다.

중고차 매매 플랫폼 SK엔카닷컴에 따르면 8월 들어 2015년식 BMW 520d 차량의 전주 대비 중고차 가격 하락폭은 약 1% 수준으로 확대됐다. 평상시 가격 하락폭은 0.3% 안팎이었으나 화재 사건이 불거지기 시작한 7월말 이후부터 가격 변동폭이 확대됐다. A씨는 결함이 있는데다 중고차 시세 하락이 뻔히 보이는 차량을 울며 겨자먹기로 인수할 수 밖에 없게 됐다.

A씨는 "회사의 신용도 하락으로 일어난 사건인데 BMW파이낸셜코리아 측은 만기인수 시 일시에 상환을 요구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에 대한 고려없이 리스연장 불가를 통보하고 상환을 독촉하니, 사채라도 끌어다 목돈을 마련해야할 지경"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아시아경제

리콜이 시작된 20일 BMW 서비스센터가 BMW 리콜 대상 차량들로 붐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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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파이낸셜코리아는 차량 리스, 할부 구매 등 금융상품을 제공하는 BMW의 공식 금융법인이다. 리스업계 관계자는 "BMW파이낸셜코리아가 계열사이긴 하지만 별도의 법인인만큼 정해진 계약사항을 이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회사 리스크에 따른 리스 차주들에 대한 보상은 BMW코리아 또는 BMW 본사가 검토해야한다"고 말했다.

BMW코리아 측은 "현재까지 리스 고객들을 위한 별도의 보상 방안을 검토하고 있진 않다"며 "진행중인 안전진단과 리콜 작업에 우선순위를 두고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반응에 리스 구매자들은 BMW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에 가담했다. 법률대리인을 맡은 하종선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차량을 이용하지 못하는데다 결함이 있는 차량이기에 차 값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리스료를 부담하고 있다"며 "이에대한 정신적ㆍ심적 피해까지 감안해 리스 구매자들도 소송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연합신보 기자 김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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