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도둑’ 골다공증 막으려면… 칼슘 섭취ㆍ운동이 묘약

김종철 | 기사입력 2018/08/21 [12:17]

‘조용한 도둑’ 골다공증 막으려면… 칼슘 섭취ㆍ운동이 묘약

김종철 | 입력 : 2018/08/21 [12:17]

 50세 이상 5명 중 1명 꼴로 발병

뼈 골절 전까지는 별 증상 없어

약물 치료 땐 골절 위험 크네 줄어

60세 이상 정기적 골밀도 검사를

칼슘ㆍ비타민D 충분히 섭취하고

등산ㆍ걷기 등 운동도 예방 효과

한국일보

골다공증으로 인해 50세를 넘긴 여성의 29% 정도가 뼈가 부러질 위험을 안고 있다. 하지만 골밀도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 사람은 3분 1 정도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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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모(78ㆍ여)씨는 얼마 전 자동차에서 내리다가 발을 잘못 디뎌 살짝 넘어졌다. 하지만 엉덩방아를 찧은 곳이 계속 아파 정형외과를 찾았다가 엉덩이관절(고관절) 골절 진단을 받았다. 넘어졌을 뿐인데도 골다공증이라 엉덩이관절이 부러졌다는 설명을 들었다.

김씨처럼 낙상으로 통증이 생겨도 대수롭지 않게 여겨 파스나 진통제로 버티다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정호연 대한골대사학회 이사장(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은 “310만명으로 추산되는 골다공증 환자가 엉덩이 관절 골절 후 사망률은 일반인 대비 남성에서 12배, 여성에서 11배 늘어난다”며 “골절이 발생하기 전 조기부터 골다공증을 적절히 관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50세 이상, 골다공증 유병률 22.4%

35세가 넘으면 뼈는 성장을 멈추고 밀도는 점점 떨어지게 된다. 골다공증은 뼈에 구멍이 생기는 병이다. 골밀도검사에서 T점수가 ‘-2.5 이하’이면 골다공증, -1.0~-2.5이면 골감소증으로 진단한다. 하지만 뼈가 부러지기 전까지 별 증상이 없어 ‘조용한 도둑’으로 불린다.

대한골대사학회가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2008~2011년)를 분석한 결과, 50세 이상에서 골다공증은 22.4%였으며, 골감소증은 47.9%였다. 특히 나이가 많을수록 골다공증이나 골감소증이 크게 늘었다. 10세 단위로 나이가 들수록 골다공증이 2배씩 늘었다. 특히 여성은 폐경기인 50대 때부터 골다공증과 골감소증이 급증했다.

여성의 경우 60대에서 골다공증이 36.6%, 골감소증은 54.2%, 70대 이상은 골다공증 68.5%, 골감소증 30%였다. 여성이 70대가 넘으면 98.5%가 뼈에 문제가 있었다.

남성도 60대에는 골다공증이 7.5%, 골감소증은 47.6%, 70대가 넘으면 골다공증이 18%, 골감소증은 55.9%였다. 남성도 70대가 넘으면 73.9%가 뼈 건강이 문제였다.

골다공증이 무서운 이유는 골절을 일으키고, 특히 고령층에게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65세 이상 고령인은 한해 20%가량이 넘어지고, 낙상한 고령인의 10~20%가 뼈가 부러졌다.

정호연 대한골대사학회 이사장은 “골다공증 골절 환자는 2008년 인구 1만 명당(50세 이상) 112.9명에서 2013년 140.1명으로 매년 4%씩 늘고 있다”고 했다. 한 연구에 따르면, 50세 이상 여성이 줄을 때까지 골다공증성 골절을 한번 이상 생길 확률은 29%로 남성보다 2.7배 높았다. 골다공증 골절로 인한 의료비도 2008년 이후 계속 늘어나 2013년에는 엉덩이관절 골절이 919만원, 척추 골절은 499.5만원이나 됐다.

오종건 고려대 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낙상으로 인한 고령 환자의 엉덩이관절 골절을 방치하면 6개월 이내 2차 합병증이 생기고, 이 때문에 50% 이상 사망한다”며 “빠른 치료와 신속한 재활로 고령 환자의 신체기능이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여성 골다공증 치료율 36%에 그쳐

골다공증으로 인한 엉덩이관절이나 척추 골절이 2025년에는 1.4배가 늘어날 전망이다. 신정호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을 예방하려면 적절한 약물 치료가 중요한데, 비스포스포네이트제제를 투약하면 38% 정도 골절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골다공증의 약물 치료율은 여성은 36%, 남성이 16%에 그치고 있다(2010년 건강보험공단 자료).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의 약물 치료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특히 다시 골절 위험이 높은 환자는 6개월 내 약물 치료율이 전체 41%이지만 50대는 14%에 불과했다. 약 처방을 받은 환자도 39%는 6개월 내 중단했으며, 1년 이상 복용하는 경우는 24%에 그쳐 환자의 약 복용 인식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60세 이상이면 별 증상이 없어도 1~2년마다 골밀도검사를 받는 게 좋다. 여성은 폐경에 의한 호르몬 변화가 있어, 폐경 이후 한번쯤 골밀도를 확인해야 한다. 지난해까지 66세 때에만 무료로 골밀도 검사를 받았지만 올해부터 54세에도 한 차례 더 골밀도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골다공증 골절을 예방하려면 모든 연령층에서 칼슘과 비타민D를 섭취해야 한다. 김하영 원광대 산본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칼슘은 하루 800~1,000㎎ 섭취가 권장되며, 1차적으로 우유 멸치 해조류 두부 등의 음식으로 먹고 부족하면 영양제 복용을 권한다”고 했다. 비타민D는 햇볕을 쬐면 피부에서 생성되지만 자외선차단제를 쓴다면 하루 800 단위 정도의 비타민D 보충제를 먹는 게 좋다.

골다공증 예방에 좋은 운동으로는 등산이나 걷기, 조깅 등을 체력에 맞는 강도와 횟수로 하면 된다. 지나친 술과 담배, 커피, 무리한 다이어트는 삼가야 한다. 한번 골절했으면 다시 부러질 위험이 매우 높으므로 반드시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정 학회 이사장은 “골다공증 치료제는 다양하고 최근에는 6개월에 1회 피하주사를 하는 방법이 등장하는 등 관리 편의성이 높아졌다”며 "노인 인구가 골다공증을 조기에 치료할 수 있도록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일보

정상인의 뼈(왼쪽)와 골다공증 환자의 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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