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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동영상 전략..."힙합바지 입은 꼰대?"
 
김종분   기사입력  2018/09/14 [08:38]

 비즈니스 전략과 기술 고도화만 난무

 

국내 동영상 플랫폼 시장은 유튜브 천하다.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8월 기준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유튜브에서 총 333억분을 보낸 것으로 집계됐다. 199억분을 기록한 카카오톡을 누르고 부동의 1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전 연령에서 유튜브의 강세가 확인된다.

유튜브는 동영상 서비스에 불과하지만, 최근 포털의 검색 서비스를 넘보면서 국내 ICT 생태계 전반을 공포에 떨게 만드는 중이다. 이대로 가면 동영상은 물론, 국내 ICT 플랫폼 산업 전체가 구글에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말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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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생태계가 보인다. 출처=픽사베이

유튜브의 강세는 다양한 요인이 작동했지만, 제일 문제 삼아야 할 부분은 법이다. 국내 법이 이상하다. 글로벌 ICT 기업에게는 자유로운 영업 환경을 열어주면서 국내 기업은 옥죄고 있다. 망 사용료 분쟁이 대표적이다. 네이버는 통신사에게 1년 기준 약 7000억원의 망 사용료를 내고 있으나, 유튜브는 0원이다. 곽규태 순천향대학교 교수는 지난 5월 열린 'ICT 역차별과 디지털 주권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한 토론회에서 국내 기업과 글로벌 기업의 역차별 문제를 거론하며 “헤비급 남자 선수가 여자 격투기 선수와 경기를 하는데 남자 선수에게 무기까지 쥐어주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디테일한 사용자 경험으로 들어가면 역시 광고시간이다. 유튜브의 정책이 변하고 있으나 일반적으로 유튜브는 5초 광고, 네이버를 비롯한 국내 포털 동영상 광고는 15초다. 포털의 손을 떠난 문제지만 10초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현재 유튜브는 밀레니얼부터 50대까지 모든 연령층이 찾는 플랫폼이 됐다. 10대들은 왜 유튜브를 쓰는가? 지금 10대들은 일반적인 방식과 전혀 다르게 ICT 세상과 소통한다. 10대들은 무엇(What)은 기본이고, 어떻게(How)를 찾는다. 물론 무엇에 대한 궁금증에 대한 답도 전제되어야 하며, 현재의 포털은 '어떻게'도 비교적 자세히 보여준다. 만약 '피자를 만드는 법'이 궁금할 경우 지금까지 우리는 네이버 검색창에 텍스트로 입력해 텍스트와 이미지로 설명된 카페와 블로그 콘텐츠를 확인한다. 반면 동영상은 여기에서 '어떻게'를 더욱 확실하고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피자를 만드는 법'이 궁금한 사람에게 직접 밀가루 반죽부터 토핑을 올리며, 오븐에 굽는 전 작업을 생생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20대와 30대는 어떨까? 재미있고 화려한 B급 콘텐츠부터 연예인, 일반인을 아우르는 개성 넘치는 콘텐츠가 이들을 유혹한다. 심지어 이들도 10대처럼 '어떻게'에 익숙하다. 무엇보다 20대, 30대의 아이를 가진 부모들에게 유튜브는 생활필수품으로 여겨진지 오래다. 그렇다면 40대, 50대는? 최근 자유한국당의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 구독자는 2만6700명이다. 범람하는 정치 동영상 콘텐츠에 대한 중장년층의 수요는 확실하다. 이건 정치적 편향성 문제로 비화될정도의 사회문제 수준이다.

유튜브의 등장으로 10대가 포털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분석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10대는 물론 전 연령이 포털을 떠나 유튜브로 가고 있다. 이들 연령에는 모두 유튜브로 갈 이유와 동기가 충만하기 때문이다. 10대에만 한정해 위기론을 지피는 순간 본질을 놓치게 된다. 동영상 전략을 짜면서 10대의 발랄함에만 집중하지 않고, 차라리 지갑을 여는 50대를 공략하는 방법이 오히려 좋을 수 있다.

포털은 완벽하게 유튜브에 밀리고 있다. 디스플레이 검색 광고가 존재하는한 네이버가 당장 무너질 상황은 벌어지지 않겠지만, 고통은 댐이 터지는 순간 한꺼번에 밀어닥칠 가능성이 높다.

네이버도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한성숙 대표는 "(유튜브가 나왔지만)검색광고 매출 자체가 유튜브로 이동하는 건 아닌 것 같다"면서도 "올해 동영상과 관련해서 쥬니버의 키즈 영상 확보, 뮤직 영상, 지식 쪽의 하우투 영상 확보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짜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분기 실적발표 현장에서는 내년까지 프리미엄 스마트 콘텐츠 투자에 6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발표됐다.

한 대표는 14일 광주 파트너스퀘어 개소식에서 "유튜브때문에 힘들다"는 말까지 했다. 그는 "페이스북도 동영상을 하고 있다. 여러가지 합종연횡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전체적으로 좀 더 좋은 이야기가 돼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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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숙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출처=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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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구체적인 대책은 무엇일까. 동영상과 텍스트를 포함한 전체 콘텐츠 전략을 인공지능 등 ICT 기술을 통해 고도화 시키는 로드맵이 나온다. 이미지와 동영상 검색 고도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뷰 검색을 통해 빅데이터 콘텐츠 추천 기능도 눈길을 끈다.

여기에 데이터가 포함된다. 한성숙 대표의 네이버가 추구하는 2개의 키워드는 기술기반 플랫폼과 스몰 비즈니스다. 특히 후자에 집중하면, 네이버는 당장 큰 이익은 얻을 수 없지만 소상공인들과 협력해 공익적 프레임을 내세우는 한편 다양한 데이터를 모아 커머스까지 노리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가두리 검색 전략을 조금씩 버리면서 데이터 확보를 통한 플랫폼 강화, 여기에 콘텐츠 큐레이션과 가두리 양식장 탈피라는 결정적 프레임이 연결되는 구조다.

이러한 콘텐츠 전략을 중심으로 동영상 부분에서는 유저 인터페이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대표 사례가 찾아본 동영상과 관련 있는 검색어를 추천하는 기능과 검색 결과에서 영상 정보를 미리 알 수 있는 썸네일 화면을 크게 볼 수 있도록 동영상 크게 보기 옵션이다.

네이버의 대비는 완벽할까? 콘텐츠 전략에 임하며 콘텐츠 큐레이션 기능을 강화하고 개방형 생태계를 꾸리는 것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스몰 비즈니스 등 가용할 수 있는 확장 플랫폼 전략을 구사하며 공익적 프레임도 확보하면서 데이터 확보까지 끌어가는 것도 어려운 길이지만 좋은 선택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동영상 전략으로만 보면 아쉬운 점이 많다. '유튜브가 왜 성공했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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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브이가 강세를 보인다. 출처=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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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는 다양한 콘텐츠, B급을 넘나드는 거친 동영상을 모두 아우르고 있다. 그러나 네이버의 동영상 전략은 사용자 경험이 아닌 사용자 인터페이스에만 천착하는 한편, 일종의 프리미엄 콘텐츠 전략에만 매몰된 분위기다. 네이버 브이가 3주년을 맞아 누적 재생수 34억건을 돌파했으나, 이는 몇몇 셀럽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일종의 팬덤 집합체에 지나지 않는다. 광의의 동영상을 중심으로 ICT 전반에 파괴적인 확장성을 보여주는 유튜브와는 하늘과 땅 차이라는 뜻이다.

네이버는 지난 11일 테크포럼을 통해 '많은 동영상을 확보하고 있으나 그동안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사용자 인터페이스 변화를 꾀한다는 설명이다. 많은 동영상을 보유하고 있으나, 네이버의 동영상 전략 자체가 프리미엄에 방점이 찍힌 것은 아쉽다는 평가다. 1인 크리에이터 시장의 MCN 업계가 최근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하며 브랜디드 콘텐츠 등 정제된 동영상 전략을 추구하고 있으나, 이러한 모델은 방송국에서 일반인의 손으로 떨어진 동영상의 가능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명확한 한계가 있다.

네이버는 동영상 전략을 펼치며 '어떻게' 문법이 의미하는 것을 명확이 이해해야 한다. '어떻게'는 광의의 개념이며 2차, 3차 파생 콘텐츠가 연속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지금 가지고 있는 동영상의 숫자가 얼마나 좋고 넓은지 확인되지 않지만, 있는 콘텐츠를 잘 보여주기 위해 사용자 경험도 아닌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천착하면서 프리미엄 동영상에만 집중하면 유튜브에 대항하기 어렵다. 유튜브는 단순한 동영상 플랫폼이 아닌, 동영상을 일종의 도구로 삼아 ICT 온라인 업계 전체를 재생산하는 인프라라는 점이 중요하다.

네이버의 동영상 전략이 다소 아쉬운 이유다. 10대들과 친해지겠다고 철 한참 지난 힙합바지를 입고 나타난 꼰대처럼 맥락을 짚어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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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9/14 [08:38]  최종편집: ⓒ 정책평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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