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 목사 석방 협상 관련, 터키에 양보 없다”

나순희 | 기사입력 2018/08/21 [12:06]

트럼프 “美 목사 석방 협상 관련, 터키에 양보 없다”

나순희 | 입력 : 2018/08/21 [12:06]

 미국과 터키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각) 미국인 목사 석방을 둘러싼 협상에서 터키에 "양보는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백악관에서 가진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터키가 앤드루 브런슨 목사를 억류 조치하고 있는 것에 관해 "터키의 행동은 매우 슬픈 일이고, 나는 그들이 끔찍한 실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브런슨 목사 석방 협상에서) 양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런슨 목사 석방을 위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이미 협상했다 생각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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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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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기간 에르도안 대통령을 만났고, 그의 요청에 따라 미국이 이스라엘에 억류된 터키 여성 석방을 보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 대가로 에르도안 대통령이 브런슨과 다른 억류된 미국인들을 석방할 것으로 생각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7월 15일 터키 여성 에브루 오즈칸을 풀어줬다. 그러나 터키는 이후 브런슨 목사의 석방을 약속한 적이 없다며 그를 가택연금 조치하는 데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 "나는 그(에르도안 대통령)를 위해 사람을 보냈다. 그가 매우 순수하고, 훌륭한 아버지이자 위대한 기독교인(브런슨 목사)을 터키에서 석방하길 바란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나는 터키와 터키인들을 매우 좋아한다. 지금까지 나는 에르도안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며 "그러나 관계는 일방적일 수 없다. 이제 더 이상 미국의 ‘일방통행’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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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정부가 2016년 10월 7일부터 억류 조치한 미국인 복음주의 목사 앤드루 브런슨(50)이 2018년 7월 25일 교도소를 나와 가택연금 조치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에 부과한 경제 제재로 동맹 관계인 유럽 국가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는 "나는 그것을 우려하지 않는다. 이것(경제 제재)은 적절한 조치"라고 답했다.

미국과 터키는 브런슨 목사 억류 문제로 갈등을 벌여 왔다. 미국은 브런슨 목사를 비롯한 다른 억류된 미국인들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지만, 터키는 이를 거부했다. 양측 협상에 진전이 없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터키산 철강·알루미늄에 적용하는 관세를 2배 인상하기로 했다. 이후 터키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주변 신흥국을 비롯한 유럽 금융 시장이 영향을 받고 있다. 터키 측은 이후 터키 은행에 대한 미 당국의 조사를 유예하는 조건으로 브런슨 목사를 석방하겠다는 뜻을 미국 측에 제안했지만, 미국이 이를 거부했다.

이와 관련, 터키는 20일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WTO 성명에 따르면 터키는 "미국의 조치는 WTO의 세이프 가드(긴급수입제한) 협정과 GATT(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등 조항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60일 간 합의 기간을 갖게 되며, 만약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이 건은 WTO의 분쟁해결기구(DSB)로 넘어가 조정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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