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이폰, 화면·가격만 키웠다
남현숙 | 입력 : 2018/09/14 [08:33]
"더 커진 아이폰, 더 높은 가격을 과시하다."(미국 뉴욕타임스)
"전작(前作)과 약간 다를 뿐 거의 똑같다."(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미국 스마트폰 업체 애플이 12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고 아이폰X(텐)S와 XS맥스, XR 등 세 가지 아이폰과 애플워치4를 공개했다. 새 아이폰은 전작보다 화면이 커졌고 카메라, AP(두뇌 역할의 반도체), 배터리 등 모든 기능이 조금씩 업그레이드됐지만 시장의 주목을 끌 만한 혁신적인 변화는 없었다는 평가다. 오히려 '전문 의료기기'로 진화한 애플워치4가 혁신을 보여줬다.
◇ 변화 없는 아이폰, 주목받은 애플워치
애플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3종의 아이폰 신제품을 선보였다. 프리미엄 모델인 아이폰XS는 5.8인치, XS맥스는 6.5인치의 대화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화면을 탑재했다. 삼성전자의 갤노트9(6.4인치)보다도 화면이 더 큰 아이폰이 등장한 것이다. 보급형 모델인 아이폰XR은 6.1인치 액정표시장치(LCD) 화면을 달았다. 가격은 최소 749달러에서 최고 1499달러다. 보급형 모델도 부가가치세(10%)를 더하면 100만원 선이다.
외관은 전작인 아이폰X과 거의 차이가 없다. 하지만 애플은 자체 개발한 'A12 바이오닉' 반도체를 탑재해 정보 처리 속도가 15% 빨라졌다고 밝혔다. 배터리 수명도 30분 이상 늘렸고, 저장 공간도 최대 512GB(기가바이트)까지 확장했다. 카메라 기능도 개선했다. 사진을 한 번 찍으면 4장을 한꺼번에 촬영하고 이를 합성해 사진의 화질과 색감을 최대한 개선해주는 기능이 탑재됐다.
하지만 혁신적인 변화는 없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다음 달 신작 스마트폰을 선보이는 중국 화웨이조차 이날 트위터에 "변하지 않아 고맙다"고 비꼴 정도였다. XS 시리즈 출시일은 이달 21일, XR은 한 달 뒤인 10월 26일이다. 한국은 또 1·2차 출시국에서 모두 제외돼 11월쯤 출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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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공개 행사에서 주목받은 제품은 애플워치4였다. 이 제품은 기존의 심장 박동을 넘어 심전도(心電圖)까지 정밀하게 체크하는 기능을 탑재했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정식으로 전문 의료기기 인증을 받았다. 애플워치의 동그란 용두(龍頭) 부분에 손가락을 대고 30초간 기다리면 정밀하게 심장의 전기신호를 체크할 수 있다. 결과는 문서 형태로 저장돼 의사와 주고받으면서 원격의료도 받을 수 있다. 길을 가다 사용자가 넘어지면 이를 자동으로 인지하고, 60초간 응답이 없으면 자동으로 긴급 구조요청을 하는 기능도 탑재했다. 단 이 기능을 활용하려면 각국 보건 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다. 한국에서는 당장 애플워치4가 출시되더라도 심전도 측정 기능을 이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애플, 아이폰 가격 또 인상
애플은 아이폰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가격을 또 인상했다. 이번에 출시된 아이폰XS 맥스는 가장 비싼 모델이 1499달러(약 168만원·세금 제외)로 역대 최고가다. 작년에 출시했던 아이폰X의 최고가 모델과 비교하면 300달러(약 33만 7000원)나 가격이 올라갔다. 이번에 선보인 아이폰 신제품 3종의 평균 판매가도 949달러로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포화된 스마트폰 시장에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가격 인상을 택했다"고 분석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연평균 2% 성장에 그치는 데다 중국 화웨이·샤오미 등이 중저가의 고성능 제품으로 시장을 잠식하는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를 보기는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애플은 판매량 기준 지난 2분기부터 중국 화웨이에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위 자리를 내준 상태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신흥국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삼성·화웨이·샤오미 등 경쟁사들과는 달리, 프리미엄 시장에 집중하는 정반대의 전략을 택했다"며 "아이폰XS 시리즈가 성공을 거둘 경우 애플은 프리미엄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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