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가 먹고 싶어서”…연휴에 돌아본 생계형범죄

권오성 | 기사입력 2018/09/25 [10:10]

“고기가 먹고 싶어서”…연휴에 돌아본 생계형범죄

권오성 | 입력 : 2018/09/25 [10:10]

 ]‘풍성한 한가위만 같아라.’

추석이면 온 가족이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고, 한가위처럼 풍요롭게 지내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다. 하지만 생활이 어려워 가족이 해체되고, 풍성하기는커녕 배를 곪기 일쑤인 하층민 중 식당 등에 들어가 음식물을 훔쳐 나오는 전형적인 ‘생계형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찰청 범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절도범 10만5695명 중 하류에 속하는 사람은 6만5300명으로 중류(2만9785명), 상류(771명), 미상(9839명)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을 차지했다.

2016년 전체 절도범 10만6415명 중 하류에 속하는 사람은 6만6071명이었다. 2015년엔 6만4243명, 2014년엔 5만9965명이었다.

생활수준이 낮을수록 절도 범죄의 유혹에 쉽게 빠지는 셈이다.

절도범들은 식료품, 생필품 등을 주로 훔친다. 큰돈을 목적으로 한 계획범죄와 달리 당장의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가족을 먹이기 위해 범행을 저지르는 것이다.

지난해 9월10일 오후 4시께 인천 부평구의 한 식당에 윤모(48)씨가 들어가 냉장고에 있던 삼겹살 6kg, 맥주와 소주 등 67만원어치 식자재를 훔쳐 달아났다.

윤씨는 이틀 뒤 해당 식당에 세 번째 들어가 양파, 버섯, 반찬류와 냉장고에 들어있던 맥주, 소주, 즉석밥 등을 챙겼다.

경찰에 꼬리를 잡힌 윤씨는 “배고픔을 견디지 못해 식당에 들어가 식자재를 훔쳐 나왔다”고 진술했다. 윤씨는 법원에서 야간주거침입절도, 절도, 건조물침입 등 혐의로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받았다.

일선 경찰서마다 경미범죄심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이 위원회는 생계형 범죄를 저지른 자에 대해 범죄 전력이 없는지 순간적인 실수 인지 등을 따져 형을 한 단계 낮춰주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경기불황과 맞물린 소규모 생계형 범죄에 대한 실적 위주의 과잉단속을 지양하고 있다”며 “서민피해를 야기하는 상습적이고 고질적인 생계형 범죄를 예방하려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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